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헬조선의 O2O, 일용직 알바만 늘어나는 역설...장밋빛 미래는 없다

배셰태 2016. 6. 8. 18:40

헬조선의 O2O, 일용직 알바만 늘어나는 역설

미디어오늘 2016.06.05 김국현 IT 칼럼니스트·에디토이 대표

http://m.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0238

 

소외되는 건 결국 시민과 소비자들… 우버든 카카오택시든 장밋빛 미래는 없다

 

O2O(Online to Offline:온라인 오프라인 연계사업), 오프라인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불편을 온라인의 혁신으로 해소해 주려는 것. 관련 스타트업은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의 성과는 그렇게 탐탁지만은 않다. 그동안 넘지 않았던 선을 넘는 일이니 쉬울 리 없다. 온라인은 나름의 암묵적 신사협정으로 오프라인과 분리되어 있었다. 오프라인에는 인허가와 관행으로 이미 완성된 기존 질서가 있어서다. 하지만 온라인발 혁신은 끊임없이 자신을 확장하며 외연을 넓혀간다. 오프라인을 침식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오프라인 입장에서는 당연히 귀찮고 괴롭다. 지금까지 지켜왔던 관습과 공동체와 심지어 일자리가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란은 행정부 입장에서도 적어도 내 임기 내에는 절대로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일이기도 하다. 정무직이라면 표밭을 의식할 것이고, 아니라도 괜히 전례 없는 일 했다가 논란이 벌어져 승진에 누가 될까 두렵다. 그러다 보니 혁신 대상과 정면충돌하는 과감한 이노베이션은 한국에서는 무리다. 안하무인의 우버 대신 살가운 카카오택시가 영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그렇다. 우버는 한국을 너무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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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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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등 O2O 경제가 교만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계기는 소비자가 자신의 편이라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시장 가치도 그 때문이다. ‘한 번 맛보면 절대 끊을 수 없는’ 서비스를 만들기만 하면 결국은 사회도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신념이 사회를 움직이게 한다. 그리고 그 움직이는 굉음을 듣고 투자가 몰려든다. 진보란 그런 것이다.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가 있는지, 그 판단은 기업이 제일 잘한다. 그 실마리를 목격했기 때문에 창업한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소비자에게 더 좋은 세상을 선보이고 더 큰 부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자본주의다.

 

그런데 그 판단을 기업이 아닌 관에서 하고, 소비자가 아닌 공급자를 위해서 한다. 한국의 많은 문제는 이 습성이 만든다. 관은 시민에게 더 좋은 세상이 만들어지는 데 걸림돌이 있나 살피고, 그렇게 만들어진 부가 공정히 나뉘도록 보장하는 것이 본분 아니었나.

 

공정한 분배의 중요성은 기본적으로 알바 중개업인 O2O이기에 중요하다. 오죽하면 미국에서는 일용직 경제, ‘긱(gig) 이코노미’라고 이들 산업을 부르겠는가. 기업은 생리적으로 소비자 편익과 주주 이익만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 부가 사회와 노동자에게 환원된다는 보장은 어느 기업도 해줄 수 없다. 에어비엔비 덕에 수익 위주의 단기임대만 횡행해 지역사회가 붕괴하고 사업형 건물주만 득을 본다는 주장, 우버 운전수가 훌륭한 알바는 될 수 있어도 번듯한 직업은 될 수 없다는 주장 모두 타당하다.

 

지금 대기업ㆍ공무원 위주의 신분사회는 그 유지가 이미 힘들다. 백대 일의 경쟁률. 청춘은 신기루에 소모된다. 이제 특권직업을 갖지 않아도 모두가 나름 자신의 ‘긱’을 가지되, 최소한의 안전망을 사회가 제공해주는 길을 찾자는 편이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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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O에서 인공지능까지 각종 이노베이션 후보들은 자신이 미래를 만들 수 있다 속삭인다. 이들이 부를 창출하는지 지켜보고, 그 부를 시민과 노동자가 나눌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다. 지금 급한 일은 지금 있는 자리를 지키는 일이 아니라 앞으로 생길 자리가 좋은 자리가 되도록 보장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익단체에도 재벌에도 정규직 노조에도 속하지 못한 시민과 소비자들. 정부에게도 정치권에게도 신경 밖이다. O2O 경제? 당분간은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