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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시대] 코앞에 닥쳐온 제4차 산업혁명 쓰나미

배셰태 2016. 5. 27. 22:28

[데스크 view &] 코앞에 닥쳐온 4차 산업혁명 쓰나미

중앙일보 2016.05.26(목) 정경민 기자

http://news.joins.com/article/20085662


사물끼리 대화하는 빅데이터 시대
기존의 생산시스템 뿌리째 흔들어
미국·독일 주도로 IoT 표준화 활발
여기 못끼면 국내산업에 재앙될 것


#1 ‘안닳아’ 타이어가 신제품을 내놨다.

 

<중략>

 

#2 ‘다알아’ 스마트워치가 새로 나왔다.

 

<중략>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이 바꿔놓을 코앞의 미래다. 3차 산업혁명은 공장을 자동화했지만 데이터 수집과 분석은 사람에 의존했다. 타이어 신제품 하나를 만드는데도 사람이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고 실험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했다. 이에 맞춰 공정을 바꾸는 일도 사람이 해야 했으니 느렸다. 그런데 사물과 사물이 대화하기 시작하자 하늘이 놀라고 땅이 흔들릴 일이 벌어졌다. 데이터 수집이 빛의 속도로 빨라졌다. 그 결과 상상을 초월할 분량의 빅데이터가 쌓이게 됐다. 분석은 AI 몫이다. AI 알파고는 인류가 2000년 동안 집대성한 바둑정석을 단 2년만에 무너뜨렸다. 4차 산업혁명의 속도와 범위가 얼마나 빠르고 광범위할지 가늠조차 어려운 까닭이다.

 

제 아무리 난다 긴다 하는 타이어회사인들 ‘안닳아’ 타이어에겐 한 주먹거리도 안 된다. ‘다알아’ 스마트워치가 나오는 순간 기존의 의료체계는 뿌리째 흔들린다.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와 AI에 밀려 기존 병원과 의사는 설 자리가 없어질지 모른다. 어떤 색상과 디자인의 옷이 어디서 얼마나 팔리는지 전 세계에서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재고와 생산량을 자동 조절하는 의류회사가 나온다면 패션계 판도는 뒤집힌다. 생산·유통·소비 패러다임이 송두리째 바뀐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따라잡지 못하면 천하의 삼성전자나 애플도 파리목숨이나 다름없다. 독일을 선두로 미국·일본이 4차 산업혁명 선점에 피를 말리는 까닭이다.

 

4차 산업혁명 쓰나미가 코앞인데 우리의 대응은 한가롭기 짝이 없어 보인다. IoT의 핵심은 통신표준이다. 지금은 삼성전자 TV와 애플 아이폰이 서로 다른 언어를 쓴다. 늘 통역이 필요하다. 이런 불편을 없애기 위해 사물 간 대화에 쓸 세계공통언어를 만들자는 논의가 독일과 미국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독일 하노버박람회에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으론 처음 참석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손을 잡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여기에 못 끼면 한국 기계·장비·가전은 하루아침에 낙동강 오리알로 전락한다. AI는 말할 것도 없고 빅데이터조차 국내에선 개인정보보호란 틀에 갇혀 꿰지 못한 구슬로 방치돼있다.

 

1~3차 산업혁명 땐 후발주자도 이점이 있었다. 앞선 주자의 실패를 교훈 삼아 시행착오를 줄였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은 모 아니면 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사람은 먹어야 하고 잠도 자야 하고 실수도 하지만 기계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한 발짝만 늦어도 도저히 따라잡기 어려울 만큼 뒤쳐질 위험이 크다. 이럴 때 졸면 곧바로 낭떠러지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