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전기차 전쟁] 김상협 KAIST 교수 "현대차, 성공에 도취...한국 4차 산업혁명 낙오 위기"
조선일보 2016.05.20(금) 설성인/전효진 기자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5/20/2016052001474.html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은 ‘자동차’입니다. 전기자동차가 에너지 혁명의 방아쇠를 당길 것이고, 2020년이면 새로운 변곡점이 나타날 것입니다. 기업과 정부가 힘을 합쳐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천문학적인 비용을 물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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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협 KAIST 녹색성장대학원 초빙 교수는 “파리신기후체제 이후의 시대는 이전과는 다르다"며 “미래의 변화를 예견하고 미리 준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고운호 기자
MB정부에서 청와대 녹색성장기획관을 역임한 김상협(53) KAIST 녹색성장대학원 초빙교수를 17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우리들의 미래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 교수는 “현대차가 성공에 도취해 혁신을 게을리 한 것이 세계적인 전기차 경쟁의 흐름에서 뒤쳐지게 된 원인”이라며 “지금이라도 자기 파괴적인 혁신에 나서야 앞으로의 게임에서 승산이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브로드밴드(광대역망) 구축이 IT강국을 이끌었다. 전기차 보급 확산을 위해 한국전력 같은 사업자가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 고위 공직자들도 솔선수범해 (스스로 전기차를 타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MB정부 시절 ‘녹색 성장’이라는 국가적인 어젠다를 발굴한 인물로 불린다. 녹색성장위원회와 미래기획위원회에서 활동했고, 온실가스 감축, 신성장 동력과제 선정 작업에도 참여했다. 2013년 녹색산업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KAIST 녹색성장대학원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사단법인 우리들의 미래를 이끌면서 신기후체제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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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협 교수는 “현재 석유 소비량의 60%는 운송수단에 사용된다"며 “파리 신 기후체제에서 한국이 내세운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면 운송 부문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한다"고 말했다./고운호 기자
一한국은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이지만 전기차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흐름에 뒤쳐져 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새로운 흐름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정신보다는 빨리 추격해서 따라 잡으면 된다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의 관성 때문이라고 본다. 경쟁을 통해 혁신이 생기는데, 자동차 산업은 완전 경쟁체제가 아니다. 신규 플레이어의 진입에 장벽이 있다.
‘이 차가 잘 팔리는데 왜 이걸 부정해야 하나’라는 낡은 유산(old legacy)을 깨지 않으려는 것도 문제다. 이미 성공해서 상당한 돈을 벌고 있는데 ‘제 살 깎아먹기’를 해야 하나 라는 시각도 있다. 결국 성공을 했기에 혁신을 하지 않으려고 하고, 자기 파괴 부족 현상이 나타난다.
미래에 다가올 ‘4차 산업 혁명’의 핵심은 자기 파괴를 가장 혁신적이고 어떻게 성공적으로 하느냐다. 전기차의 경우 정부의 이원화된 구조도 문제다. 현재 친환경차 개발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보급은 환경부가 책임지고 있다. 컨트롤타워가 없고 서로 책임을 미루기에 주도적으로 뭔가가 될 수 없다.”
一폴크스바겐 ‘디젤 게이트’를 계기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네덜란드는 기름으로 가는 자동차 판매를 금지할 예정이고, 노르웨이는 전기차 천국인데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중략)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은 자동차가 될 것이다. 전기를 중심으로 모든 게 서로 연결된다. 에너지 혁명의 방아쇠를 자동차로 당기는 것이다.”
一국내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사고 싶어도 불편한 점이 많다. 충전시설은 턱 없이 부족한데 민간사업자는 소극적이다. 정부가 나서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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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협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자동차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는 에너지 혁명의 방아쇠를 당기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자기파괴적 혁신을 성공적으로 하는 플레이어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운호 기자
一환경부 장·차관과 정부 고위 관료들이 기름 먹는 차를 타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국민적인 인식의 전환을 이룰려면 앞장설 사람이 필요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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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현대·기아차 같은 회사가 전기차 사업에 소극적인 것이 우리 산업 경쟁력 약화의 원인이라고 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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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파리신기후 체제에 대비해 지금의 운송수단 구성에도 변화기 있어야 할 것으로 보는데.
“산업계에 주는 부담을 최소화시키고 다른 분야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교통과 건물이다. 두 분야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새로운 성장동력도 만들어야 한다. 미리 준비하지 않고 나중에 따라갈려고 하면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석유 소비의 60% 이상이 교통에서 이뤄진다. 구글이나 애플은 자동차를 더이상 이동수단으로만 보지 않는다. 전기차는 2020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변곡점을 맞게 될 것이다.”
一한국의 중소 전기차 회사들이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정부 지원이나 산업계에서 외면 받고 있는데, 이들을 도울 방법은 없을까?
“간절히 소망하지만 (성공 가능성은) 비관적이다. 미국은 IT혁명을 겪으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구글을 배출했다. 우리 사회에 혁명적인 정치가 없으면 새로운 플레이어의 탄생은 어렵다고 본다. 기존 플레이어들이라도 확실히 변신해야 한다.
피처폰(일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휴대폰 시장이 눈 깜짝할 사이에 변화했듯이, 자동차 시대의 판도가 한 순간에 바뀔 가능성도 있다. 파리신기후 체제는 이전과는 다른 시대다. 미래의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미련한 이야기다. 미래의 흐름을 미리 읽고 준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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