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스마트폰 능가하는 거대한 기기 혁명 온다
조선일보 2016.05.07(토) 팰로앨토(미 캘리포니아주)=박정현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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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안드로이드 이후를 내다보는 안드로이드 아버지 앤디 루빈
이르면 2~3년 內 표준이 될 하드웨어에 베팅… AI가 시키는 대로 실행하는 기술 나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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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스마트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Android)의 개발자 앤디 루빈(Rubin·53)이 작년 창업한 벤처투자사 사무실이다. 회사 이름은 '전 세계 놀이터'라는 뜻의 '플레이그라운드.글로벌(Playground.Global·이하 플레이그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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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혁명을 뛰어넘는 새로운 컴퓨팅 플랫폼 혁명이 일어날 겁니다. 언제 어떤 플랫폼이 나올지는 모르지만, 모바일 혁명보다 더 큰 파동을 일으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루빈 CEO는 2004년 직원 6명과 함께 '안드로이드'를 만들었다. 스마트폰도, 태블릿PC도 없던 때다. 당시 그는 한국 삼성전자를 찾아와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새로운 디바이스(기기)를 만들어 보자고 설득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같은 해 안드로이드는 구글에 인수됐다. 이후 안드로이드는 아이폰 운영체제(iOS)와 함께 스마트폰 혁명을 주도하며,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에서 1위 자리에 올랐다. 이제 전 세계 스마트폰 10대 중 8대에 안드로이드가 깔려 있다. 시장조사 기관 IDC에 따르면 2015년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82%, iOS는 12%이다.
모바일 뛰어넘는 AI 디바이스 시대로
실리콘밸리에서 만난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는 이제 안드로이드 이후 시대를 꿈꾸고 있었다. 루빈 CEO는 iOS나 안드로이드와 같은 모바일 운영체제를 뛰어넘을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이 나올 것으로 보고 다양한 플랫폼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10~15년마다 컴퓨팅 플랫폼의 전환기가 찾아온다"며 "모바일 시대 다음엔 AI(인공지능)가 들어간 디바이스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로이드가 처음 개발된 것은 2004년이다. 그의 셈법에 따르면 앞으로 2~3년 안에 모바일 대혁명을 뛰어넘는 '플랫폼 혁명'이 닥치는 것이다.
―머지않아 새로운 컴퓨팅 플랫폼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안드로이드처럼 '표준 기술'이 되는 플랫폼이 나타나는 겁니까.
"컴퓨팅 플랫폼은 10~15년 주기로 교체됩니다. MS DOS, 윈도와 맥, 인터넷, 그리고 모바일까지 10~15년씩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이제 차기 플랫폼이 무엇이 될지를 두고 기술 업체들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주요 모바일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던 이유는 '표준화'입니다. 표준화는 두 가지 방법으로 일어납니다. 첫째, 인터넷처럼 어떤 위원회가 특정 기술을 표준화하자고 시도하는 때가 있습니다. 수많은 기술 업체가 동의해야 하기 때문에 의견 일치를 보기가 어렵지요. 둘째, 안드로이드처럼 특정 기술이 실제로 가장 많이 쓰이기 시작하면서 '사실상의 표준' '시장에서의 표준'이 되는 일이 있습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모두에게 개방해서 누구든지 충돌 없이 도입할 수 있게 했죠. 덕분에 수많은 제조사가 손쉽게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계산해보면 2018~ 2020년에 새로운 플랫폼이 나올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정확히 언제, 어떤 식의 플랫폼이 등장할지 예측해서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예상하는 것보다 더 걸릴 수도 있겠죠. 다만 확실한 것은 지금까지 MS DOS, 윈도, 인터넷, 모바일 순서대로 매번 일어난 혁신이 그 전 혁신보다 더 규모가 컸다는 겁니다. 저는 우리가 앞으로 목격할 플랫폼 혁명 역시 지금까지 우리가 겪었던 그 어떤 것보다 더 클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모바일 시대 다음에는 어떤 시대가 오리라 예측하십니까.
"매우 성숙한 딥러닝 능력을 갖춘 AI에 디바이스가 연결돼 우리 삶에 들어올 것으로 봅니다. 오늘날의 AI는 '수조(水槽)에 들어있는 뇌'에 불과합니다. 이 뇌에는 손과 발이 없고, 눈도 없고, 귀도 없습니다. 그냥 수조 안을 둥둥 떠다니면서 인터넷이 주는 정보를 받아들이고 다시 인터넷에 정보를 돌려보내는 일을 하는 데 그칩니다. AI가 진정으로 구현되려면 인터넷 세상에만 갇혀있는 게 아니라 오프라인 세상의 정보를 스스로 감지하고 그 정보를 기반으로 결정을 내리고 행동할 줄 알아야 합니다. 오프라인 세상에서 일어나는 것을 정보로 읽어들이는 단계인 '감지(sense)', 이 정보를 계산해서 다음 행위를 구상하는 '계획(plan)', 그리고 행위를 실제로 수행하는 '행동(act)'까지 이어지는 것이 미래의 디바이스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이 중에 '계획' 부분이 AI가 하는 역할이고, 페이스북·구글·아마존 같은 기업들이 집중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이와 달리 플레이그라운드는 오프라인 세상의 정보를 감지하고 행동하는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수조에 들어있는 뇌에 손과 발을 달아주고, 눈과 귀를 달아주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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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AI를 구현하기 위한 새로운 플랫폼이 탄생한다는 얘기입니까.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이 어떤 모습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클라우드(기기 대신 인터넷에 데이터를 두고 필요할 때 접속해서 쓰는 서비스) 기반 AI가 앞으로 우리가 쓰는 기기들의 두뇌 역할을 할 것이고, 이 두뇌를 물리적 세상과 연결하는 접점에서 혁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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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을 내다볼 줄 아는 엔지니어가 상상하는 미래 기기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미래의 기기는 물리적 세상의 정보를 스스로 정확하게 읽어들이고 또 AI가 시킨 대로 행동하는 기술을 갖춘 기기”라고 얘기한다. 그는 미래에 탄생할 이런 수많은 기기가 플레이그라운드가 만든 하드웨어 기술들을 채택해 결국 플랫폼으로 자리 잡도록 ‘베팅’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비밀리에 자율주행차·로봇 프로젝트
―플레이그라운드는 하드웨어 스타트업 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OS 시스템의 변혁을 예측하시는 분이 하드웨어 기술에 집중 투자하는 게 다소 의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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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그라운드는 평범한 벤처 투자사보다 스타트업을 도와주는 ‘액셀러레이터’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단순히 창업자들에게 투자 자금만 대주는 게 아니라 우리 쪽 엔지니어들과 디자이너들이 함께 앉아 제품 디자인을 고민하고 연구한다는 점이 다른 곳과 다소 다릅니다. 플레이그라운드에는 기계공학, 전기공학, 컴퓨터과학, 소프트웨어 등을 전공한 뛰어난 엔지니어들, 디자이너들이 50여명 가까이 있습니다.”
루빈 CEO가 창업한 안드로이드는 2005년 구글에 팔렸다. 스마트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구글 내 루빈의 입지도 탄탄해졌다. 그는 구글에서 모바일 사업을 총괄하는 수석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구글 내부에선 안드로이드를 인수한 것을 두고 ‘구글 역사상 가장 잘한 거래’로 평가했다. 안드로이드가 승승장구하던 2013년 3월 루빈은 모바일 사업을 선다 피차이(현 구글 CEO) 당시 크롬(구글의 인터넷 브라우저) 사업부 수석부사장에게 넘겨주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루빈은 로봇 등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신사업부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그는 몇개월 후 구글을 떠났고 2015년 2월 플레이그라운드를 창업했다. 현재 플레이그라운드 소속 20여개의 스타트업들은 자율 주행차, 센서, 로봇 등 광범위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진행 중이다.
Getty Images 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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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운영체제(Android Operating System)
구글이 만든 모바일용 운영체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구동을 위한 바탕이 된다. 애플이 아이폰 등 자사 제품에만 폐쇄적으로 집어넣고 있는 운영체제 ‘iOS’와 달리 안드로이드 OS는 외부에 공개돼 있다. 구글은 스마트폰을 직접 제조하지 않는 대신 다른 제조사들에 안드로이드 OS를 개방하는 방식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
☞운영체제(OS)
컴퓨터·스마트폰·태블릿PC 등 디지털 기기를 작동시켜 각종 응용 프로그램이 효율적으로 실행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다.
☞컴퓨팅 플랫폼(Computing Platform)
소프트웨어를 구동시킬 수 있는 하드웨어 설계 방식이나 운영체제를 통칭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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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소비자가 가장 먼저 만나게 될 AI 기기는 자율 주행차"
조선일보 2016.05.07(토) 박정현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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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시 360도 회전하는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지도 만들어 띄우고 광선 쏘아 거리 측정하는 기술도
미래 기술 개발에 몰두 중인 IT 기업들은 '스마트폰' 다음에는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새로운 디바이스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차세대 디바이스가 어떤 형태로 우리의 삶에 나타날지,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합하고 연결시켜줄 새로운 컴퓨팅 플랫폼은 무엇이 될지는 미지수다.
앤디 루빈 플레이그라운드 CEO는 "일반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될 진정한 의미의 AI 기기는 '자율 주행차'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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