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메가-FTA 열풍과 4차 산업혁명 (상)
재외동포신문 2016.03.22(화) 엄인호 경제학자
http://m.dongpo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1196
http://www.dongpo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1196
최근 글로벌시장에선 전례 없는 메가-자유무역협정(다자 간 FTA)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메가-FTA(자유무역협정)의 하나인 아세안 경제공동체(AEC, 10개국 참여)는 지난 2015년 말에 이미 출범했고,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 12개국 참여)은 지난해 10월 5일 타결, 2017년 초에 발효될 예정이다. 그 외에도, 현재 여러 개의 메가-FTA 협상이 세계 여러 곳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화 된 이후, FTA는 글로벌시장에서 경제영토를 늘리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는데, FTA 회원국은 관세의 하락으로 교역 상대국에서 교역창출과 교역전환 효과에 의해 교역량이 확대되는 동시에 비회원국들은 교역전환 효과에 의해 교역상대국에서 서서히 시장을 잃게 된다.
다자 간 FTA는 양자 간 FTA에 비해 거대 경제권을 포함한 다수의 국가가 한꺼번에 참여함으로써 교역창출과 전환효과가 모든 회원국들에게서 동시에 발생한다. 양자 간 교역을 넘어 상품과 서비스생산 그리고 소비가 수많은 국가에서 중첩된다. 무역경쟁국들은 앞을 다투어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을 세계 여러 곳에 구축하여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를 최저의 가격으로 공급하는 막강한 경쟁력을 추구한다.
현재 협상 중이거나 발효되지 않은 메가-FTA는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 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AP), 범대서양 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한중일 FTA 등이다.
<중략>이미지
앞서 언급한 글로벌 경제영토 확대 경쟁 열풍 속에서, 한국은 지난 10여 년간에 걸쳐 양자 간 FTA 총 15개(작년 말 기준, 51개국 포함)를 개별적으로 체결했다. 한국과 FTA 체결국의 GDP 합계가 전 세계 GDP 비중의 약 73.5%에 달하는 거대한 경제영토를 확보한 것은 상당한 업적이다. 양자 간 FTA로 세계10대 교역국 중 유럽연합, 미국, 중국, 등 글로벌 3대 경제권 모두와 체결한 유일한 국가가 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TPP 참여 기회를 놓쳐, 12개 TPP 회원국 중 일본과 멕시코를 제외한 10개국과는 한국이 양자 간 FTA를 맺어 일본에 비해 시장선점 효과가 있었으나, TPP가 발효되면 10개국에서의 경제영토 선점효과가 서서히 희석될 위험에 당면한 것이다. 그뿐 아니라, 메가-FTA와 필연적으로 맞물리게 될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대량 기술 실업의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다.
엄인호(전 캐나다 연방정부 국제무역위원회 수석경제학자, 전 오타와 상록회 회장)
■[기고] 메가-FTA 열풍과 4차 산업혁명 (하)
재외동포신문 2016.03.28(월) 엄인호 경제학자
http://m.dongpo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1243
http://www.dongpo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1243
<중략>.
다가오는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한국경제는 총체적으로 체질 개혁을 해야만 메가-FTA시대에 필요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경제 주력산업들의 노후화 징후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기업구조조정, 산업구조개편과 노동개혁을 통한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 없이는 무한경쟁시대에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없다. 외국기업들이 한국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가 노동 환경 때문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생산성이 낮은 기득권세력에 의한 일자리가 점유될 때, 기업과 국가경제 전체에 큰 피해를 주게 될 것도 명확하다.
무한경쟁시대에 필요한 경쟁력제고를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의 산물(예를 들어 로봇,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IoT), 웨어러블, 모바일, 3D 프린터, 드론, 자율주행차 등)을 도입하지 않을 수 없다. 제조 및 서비스업 등 모든 분야에서 컴퓨터화, 로봇화, 인공지능화가 폭발적으로 이뤄져, 소비자들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계를 스마트 기계(스마트 폰, 스마트 카, 스마트 홈 등)로 대체할 것이며, 기존의 공장들은 모두 스마트 공장으로 대체될 것은 시간문제다. 그에 따라 생산성과 효율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질 테지만, 기술 실업자 양산이라는 잠재적 위험이 따른다.
기술 실업의 위협은 2가지 루트로 다가올 것이다. 첫째, 국내시장에서 기계(로봇, 인공지능 등) 에 의한 인력대체현상이 더 활발해져 빠른 속도로 실업자가 양산될 것이다. 둘째, 메가-FTA시대에는 기업의 해외생산 증가와 부품의 글로벌 소싱(sourcing)이 더욱 증가하여 제조업 중심국가에서는 국내 고용감소가 불가피하다. 국내 공장들이 해외로 나갈 가능성이 커져(예, 자동차, 반도체, 전자, 등), 국내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 세계 제조 강국들이 기업을 자국 내에 머물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메가-FTA시대가 불러올 무한경쟁과 4차 산업혁명이 맞물려 수많은 기존 일자리는 파괴 될 수밖에 없다. 신기술이 요구하는 일자리가 어느 정도 창출되지만, 신기술 일자리를 채울 인력은 부족 해 ‘미스매치’ 현상으로 인한 실업자 증가도 불가피해진다. 20년 안에 세계 일자리 50%가 사라진다는 경고는 세계 석학들(예, Oxford대학, MIT대학의 연구)에 의해 이미 여러 채널(channel)을 통해 널리 알려진바 있다. 기계(특히 로봇과 인공 지능 혁명)에 의한 노동 대체 현상이 예상 보다 빨리 다가오고 있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금년 1월 18일)에서 발표된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일자리 중 5년 내 약 500만 개(순 감소)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머지않아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군은 사무행정직군, 제조업생산직, 건설·채광업 직종 등이고, 신규직종으로 인력이 더 필요한 직종은 재무관리, 매니지먼트, 컴퓨터, 수학 등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맥킨지 연구소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2030년까지 지구상에서 현존하는 일자리의 약 80%가 사라진다고 비관적인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예를 들면, 자율주행차의 출현으로 운전기사(트럭, 택시, 버스, 등)의 일자리가 사라 질것이고, 교통 사고율이 감소돼 자동차 보험업이 대폭 축소될 것이다. 3D프린터는 제조업과 운송업을 축소, 그리고 드론은 배달업을 축소시킬 것이다. 디지털교육은 교사의 필요성을 대폭 감소시킬 것이다. 그뿐 아니라, IoB(Internet of Brains)에서 비롯되는 고도의 인공지능은 화이트칼라 전문직들(예, 회계·세무, 약사, 의료, 금융, 법률, 경제 전문직, 스포츠담당기자, 등)의 수요를 대폭 감소시킬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미국에서는 최근 몇 년간 회계사와 세무사 등의 수요가 실제로 8만 개 이상 줄었다. 영국의 로열 뱅크 오브 스코트랜드(RBS)는 경비 절약을 이유로 ‘투자와 보험상품자문역’ 500명을 감원, ‘로보 어드바이저(Robo Advisor) 서비스’로 대체한다고 파이낸셜 타임즈가 3월13일 보도했다.
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미래의 인력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미래의 수요에 부합되는 교육개혁을 하루 속히 시도 하지 않으면, 한국 대학에서 배출하는 인력은 미래에 필요한 인력 보다는 앞으로 없어질 직종 군에 집중된다. 엄청난 사회 비용을 지불하고도 결과적으로 대졸 실업자(특히 인문사회 계열)를 양산하게 될 것이 우려된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대졸 실업률이 6.2%에서 9.6%로 늘어난 사실로 볼 때, 적절한 교육개혁 없이는 2030년경 대졸 실업률이 더 악화 될 것은 명확하다.
로봇과 인공지능혁명으로 눈앞에 다가온 인공지능시대, 인공지능을 어떻게 통제하고 활용할지 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국가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공지능에 대한 ‘실직 공포’가 현실화 될 것이 우려되는 이때, 기술 실업에 관한 중장기적 대응 정책이나 일자리 재조정에 관한 정책 및 전략도 거의 전무 상태라는 것은 심각한 불안요소다.
'시사정보 큐레이션 > 국내외 사회변동外(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회변화 폭발] 로봇이 인공지능 등 7가지 기하급수적 기술과 융합 (0) | 2016.03.29 |
---|---|
[기본소득 보장제도] 완전실업 눈앞, 인공지능 로봇은 지갑을 열까 (0) | 2016.03.29 |
[AI 시대] 자율주행 전기택시•버스의 미래…친환경 교통수단 vs 대량 실직 (0) | 2016.03.28 |
한국경제를 먹여 살릴 유망 산업·기술 | 제조·의료·교육…‘노동의 종말’ 온다 (0) | 2016.03.27 |
인공지능, 인간의 의미까지도 뒤흔드는 철학과 종교의 경지에 들어서고 있다 (0) | 2016.0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