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상사와 일하는 시대, 아이들에게 무얼 가르쳐야 할까
한겨레 2016.01.25(월) 권오성 기자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001&oid=028&aid=0002304782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727657.html
가트너 ‘2016 전망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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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 20일 발표한 ‘2016년 전망 브리핑’에서 2018년까지 세계적으로 300만명의 노동자가 ‘로봇 보스’에게 감독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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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기계 ‘협동’에서 ‘경쟁’ 관계로
상업적 콘텐츠 상당부분 기계가 생산
“1학년 때 배운 지식 4학년땐 무용지물”
“초등생 65%는 현재 없는 직업 가질것”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의 발전이 기존의 일자리 체계를 흔들어 놓으리란 예측이 나온 지는 오래다. 최근 연구는 그 시기를 점점 더 가깝게 보고 있다. 현재 일을 하고 있는 기성세대에게는 영향이 제한적이겠지만, 공부중인 젊은 세대는 직접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실제와는 차이가 있기 마련인 미래 예측이지만 자녀의 미래에 관심을 쏟는 부모들에게는 귀 기울일 만한 정보다.
인류에게 끼친 영향이 과거 산업혁명에 맞먹는다는 오늘날 기계화의 가장 큰 특징은 기계가 지식산업 분야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현상이다. 산업화가 공장의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과정이었다면 지금의 기계화는 사무실의 화이트칼라 노동을 대체하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가트너는 2018년까지 모든 상업적 콘텐츠의 20%를 기계가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고 카피 같은 문장을 앞으로는 로봇 작가가 쓰리란 예측이다. 또 스마트 소프트웨어가 40%의 모바일 기능에 관여할 전망이다. 스마트폰 인공지능 비서들이 점점 자기 영역을 넓혀갈 것이다. 이런 변화로 2018년 고속 성장하는 기업들의 절반은 오히려 직원을 줄이리란 게 가트너의 예측이다.
제시카 에크홈 가트너 책임연구원은 “사람과 기계의 관계는 함께 협동을 하던 시절에서 서로 경쟁하는 형태로 바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변화는 제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을 비롯해 유전학, 나노기술, 3차원 프린팅 등의 새로운 기술이 서로를 증폭시키면서 만들어내는 새로운 생산 체제를 말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 20일 열린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를 펴내 이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떤 일자리의 등장을 예상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짚었다.
금융, 정보통신, 바이오, 에너지 등 9개 산업별 세계 100대 고용 기업들과 나라별 대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앞으로 고용 분야에서 기업이 구직자에게 요구하는 직무는 지금과 크게 달라질 것이고 변화 속도도 전례 없이 빨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보고서는 “응답자는 평균적으로 2020년까지 대부분 직종에서 바라는 핵심 역량의 3분의 1 이상이 지금까지 한번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이 되리라고 답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일도 요구하는 역량이 다르리란 것이다.
예를 들어 금융의 경우 과거에는 회계 등 정확하고 꼼꼼한 산술 능력이 요구됐지만 다가올 시대에는 오히려 여러 데이터에서 의미를 찾아 시각화해 표현하는, 예술적 능력이 요구되는 식이다. 보고서는 가장 큰 영향을 받을 불안정한 산업으로 금융(기술의 안정성 57%), 인프라·건설(58%), 운송·자동차(61%) 분야를 꼽았다. 반면 미디어·엔터테인먼트(73%), 소비재(71%) 등이 안정적인 편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과거 산업혁명 때는 필요 기술 역량을 가르치고 노동 시장을 구성하는 데 수십 년의 시간이 있었다. 그런데 4차 혁명은 산업 교란의 속도와 규모를 볼 때 그럴 여유가 없다”고 보았다.
보고서가 예로 든 한 연구에선 현재 기술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대학교 1학년 때 배운 지식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4학년이 될 때쯤이면 무용지물이 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지금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 가운데 65%는 현재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덧붙였다.
세계경제포럼의 관점은 거대기업들의 필요를 크게 반영했다는 한계가 있지만, 전례 없는 변화가 닥쳐오고 있다는 예상을 아예 무시하기도 어렵다.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글로벌 기업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능력은 ‘복잡한 문제를 풀어내기’(전체 응답의 36%)였다. 이는 질문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각종 요소들이 얽혀 있는 현실에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는 역량이다. 그다음 자리에 다른 사람을 설득하거나 감정을 읽어내는 ‘사회적 기술’(19%)이 올랐다.
가장 낮은 기술은 육체적 능력(4%)이었는데 보통 국내에서도 많이 강조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포함된 기술적 능력(12%)이 그다음으로 꼽힌 점은 의외다. 이는 기계가 부상하는 시대에 인간이 잘할 수 있는 요소가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 마련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정해진 기준대로 나사를 조이는 일은 공장기계가 사람보다 뛰어나듯, 정해진 지식을 단순히 실행하는 일은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월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이 장기적으로 문과와 이과로 나뉜 20세기 교육 시스템을 허물어야 한다고 제안한 이유도, 의외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창조적 인재를 육성할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바탕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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