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신인류 K세대-사회학적으로 본 그들]태생적 열패감… 사투 벌이는‘1320흙수저’
헤럴드경제 2015.12.31(목) 김재현ㆍ강승연 기자
http://m.news.naver.com/read.nhn?sid1=105&oid=016&aid=0000956007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51231000314
지나친 경쟁·불황 장기화 등으로 자포자기 ‘9포’
패배적이고 냉소적…사회발전 역동성까지도 저해
수저론 원인은 계층 고착화…기성세대에 큰 책임
영미권에 K세대가 있다면 한국에는 ‘흙수저’들이 있다? 20대 이상 되는 젊은이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수저담론’은 이미 1020 세대에까지 번져 있다. 비록 서구의 K세대 처럼 최악의 테러 위협, 이슬람 극단주의 그리고 국가기관의 광범위한 사생활 감시 위협등에 시달리고 있지는 않지만 한국의 1020들 역시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계층 간 사다리의 상실, 그로 인해 자기 자신도 미래의 구포(연예ㆍ결혼ㆍ출산ㆍ인간관계ㆍ집ㆍ꿈ㆍ희망ㆍ외모ㆍ건강 등 9가지를 포기)세대가 될 것이라는 자포자기 상태에 놓여있다.
이들이 정부와 기업 같은 기성체제를 불신하는 이유도 여기에 터잡고 있다. 20대 이상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조금 있으면 내가 저렇게 되겠구나’하는 생각에 일찌감치 빠져버린다. 한창 친구들과 관계를 형성하며 감수성을 키워가야 할 시기에 지나친 경쟁과 그에 따라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로 인해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는 한국의 1020 세대는 미래에 대한 비전 없는 암울한 현실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모바일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이들은 현실에서 찾기 어려운 희망을 모바일 세상에서 찾으려 한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이들이 빠져드는 이유다.
결국 이들은 ‘수저 계급론’이나 ‘헬조선’ 같은 담론에 빠져 살아가고 있다. 다른 듯 비슷한 서구의 K세대와 한국의 ‘1020 흙수저’ 세대다.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은 이에 대해 “최근 계층이 고착화되고 신분 상승이 어려워지는 쪽으로 사회 구조가 변화되고 있다. 계층 이동의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면서 수저론이 나왔다. 자포자기하는 심정에서 사회를 냉소적으로 보게 된 것이다”고 진단했다. 우리 사회가 정치ㆍ경제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광복 이래 가장 안 좋은 상황에 처하고, 계층간의 이동이 점점 더 어려워 짐에 따라 1020세대들이 절망감을 학습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절망감의 학습은 ‘수저계급론’같은 체념적인 모습이나, ‘헬조선 개혁을 위해 죽창을 들자’는 사회 파괴적인 모습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우리 청소년 집단은 아주 잘 양육되고 사육된 ‘양’과 같은 상태다. 진지한 고민 없이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일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고 진단한다. 거대 담론이나 사회 전반을 보는 시각은 사라지고 자기 앞가림을 하기 버거워 아등바등 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1020세대라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이들에게는 삶의 가치나 글로벌 이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이 사회를 어떻게 바꿔가야 할지에 대한 비전이 없다. 자기가 사는 세계에 대해선 전혀 관심을 갖지 않고 ‘헬조선’, ‘수저계급론’을 아무런 비판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패배주의, 자포자기에 순응해버린 우리의 1020들은 스스로 무언가를 이뤄내지 못하게 되고 사회발전의 역동성까지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지금 고등학생은 옛날 중학생, 초등학생 수준의 성숙성과 멘탈리티를 갖고 있다. 자기 삶의 문제의식이나 책임감, 자기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self-efficacy’(자기효능감)은 많이 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현 원장도 “수저론이 10대까지 확산되면서 체제 순응적인 인간을 양성하고 저항이나 불평ㆍ불만을 할 수 없는 세대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수저론을 받아들인 10대 청소년들이 패배적이고 냉소적인 생각을 가지고 사회에 나간다면 사회 발전의 동력이 사라질 수 있다.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나 비전이 없으면 역동성이 떨어지고 경제가 쇠퇴하고 사회 발전 동력도 사라지기 마련이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청소년들의 무기력함, 자기효능감 저하의 원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기성세대의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 원장은 “수저론의 원인인 사회 계층 고착화 문제는 지금의 젊은층이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기성세대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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