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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뭘까...강력한 미유아이(MIUI) 기반 생태계 구축한 샤오미, 쇼우 미 

배셰태 2015. 10. 22. 11:06

다음엔 뭘까 … 샤오미, 쇼우 미

중앙일보 2015.10.22((목) 손해용 기자

http://news.joins.com/article/18909384

 

 

저가·고품질의 다양한 기기 기다리는 고객들 … ‘애플 짝퉁’서 중국 IT공룡으로

 

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샤오미의 신제품 발표 행사. 레이 쥔 최고경영자(CEO)가 1인용 전동스쿠터 ‘나인봇 미니’를 선보이자 곳곳에서 탄성이 튀어나왔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의외의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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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파격적인 것은 가격이다. 나인봇 미니의 가격은 1999위안(약 35만원). 21일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비슷한 기존 세그웨이 제품은 약 6000달러(약 680만원), 다른 브랜드의 보급형 제품은 1100달러(약 125만원)를 호가한다. 그간 대중화의 걸림돌이었던 가격 문제가 해결되면서 1인용 전동스쿠터의 인기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함께 공개한 4K 해상도의 60인치 초고화질(UHD) TV ‘미TV3’는 두께가 최소 11.6㎜에 불과하며 고급 사운드 시스템을 갖췄다. 그럼에도 가격은 4999위안(약 89만원)으로 유명 브랜드의 절반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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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향한 샤오미의 행보가 한층 빨라지고 있다. ‘애플 짝퉁’ 스마트폰 제조사로 이름을 알리던 5년전의 서툰 발걸음은 이제 어디서도 찾기 어렵다.

 

이제는 다양한 IT기기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전 세계가 주목하는 ‘IT 공룡’으로 떠오르고 있다. ‘샤오미제이션(Xiaomization·샤오미화(化))’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샤오미는 애플·구글·아마존을 합한 회사다. 스마트폰은 주력산업이 아니다”라는 과거 레이 쥔 CEO의 호언이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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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제품의 공통점은 스마트폰과 연동이 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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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샤오미는 TV 광고를 하지 않는다. 덕분에 전체 매출에서 마케팅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하다. 그만큼 가격을 내릴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충성도 높은 고객인 ‘미펀(米粉·샤오미의 팬이라는 뜻)’도 급성장 배경 중 하나다. 현재 미펀은 1000만명에 달한다.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 박명섭 교수는 “박리다매, 팬덤 문화, 사업 다각화, 그리고 철저히 중저가 시장을 ‘포지셔닝’하겠다는 게 샤오미의 경영철학”이라며 “이제 단순한 카피캣 전략에서 벗어나 스스로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샤오미를 아직까지 ‘애플 짝퉁’ 정도로 깎아 내린다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베낀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가치를 앞세우고 있다는 점이 가장 무서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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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에서는 샤오미의 전방위 영역 확대가 사물인터넷(IoT)·스마트홈 시장 선점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샤오미 제품은 스마트폰과 연동하며, 자체 운영체제(OS)인 미유아이(MIUI)를 기반으로 사용할 수 있다. 생활 속에서 밀접하게 사용하는 기기들과 스마트폰을 연결시키는 MIUI 기반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레이 쥔 CEO도 지난 3월 독일에서 열린 ‘CEBIT 2015’ 행사에서 “스마트폰을 허브로 모든 기기를 연결해 가전의 스마트화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단국대 벤처경영학과 남정민 교수는 “스마트폰·가전을 판다고 제조사로 생각하기 쉽지만, 샤오미는 사실 태생부터가 소프트웨어 중심의 회사”라며 “스마트폰 업체 중 자사 OS를 개발해 별도의 생태계를 구축한 기업은 애플 외에 샤오미가 거의 유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가 제품으로 판매량을 늘린 것은 고객·기업을 자기의 생태계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라며 “샤오미는 이미 스마트폰 이후의 비즈니스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샤오미는 최근 한국에서도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샤오미의 보조 배터리·셀카봉·스피커 등은 주요 온라인쇼핑몰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다. 한 번 써본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품질이 낮은 중국산 답지 않다’는 의미로 ‘대륙의 실수’라는 영광스런(?) 별명까지 얻었다.

 

샤오미는 현재 한국에 본사 판매망을 구축하지 않고, 유통업체를 거쳐 제품을 공급한다. 유통업계에서는 샤오미가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는 만큼 국내에도 직접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 국내 가전업체 임원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중저가 시장에서는 파괴력이 클 것으로 본다”며 “다만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가 만족할 품질과 애프터서비스(AS) 수준을 확보할 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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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국내 기업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고려대 컴퓨터공학과 인호 교수는 “중국이 빠르게 쫓아오고 있는 상황에서 하드웨어 기술만으로는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며 “소프트웨어·콘텐트 등 서비스 플랫폼으로 눈을 돌려야할 때”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