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제레미 리프킨 "25달러 스마트폰이면 전지구 연결…디지털이 자본주의 돌파구"

배셰태 2015. 10. 20. 18:16

"25달러면 全지구 연결… 디지털이 자본주의 돌파구"

조선일보 2015.10.20(화) 박건형 기자

http://m.biz.chosun.com/svc/article.html?contid=2015101904185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 '세계과학기술포럼' 강연

 

"모든 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고, 생산성은 20년 이상 떨어지고 있습니다. 청년실업 문제도 심각하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라는 현재 경제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스마트폰, 사물인터넷(IoT), 신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 등 각종 디지털 기술이 그 돌파구가 될 겁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제레미 리프킨(69) 경제동향연구재단 설립자 겸 이사장은 19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과학기술포럼 기조연설자로 나서 "현재 전 세계는 새로운 산업혁명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리프킨 이사장은 자본주의 체제와 인간의 생활방식 등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전망으로 명성을 얻었다. '엔트로피', '노동의 종말', '소유의 종말', '바이오테크 시대' 등 내놓는 책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

 

19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5 세계과학정상회의’에 참석한 제레미 리프킨 미국 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은 “향후 40년은 자본주의와 공유경제가 경쟁하며 공존하는 ‘혼혈’의 시기가 될 것”이라며 “공유경제는 당분간 기존 가치·규제와 충돌하겠지만 새로운 규범·규제를 형성하면서 공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리프킨은 미래의 경제를 알고 싶으면 '한계비용(限界費用)'의 관점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라고 조언했다. 한계비용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더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추가 비용을 뜻한다. 산업혁명 시대부터 현재까지는 생산성을 높여 한계비용을 낮추는 데 모든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스마트폰이나 사물인터넷 등 최근 등장한 기술들은 전통적인 한계비용의 개념으로는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에선 25달러면 스마트폰을 살 수 있는데, 그 스마트폰은 전 세계 30억명과 연결이 됩니다. 25달러로 전 세계의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은 한계비용이 사실상 없다는 것을 뜻하죠. 사물인터넷 역시 점차 많은 곳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물에 부착된 센서는 빅데이터로 만들어져 인터넷을 더욱 효율화시킵니다. 현재 속도라면 2040년이면 모든 사물과 사람이 인터넷과 연결될 겁니다. 마치 '글로벌화된 뇌'같이 말이죠. 결국 한계비용이 '제로(0)'인 세상이 올 겁니다."

 

리프킨은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 기기만 있으면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GPS 등도 한계비용 제로 시대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았다.

 

그는 향후 40년간을 '자본주의와 공유경제가 공존하는 혼혈의 시대'이자 '하이브리드 경제의 시대'라고 내다봤다. 우버나에어비앤비의 성공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소유보다는 공유의 개념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리프킨은 "젊은이들은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동시에 '카 셰어링'이나 '홈 셰어링' 등 공유경제 사회에 살고 있다"면서 "우버 등 공유경제가 기존 규범이나 규제와 충돌하는 문제는 앞으로 계속되겠지만, 결국 새로운 규범과 규제로 극복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문화적 아방가르드(기성을 부정하고 혁신을 주장하는 예술 운동)의 장소'라고 표현했다. 한국이 디지털시대에서 혁신을 보여주면서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문화적 입지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리프킨은 "최근 트렌드를 보면, 한국 젊은 세대의 영향력은 아시아에서 더 확대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요 저서의 제목에 '종말'이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한 데 대해서는 "원작에는 '노동의 종말' 이외에는 종말이라는 제목이 없다"면서 "내가 사용하는 종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