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퇴직 시작된 베이비부머
참세상 2015.10.12(월) 이종호 울산저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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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낀 세대' 베이비부머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들이 무더기 퇴직을 시작했다. 울산의 베이비부머들은 앞으로 9년 안에 대부분 은퇴한다. 퇴직한 베이비부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퇴직을 앞둔 베이비부머들은 은퇴 뒤 삶을 얼마나 준비하고 있을까?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들은 퇴직예정자와 퇴직자들을 어떻게 돕고 있을까? 울산저널이 무더기 퇴직이 시작된 베이비부머들의 실태와 고민, 퇴직 후 삶에 대한 지원 방안들을 4회에 걸쳐 짚어본다.
초고속 고령화와 저출산
저출산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의 연간 출생아 수는 1992년 73만678명에서 1996년 69만1226명, 2001년 55만4895명으로 급격히 줄었고, 2002년 49만2111명에서 지난해 43만5435명까지 12년 동안 40만명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1970년 61.9세였던 평균수명은 2013년 81.9세로 20세 늘었다.
국제연합(UN)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 이상인 사회를 고령화사회, 14% 이상을 고령사회, 20% 이상을 초고령사회로 나눈다. 한국은 지난 2000년 고령화사회로 진입했고, 올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3%를 넘어섰다. 보건복지부는 한국사회가 2017년 고령사회로 들어서고, 2026년 고령 인구가 20%를 넘어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31년부터는 총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고, 고령 인구 비율은 계속 늘어 2040년 32.3%, 2060년 40.1%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이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넘어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17년. 프랑스 115년, 미국 73년, 이탈리아 61년, 독일 40년, 일본 24년에 견줘 가장 빠르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도 프랑스 40년, 독일 37년, 미국 21년, 일본 12년인 데 비해 한국은 9년 밖에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초고속 고령화 때문에 오랜 기간에 걸쳐 고령화가 진행된 다른 나라들에 견줘 한국은 고령사회에 대한 준비와 대책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낀 세대’ 베이비부머
한국전쟁이 끝난 뒤 출생자가 급증한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베이비붐 세대라고 부른다. 이들 베이비부머는 738만명으로 한국 총인구의 14%를 차지한다. 만52세에서 60세에 이르는 베이비붐 세대는 본격 은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집 장만과 자녀교육 등으로 자신의 노후를 돌보지 못했던 베이부머들은 퇴직을 앞두고 수입은 줄어드는 반면 심각한 청년실업으로 결혼까지 늦어지는 자녀를 부양해야 하고 평균수명이 늘어난 부모를 동시에 부양해야 하는 ‘낀 세대’다. 이들은 젊은 시절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역군이고 우리 사회 민주화에 크게 기여한 세대로 기존 노인세대와는 가치관과 삶의 방식이 사뭇 다르다.
2010년 기준 베이비부머 가운데 경제활동 인구는 549만명으로 75.8%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약 26%인 189만명만 정규직이고 나머지는 자영업(25.8%), 임시일용직(25.5%) 등으로 대부분 고용상태가 불안정하다.
지난 5일 문정림 의원(새누리당)이 국민연금공단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8월 현재 베이비붐 세대 738만명 가운데 486만명(65.8%)이 국민연금에 가입돼 있다. 하지만 10년 이상 보험료를 내 연금을 받을 자격이 되는 사람은 베이비부머 가입자 중 36.5%인 약 269만명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2028년까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단계적으로 낮춰진다. 공적 연금만으로 노후소득을 충당할 수 없는 베이비부머들은 공식 은퇴 뒤에도 노동시장을 떠나기 어렵다.
가장 빨리 늙는 도시 울산
63.7% “퇴직 후 가장 어려운 점,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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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기 퇴직 물결
울산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베이비부머들의 정년퇴직이 본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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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사각지대로 내몰리는 베이비부머
50대 퇴직자에 대한 복지 서비스는 부재하다시피하다. 일자리 정책 또한 65세 이상 노인일자리 창출에는 많은 힘을 쏟고 있지만 베이비부머가 평균 퇴직하는 55세부터 연금을 수급하는 65세까지 소득공백기에 대한 대책은 부족하다. 이윤형 박사는 "베이비부머들은 젊은 시절 부모를 부양하고 자녀를 키워오다가 정작 본인들은 자녀들로부터 부양을 받지 못하는 샌드위치 세대라고 볼 수 있다"며 "경제성장과 내 집 마련 등에 평생을 바쳐왔지만 정작 자신들의 노후 대비는 부재하고, 퇴직 후 어떤 형태로든 소득 기반이 없으면 취약계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윤형 박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베이비부머들이 노후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월 평균 생활비는 100~200만원이 50.9%로 가장 높았고, 200~300만원도 30.4%로 전체 81.3%가 100~300만원 정도는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 박사는 "실제 울산시의 60대 이상 노인들의 월 소득은 전체 35.6%가 30만원 미만이었고, 약 80%의 노인들이 100만원 미만의 월 수입으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공적 노후보장이나 일자리 정책 등 소득에 대한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줄이는 정책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은퇴자 경제 문제 해결 우선돼야
이윤형 박사는 "고령사회로의 진입과 함께 베이비붐 세대를 포함한 은퇴자들의 경제적 문제 해결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점차 많은 수의 베이비부머들이 은퇴와 노후대책 부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향후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경제성장 둔화에 대비해 퇴직자의 경제활동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양질의 고령자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윤형 박사는 또 "베이비붐 세대는 지금까지의 노인 세대와는 달리 삶의 만족을 위해 일을 하기 원하고 사회참여를 통해 이를 이루고자 하는 특성이 있다"면서 "다양한 기업에서 기술적 노하우와 근무경험을 갖춘 울산 베이비붐 세대의 사회참여 활동으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다양한 주체들이 연계해 새로운 재화를 생산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 박사는 "베이비붐 세대들의 경험과 전문 지식을 중소업체에 이전하거나 도시의 경쟁력을 다음 세대들에게 이전시켜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사회적.제도적 토대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가 덧붙였다.
이 박사는 "누구나 65세를 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고 건강기대수명이 70세 이상이 된 현실을 고려할 때 일할 의사와 능력이 되는 퇴직(예정)자들을 일정한 나이를 기준으로 제외시키는 것이 적절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면서 "얼마 전 기획재정부에서 생산가능인구의 연령을 현재의 64세에서 70세 이상으로 재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듯이 퇴직기준을 조정해 생산가능인구를 상향시키는 것이 합당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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