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칼럼] 어느 핀테크 업체 여사장의 눈물
조선일보 2015 10.03(토) 최형석 기자
http://m.biz.chosun.com/svc/article.html?contid=2015100202472&facebook
“내 집, 내 땅에서 내 언어로 하면 몇 배 잘할 수 있는데, 저 멀리로 떠나는 자체가 어마어마한 허들(장애물)입니다. 한편으로 슬프네요.”
17년간 한국에서 핀테크 결제업체를 운영하다 최근 근거지를 해외로 옮기기로 결심한 박소영 대표의 목소리는 점점 먹먹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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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박 대표에게 “해외에서 라이선스 따서 잘해보라”고 무미건조한 인사말을 남겼다. 업계 일각에선 박 대표가 “너무 급진적이고, 정부에 반대만 한다”는 평가도 있던 터였다.
매몰차게 돌아선 한국 정부와 달리 외국 정부들은 적극적으로 박 대표 모시기에 나섰다. 박 대표가 한국을 뜨겠다고 하자 유럽의 룩셈부르크가 먼저 당근을 들고 달려왔다. 룩셈부르크는 5년전부터 이 회사를 유치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최근엔 미국 워싱턴주가 절세(節稅) 컨설팅까지 제시하며 ‘한국 핀테크 글로벌 쟁탈전’ 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외국 정부들은 한국 핀테크 업체들과 만나면 “기술력 좋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정부 때문에 성장 못하고 있다”는 말을 꼭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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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기존 금융회사들이 ‘밥그릇 지키기’에 지나치게 골몰하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유수 대기업들은 사내 벤처투자 부문까지 신설하며 우량 스타트업을 인수해 혁신을 추구하는데 반해 금융회사들은 핀테크 스타트업들을 ‘적’으로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한 벤처인큐베이팅 기관 대표는 “그만큼 우리 금융업의 성장성이 떨어진다는 증거다”며 “이렇게 지체하는 동안 중국은 핀테크에서 한국을 4~5년 앞질렀다”고 지적했다.
우량 핀테크 업체들을 한국에서 품지 못하고 해외에 뺏길 수밖에 없는 풍토는 개탄을 자아낸다. “현재 금융 서비스로도 고객들이 만족한다”, “우리 금융이 중국보다 앞서있다”는 ‘정신 승리’로 근근히 버텨선 희망이 없다. 작지만 강한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숨 쉬고 커갈 수 있는 틈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아프리카 우간다보다 낮은 금융경쟁력 평가를 받고 발끈한 정부가 반박 자료를 내는 우스운 운명을 평생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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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관련기사]
■세계경제포럼(WEF) '세계 금융 경쟁력 순위' 발표....한국, 골찌 아닌 당당하게 87위에 랭크
허핑턴포스트코리아 2015.10.03(토) 박세회 뉴스 에디터
http://blog.daum.net/bstaebst/16053
■P2P(개인 대 개인) 대출시장 성장 발목 잡는 한국 정부
머니투데이 2015.10.03(토) 이영민 서울대 벤처경영기업가센터 교수
http://blog.daum.net/bstaebst/16052
P2P 대출은 핀테크 IT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각광 받고 있는 분야다.
새로운 변화는 진부한 산업의 틈을 비집고 싹을 피운다. 진부한 산업은 대외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산업이며 규제와 보호 속에서 생존한다. 대한민국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가장 떨어지는 산업 중 하나가 금융업이라는 데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다. 금융업은 각종 규제로 인해 신규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금융업에서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노력은 전세계적으로 스타트업의 육성과 지원 열풍으로 나타나고 있다. 피할 수 없는 이 같은 변화의 바람에 정부의 역할은 규제가 아닌 지원이다.(상기 두 기사 제목 : 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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