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20대, 60대 생계형 창업붐이 반갑지 않은 이유

배셰태 2015. 10. 3. 11:02

[사설]20대, 60대 창업붐이 반갑지 않은 이유

경향신문 2015.10.01(목)

최종수정 2015.10.01 오후 9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10012053195&code=990101

 

<중략>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말 현재 전국 사업체 수는 381만7266개로 전년보다 14만390개(3.8%) 증가했다. 대표자가 60대인 사업체는 70만1319개로 전년에 비해 7만3971개(11.8%) 늘었다. 20대 역시 23.6% 늘었다. 40대, 50대 창업이 각각 0.8%, 0.9% 늘어난 것에 비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창업 아이템은 20대가 음식점, 호프집·소주방, 커피숍, 옷가게 등이고 60대 역시 개인서비스업 등 전체적으로 생계형이었다. 청년에게는 혁신과 도전을 앞세운 기업가적 창업을 견인하고 노년에게는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정부의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물론 자영업으로 돈을 벌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소수다.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난립에 따른 과잉 경쟁에 자본력도 영세해 경기변동에 쉽게 노출된다. 월 평균수입이 200만원도 되지 않고 70%가 3년 내에 문을 닫는다는 것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그럼에도 청년과 노년들이 생계형 창업을 선택하는 것은 취업난과 노후 불안감 등으로 인한 압박감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일 게다. 생계형 창업이 늘어날수록 경제에는 부담이 된다. 자영업 쏠림과 몰락은 해당 가계는 물론 국가 경제 전체를 뒤흔드는 요인이 된다. 한국의 전체 고용 중 자영업 비율은 2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배에 가깝다. 여기에 지난 8월 현재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230조원에 달한다.

최근 급증한 주택담보대출 중 상당액이 자영업과 관련 있다는 것은 새삼스럽지 않다. 우리 사회에서 생계형 창업이 더 이상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취업률을 앞세우는 고용 활성화 정책 못지않게 재취업 활성화 등을 통해 자영업 비율을 낮추는 안정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노년이 생계형 창업시장으로 달려가지 않도록 일자리도 늘려야 한다. 사회안전망 확충은 말할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