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패전 70년만에 재무장…"한반도에 군사영향력 확대 꺼림칙"

日 패전 70년만에 재무장…"한반도에 군사영향력 확대 꺼림칙"

한국일보 2015.09.19(토) 도쿄=박석원특파원

http://www.hankookilbo.com/v/ec80dbd02c6040dbbc57b69533a70fd6

 

아베 집단자위권 법제화

 

아베의 군국 야욕 마침내 완성

자위대의 활동제한 사라져

 

남북 충돌 긴급상황 발생 땐

"한국정부 요청·동의 필요" 합의 불구

자국민 구출이유 개입 여지 다분

 

<중략>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집단자위권법 입법절차가 완성됨에 따라 일본은 공격을 받지 않아도 동맹국을 위해 무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일본이 방위력을 사실상 제한 없이 사용하는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복귀한 것이다. 전범국가로서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패전한지 70년만이다.

 

일본의 역대 내각은 이전까지 집단적자위권을 갖고 있지만 전쟁과 무력행사를 포기한 평화헌법 9조에 따라 행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아베 정권은 작년 7월 헌법해석 변경 각의결정으로 이를 사실상 무력화시킨 데 이어 입법절차도 마무리했다. 자위대의 활동제한마저 없어져 세계 어디서든 미군과 타국 군을 지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본정부는 집단자위권 행사와 관련 ‘존립위기사태’등 새로운 요건을 마련해 한정적으로 용인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명백한 위험’의 정의가 애매하다. 일본 정부는 해당사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고 하지만 야당 측은 정부 재량에 맡기면 활동에 제동을 걸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의 집단자위권 현실화는 한반도 안보와 직결된다. 당장은 유엔사 후방기지 역할이 강화된다는 점에서 한미일 공조가 향상돼 긍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론 일본의 재무장이 한반도에서 ‘양날의 칼’될 것이 분명하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하면 일본은 자신들의 안보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영향사태’로 규정하게 된다.

 

물론 자위대의 후방지원은 미일동맹과 한미동맹의 틀 안에서 이뤄진다.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장관은 한반도 유사시 “일본에 대한 미사일 발사를 경계중인 미군 이지스함과 이에 연계된 미군 함선, 조기경보기, 전투기도 일본이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한국의 동의가 필요하며, 올 5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에서 한일 국방장관이 ‘한반도 지역에서 자위대의 집단자위권 행사시 한국정부의 요청과 동의가 필요하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문제는 미국이 한반도 내 자국민, 주한미군과 가족들의 철수 등을 위해 자위대 항공기와 함정을 한국에 파견토록 요청하는 상황을 가정하면 한국이 이를 거부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특히 후방지원과 관련, 그간 제한됐던 탄약과 장비 수송 등 대상이 크게 완화됐다. 아베 총리는 “자위대 무장병력의 해외파병은 없다”고 공언해왔지만 이 단계에서 한국정부가 허용하면 실질적으로 자위대의 병참부대가 한반도에 상륙해 작전에 개입할 가능성이 생긴다. 이뿐 아니라 자위대의 북한지역 진출 시 한국정부 동의 문제가 우리 정부의 궁극적이고 중대한 과제로 남아있다. 군사소식통은 “안보법 개정으로 대북억지력이 강화돼 긍정적이지만 한반도 전체에 대한 일본의 군사영향력 확대는 분명히 꺼림직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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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평화진영에서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무력충돌 현실화다. 자위대 파견지역과 관련해 ‘비전투지역’이란 틀을 없애고 ‘현재 전투행위가 벌어지는 현장’이 아니면 가능하다고 규정했다. 일본 민주당 등은 대중국 억지력 차원의 미군 후방지원이 사실상 무력행사와 같으며 공격대상이 된다고 지적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