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가상현실 산업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
블로터닷넷 2015.07.30 By KIS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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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가상현실의 구현 환경
2013년 미국에서 개봉된 영화 ‘그녀(Her)’는 2025년 세계를 그리며 사람과 운영체계(Operating System: OS)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영화에서 그려지는 2025년은 OS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이용자와 교감을 할 수 있게끔 스스로 진화를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둘은 서로 사랑에 빠지지만 아뿔싸, 인간 사이의 사랑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육체적 관계의 한계를 느낀다. OS는 대리인을 통해 사랑을 실제로 확인하려 하지만 이용자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관계에 회의를 느끼며 결국 파국에 이른다. 그러나 2015년 현재 기술로도 이들의 문제는 어쩌면 쉽게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를 착용하고, 노빈트 팔콘(Novint Falcon)을 연결시킨 후, 텐가(Tenga)의 자위기구를 활용한다면, 인간과의 육체적 관계보다 오히려 더 큰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먼 미래의 이야기라면,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과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림 1] 영화 ‘그녀(her)’와 오큘러스 리프트+팔콘+텐가의 합작품.(출처 : 출처:https://www.youtube.com/watch?v=nLXVinyXjgA&list=PL7865D0CCFF93F7E2&index=32)
가상현실은 말 그대로 현실과 비슷하게 가상의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가상의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재현물과 현실의 유사성 여부에 따라 이용자는 긍정적 또는 부정적 경험을 하게 된다. 기술의 발달은 가상세계를 단지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가상현실 속에 구현된 것들과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만든다. 가상현실은 이용자와 상호작용이 가능하고, 이용자가 새로운 경험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방적으로 구현된 시뮬레이션과는 구분된다. 가상현실은 이용자를 가상세계에 완전히 몰입시킨다는 점에서 증강현실과 구분된다.
반면 증강현실은 가상환경(virtual environment)의 한 예이긴 하지만, 현실세계에 가상의 대상물(object)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가상현실과 차별점을 보인다. 현실에 가상의 대상물을 구현함으로써 현실을 대체(replace)하는 것이 아닌 현실을 보완(supplement)하고, 현실 세계에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성된 가상의 대상물을 결합하여 보여줌으로써 이용자에게 혼합된 영상을 지각하게 하며, 실시간으로 이용자의 행위에 의해 가상객체를 조작하면서 컴퓨터와 상호작용을 한다(Billinghurst, Grasset & Looser, 2005). 아즈마(Azuma, 1997)는 증강현실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으로 현실세계와 가상현실의 융합, 실시간으로 구현 가능한 인터페이스, 3차원으로 구현된 환경 등을 제시하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이용자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그러나 현실성을 강조한 정보를 실세계 정보에 부가하여 상호 작용함으로써 현실 세계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다.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이 포괄하는 범위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적용되는 산업분야가 달라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영국의 투자은행 디지-캐피탈(Digi-Capital)은 전세계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관련 시장규모 전망을 2016년에는 약 50억 달러, 그리고 2020년에는 약 1,500억 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증강현실이 가상현실보다 급속도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2020년에 증강현실 산업은 1,200억 달러 그리고 가상현실 산업은 300억 달러로 예측함으로써 약 4배에 달하는 시장 규모의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기에서, 증강현실과 관련된 사업 분야는 하드웨어, 전자상거래, 데이터 비즈니스, 음성통화, 영화/TV 프로그램, 기업용 앱, 광고, 소비자용 앱, 게임, 테마파크 등 다방면에 걸쳐 전개될 전망이며, 특히 새로운 방식의 전자상거래인 증강현실 커머스(AR-commerce)도 여기에 포함된다. 반면, 가상현실 관련 사업 분야는 그 규모 순으로, 게임, 하드웨어, 영화, 테마파크, 니치 마켓(군사, 의류, 교육) 등이며, 게임이 전체 시장의 약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기술적 적용이 상대적으로 증강현실이 더 수월하다는 점과, 널리 보급된 모바일 디바이스에 자연스럽게 적용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특히, 스마트 폰의 경우 GPS, 카메라,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기기의 특성으로 인해 증강현실을 구현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저렴한 앱의 가격으로 인해 전달 공간의 제약에서 자유로우며, 실시간으로 정보를 송수신할 수 있고, 다양한 결과물을 높은 수준으로 제공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이용자 경험 측면을 지나치게 간과한 점도 보인다. 왜냐하면 새로운 기기를 받아들이는데 있어 이용자가 그 기기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즉 얼마나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며, 긍정적 감성으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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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의 적용분야가 다양하고 스마트폰이라는 혁신적 기기로 인해 쉽고 편리하며 저렴하게 이용가능하다고 볼 수 있지만, 이것은 인간을 둘러싼 외적 환경이고 인간의 심리생리학적 속성은 전혀 다르게 작용할 수 있다. 인간의 의사결정 특히 인간의 몸에 착용하는 기기의 이용여부는 매우 민감한데, 발가락에 난 아주 작은 티눈이 얼마나 고통스러우며, 종이에 베인 상처가 얼마나 아린지 경험해 보았다면, 인간의 몸에 무엇인가를 걸친다는 의미가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가능성의 핵심은 상호작용성·미디어 풍요성
그렇다면,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이 기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요한 특징은 바로 상호작용성(interactivity)과 미디어 풍요성(richness)을 들 수 있다.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은 다양한 감각을 지원하는 3차원의 입체적 객체를 통해 현실감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이렇게 현실감 있는 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는 것은 시각, 청각, 촉각, 후각까지 포함된 지각화의 결과이다(Mclellan, 1996). 깁슨(Gibson, 1986)은 인간의 인지 활동의 능동성을 강조하여 시각, 청각, 촉각이라는 표현 대신 인간이 보고, 듣고, 느낀다는 방식으로 감각을 표현해야 함을 강조하고, 나아가 능동적 탐구를 통해 획득되는 다양한 감각이 서로 보완적으로 상호작용함으로써 인지 활동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하였는데,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은 바로 이러한 다감각에 의존한 표현 방식을 통해 인간의 지각력을 높임으로써 정보에 대한 감각적 몰두(sensory immersion)를 가져온다.
증강현실에서의 감각적 몰두는 실제 이용자가 처해있는 현실 세계의 맥락 속에서 가상객체에 대한 감각적 몰두라면, 가상현실에서의 그것은 현실세계를 벗어난 새로운 미지의 가상세계에 대한 몰두라는 측면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의 지각화 과정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상호작용성이다. 다양한 상호작용성에 대한 정의가 존재하지만,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에서의 상호작용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본적으로 3D 가상현실을 기반으로 한 시각적 상호작용성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증강현실은 시각에 국한되지 않고 그 실행 방법에 따라 촉각, 청각 등의 모든 감각으로의 적용이 가능하기도 하다(Goldsmith, Liarokapis, Malone & Kamp,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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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풍요성은 ‘매개된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정보를 얼마나 다양한 단서를 통해서 전달할 수 있는가’ 하는 미디어의 능력을 말한다(Daft & Lengel, 1986). 이러한 능력은 다수의 단서(multiple cues), 피드백의 즉시성(immediacy of feedback), 언어 다양성(language variety), 그리고 개인화(personal focus)의 네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데, 비록 이러한 특징들은 미디어 자체의 속성으로 규정하기도 하지만, 미디어에 대한 수용자들의 인식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되어 진다. 한편, 스튜어(Steuer, 1992)는 미디어 풍요성을 매개된 환경이 감각에 제공하는 정보들의 밀도라고 정의했다. 스튜어는 미디어 풍요성을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다양성(sensory breadth)과 깊이감(sensory depth)으로 구분하면서, 다양함은 동시에 제공되는 감각적 차원의 수를 의미하며, 깊이감은 각 감각채널의 정확도라고 정의했다.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기술이 상호작용성과 풍요성을 어떻게 구현하느냐에 따라 긍정적 또는 부정적 경험을 가져올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가상세계로의 몰입을 중시하는 몰입형 디스플레이는 특정 장소에서 사용할 때, 특히 다른 제품과 함께 사용함으로써 상호작용성과 미디어 풍요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서두에서 영화 ‘그녀’를 소개하며 묘사했던 사례를 다시 들면, 오큘러스 리프트라는 몰입형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액세서리와 함께 사용가능하다. 3D 터치 센서 기술을 갖고 있는 노빈트 팔콘은 촉각으로 세밀한 움직임을 잡아낼 수 있어 영상 내에서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실행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자위기구 업체인 텐가의 제품을 노빈트 팔콘에 연결시키면 자위기구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영상에 구현된다. 즉, 오큘러스 리프트가 3D 촉각 장치와 연결됨으로써 실감나는 영상을 시청하면서, 그와 연계된 촉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가상현실 기술이 액서서리와 결합함으로써 더욱 현실적이면서도 다양한 감각을 활용할 수 있는 경험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증강·가상현실의 긍정적·부정적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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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가상현실의 해결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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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나를 찍고 가상현실에 투명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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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Azuma R. (1997). A Survey of Augmented Reality. Presence: Teleoperators and Virtual Environments, 6(4), 355~385.
Billinghurst M. & Grasset R., & Looser J. (2005). Designing augmented reality interfaces. ACM SIGGRAPH Computer Graphics, 39(1), 17~22.
Daft, R., & Lengel, R. (1986). Organizational information requirements, media richness and structural design. Management Science, 32, 554∼571.
Goldsmith, D., Liarokapis, F., Malone, G. & Kemp, J. (2008). Augmented Reality Environmental Monitoring Using Wireless Sensor Networks. Information Visualisation, 2008, 4(8), 539~544.
International Society for Presence Research. (2000). The Concept of Presence: Explication Statement. Retrieved from http://ispr.info/
McLellan, H. (1996). Situated learning perspectives. Englewood Cliffs, NJ: Educational Technology Publications.
Minsky, M. (1980). Telepresence. Omni, 2, 44~51
Steuer J. (1992). Defining virtual reality: Dimensions determining telepresence. Journal of Communication, 42(4), 73~93.
이 기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KISDI가 ICT인문사회 혁신기반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발간하는 ‘ICT인문사회융합동향’ 2015년 2호에 게시된 글입니다. 원고의 저자는 정동훈광운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교수(Comm. & Tech. Lab 소장)입니다. 블로터는 KISDI와 콘텐츠 제휴를 맺고 동시 게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