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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살펴 본 '사회적 경제'..사라진 '경제민주화'를 '협동조합'이 대신한다

배셰태 2015. 7. 10. 09:44

사라진 '경제 민주화'를 '협동조합'이 대신한다?

오마이뉴스 2015.07.09(목) 김병권 사회혁신공간 데어 이사

http://m.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2124449#cb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24449

 

[기획-사회혁신 키워드⑤] 빅데이터로 살펴 본 '사회적 경제'

 

사단법인 '사회혁신 공간 데어(there)'는 동그라미재단 지원을 받아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 우리 사회의 변화를 상징하는 '사회혁신 키워드 100'을 선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380여 명이 열린 토론에 참여하는 '사회실험실(오픈랩)' 방식으로 찾은 100여 개 키워드 가운데 일부를 5차례에 걸쳐 <오마이뉴스>에 소개합니다. 마지막은 온라인 빅데이터 분석으로 민주주의와 협동으로 움직이는 '사회적 경제' 입니다.[편집자말]

 

지난 2012년 11월 대통령선거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경제민주화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 조재현

 

지금부터 3년 전인 2012년 대선 당시 거의 모든 유력 대선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약속한 선거 공약들이 무엇인지 지금도 기억하는가? '경제 민주화', '복지' 그리고 '일자리'가 가장 중요한 공통 공약 세 가지였다. 그런데 과연 이들 세 공약은 지금까지 잘 지켜지고 있는 걸까? 대선 당시 이 세 가지는 이른바 '시대의 요구'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불렸다. 현직 대통령을 포함하여 주요 정치 지도자들이 국민들에게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사실을 시민들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을까?

 

2012년 대선 공약 가운데 '경제 민주화'는 사라졌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약간의 온라인 분석 데이터를 이용해보자.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무료 빅데이터 서비스인 '네이버 트렌드'와 다음소프트에서 유료로 제공하는 SNS 빅데이터 시스템 '소셜 메트릭스'를 이용해서 분석한 결과가 아래의 그래프들이다(소셜 메트릭스 분석결과는 '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 센터'가 지원하는 프로젝트의 일부 산출물이다).

 

▲ 그림① 네이버 트렌드로 살펴본 복지/경제민주화/일자리/협동조합 검색량 추이 ⓒ 사회혁신공간 데어

 

<중략> 

 

매일 10개씩 협동조합이 새로 만들어지고 있다

 

매년 7월 4일은 협동조합의 날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2년 12월에 협동조합 기본법이 시행된 후 지금까지 신규로 만들어진 협동조합은 사회적 협동조합 301개를 포함하여 총 7387개라고 한다. 매달 240개, 주말 빼고 거의 매일 10개씩 우리나라 곳곳에서 협동조합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상당한 속도다.

 

물론 통계로 잡힌 7000여 개 협동조합 가운데 많은 경우 신고만 되고 실제 사업을 지속하지 않는다는 통계도 있고, 수익성을 내는 협동조합은 많지 않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이는 일반적인 기업 법인들도 마찬가지라, 협동조합에 국한된 특이한 현상은 아니다. 경제 사업 자체가 리스크가 높은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업을 지속시켜 수익내는 데 까지 갈 확률은 일반인의 예상보다 낮을 수밖에 없고 그것이 정상이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 그림② 일반 협동조합의 지역별 가입 현황 ⓒ 기획재정부

 

하나 흥미 있는 것은, 협동조합의 사회적 부상이 언어와 문화적 사고 개념 자체의 지형에도 변화를 주려는 조짐이 발견된다는 점이다. 흔히 경쟁과 협동은 서로 상반되는 개념이다. 얼마 전까지, 우리 사회에는 지나치게 승자독식의 경쟁 논리에 몰두해왔다는 비판이 많이 대두되었다. 하지만 협동조합 설립과 비례하여 협동이라는 키워드의 검색량이 온라인에서 지속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고, 지금은 경쟁과 협동 모두 비슷한 수준으로 온라인과 SNS에서 발견된다.

 

▲ 그림③ SNS상에 나타난 협동과 경쟁의 연관어 비교(소셜 메트릭스 이용) ⓒ 사회혁신공간 데어

 

세 번째 그림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협동이라는 키워드는 주로 협동조합과 연관되고 있고 경쟁은 회사와 연관된다는 것이 데이터 분석 결과다. 협동조합이 사람들의 언어와 문화체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암시가 될 수 있어 흥미롭다. 사실 사회혁신 키워드의 하나로 '협동의 DNA'을 꼽으면서,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 살아가는 시민들 속에 내재한 협동의 본능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협동조합이 이를 도와주고 있었던 것이다.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이 함께 발전해야

 

<중략>

 

▲ 그림④ 네이버 트렌드로 살펴본 사회적기업/협동조합/마을기업/벤처기업 ⓒ 사회혁신공간 데어

 

그런데 2012년 이전에는 온라인 검색어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협동조합이, 협동조합 기본법 발효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14년 이후에는 약간 완화되었으나, 이후에도 적어도 벤처기업보다 많이 검색되는 키워드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여기서 하나 흥미 있는 점은 다섯 번째 그래프를 보면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이 상당한 수준의 공통 연관어를 공유하고 있는 가운데, 약간 다른 측면을 보인다는 사실이다.

 

즉, 사회적 기업은 정치나 공공쪽과 꽤 많은 연관어를 맺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협동조합은 마을 공동체와 같은 자치나 사업쪽으로 연관어가 더 많이 기울어져 있다. 이는 사회적 기업이 정부지원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고, 협동조합이 자립성 측면이 크다는 측면에서 해석할 수도 있다.

 

기사 관련 사진

▲ 그림⑤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의 연관어 비교 ⓒ 사회혁신공간 데어

 

어쨌든 사회적 경제영역의 대표적인 세 가지 기업형태인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이 여전히 모두 합쳐보아야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앞으로 서로 보완하고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발전하기라고 예상된다. 점점 더 양과 질 모든 측면에서 확장되어 가는 협동조합과 사회적 경제는 우리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늘려줄 뿐 아니라, 우리의 사고와 문화도 조금씩 더 경쟁에서 협동 쪽으로 이동시킬지도 모른다. 이것이 온라인 빅데이타를 통해서 확인해본 협동조합의 현주소다.

 

○ 편집ㅣ곽우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