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의 글로벌 야망 (1) 창업 5년 만에 중국서 삼성 누른 저력
월스트리트저널 3015.06.11(목) By EVA DOU
http://www.wsj.com/articles/BL-229B-19914?mobile=y
레이쥔 회장은 샤오미를 ‘중국의 애플’로 성장시켰다.
중국 토종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는 올 4월 인도 뉴델리에서 신제품 론칭행사를 가졌다. 행사 당일 아침까지도 참석자들에게 나눠줄 선물 포장이 한창인가 하면 본사에서 파견된 직원들은 시간적 압박 때문에 출장 비자가 아닌 관광 비자로 도착하는 등 큰 행사를 앞두고 다소 혼란스러운 분위기였다.
무대에 오른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영어로 진행된 첫 프리젠테이션을 대본대로 가지 않았다. 환호성과 박수를 쏟아내는 관중을 향해 “아 유 오케이?” 즉, “괜찮습니까?”라고 거듭 외친 것. 그의 어색한 영어는 온라인상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영어 따윈 아무래도 좋았다. 온라인 판매에서는 준비한 4만 대의 폰이 15초 만에 동났고, 행사장 밖에는 수백 명이 줄을 늘어섰다. 론칭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7시간을 운전해 왔다는 라그하브 고얄(17)은 샤오미 폰이 애플이나 삼성 폰보다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레이쥔 회장은 바로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중국에서 거둔 성공을 해외에서도 재연하려 한다. 소셜네트워크 마케팅과 팬 감사 이벤트, 그리고 애플에 이어 2위 업체로 급부상한 전력 등을 무기로 말이다.
서구 시장에서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창업 5년의 회사 샤오미는 어떤 면에선 아직 체계가 덜 잡힌 스타트업이다. 하지만 샤오미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스마트폰 업체이자 가장 가치있는 스타트업에 속한다. 일부 추산치로는 기업가치가 460억 달러에 달한다.
샤오미는 최고 스펙의 제품을 원가 수준에 판매하는 전략을 토대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애플, 삼성전자와 각축을 벌이는 업체로 성장했다. 실제로 지난해 샤오미는 삼성의 중국 시장 점유율에 큰 타격을 입협으며, 이는 삼성이 수익 급감을 기록하고 전략을 재고하게 된 한 요인이 됐다.
고가폰인 64GB ‘미 노트 프로’는 중국 판매가 2,999위안(489달러)으로 역시 64GB인 애플 아이폰6(6,088위안)이나 32GB 삼성 갤럭시S6(5,288위안)보다 훨씬 싸다.
하지만 레이쥔 회장이 품고 있는 글로벌 야망은 원대하며, 인도 시장 진출은 그 일환이다. 레이쥔 회장은 중국이 더 이상 ‘값싼 제조기지’도 ‘모방꾼’도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샤오미의 임무가 중국 제품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각을 바꿔놓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 세대 전 한국 기업을 떠올리게 하는 얘기다. 삼성 같은 한국 기업은 외국 제품을 모방한 저가 기기로 글로벌 브랜드를 구축하고 일본 전자업체들에게서 점유율을 빼앗아 갔다. 일본 기업 역시 앞서 미국 기업을 상대로 같은 일을 했었다.
샤오미를 세계가 알아보는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레이쥔 회장은 중국에서 거둔 성공을 도약대로 삼으로 한다. 2011년 중반 첫 스마트폰을 판매한 샤오미는 올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3.7%로 14.7%인 1위 애플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은 6,100만 대로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올해는 1억 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米)’라는 브랜드
미(米, Mi)라는 이름의 샤오미 스마트폰은 레이쥔 회장의 중국 내 사업모델이 해외에서도 먹힐 거라는 걸 아직 증명해보이지 못했다. 샤오미는 중국 외 지역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지난해 선적량의 8.6% 정도가 해외에서 나왔을 것으로 추산한다.
레이쥔 회장은 인도 시장 접근법을 수정해야 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물리적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현지 시장 특성을 감안해 현지 소매업체들과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샤오미는 올해 브라질 진입을 기대하고 있지만, 싱가포르와 몇몇 동남아 국가 등 이미 진출해 있는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는 게 우선이라고 한다. 아직 미국 진출 계획은 없다.
중국에서는 새로운 저가 경쟁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대형 경쟁사들과 달리 특허 포트폴리오도 빈약하다. 스웨덴 업체 에릭슨은 자사 무선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인도에서 샤오미를 상대로 소를 제기했다. 샤오미는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으며, 에릭슨은 샤오미가 라이센싱 논의 제안에 반응을 보이지 않아 “최후의 보루”로 고소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레이쥔 회장은 올 봄 창립 5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샤오미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어떨 때는 그 생각을 하면 숨도 쉴 수 없을 정도로 벅차다”고 말했다.
샤오미는 다른 많은 기술기업처럼 위탁업체에 제품 제조를 맡긴다. 샤오미는 TV, 라우터, 자체 디자인한 스마트 손목밴드 등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으며 공기청정기, 스마트 전구, 액션캠, 스쿠터 등을 만드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올 4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샤오미 신제품 론칭행사에 몰린 사람들
주력 제품은 물론 스마트폰이다. 샤오미는 애플 아이폰, 삼성 갤럭시 등과 유사한 스펙으로 스마트폰을 디자인한다. 제품 론칭행사에서는 애플과 자사 신제품을 비교한 후 아이폰의 절반 혹은 절반도 안되는 가격을 밝힌다. 최신 모델인 미 노트 프로는 광택 나는 흰색 유리에 쌓여 있으며 아이폰6플러스보다 약 1mm 얇다.
샤오미는 광고 대신 팬층 구축에 투자함으로써 마케팅 비용을 낮게 유지한다. 몇 주에 한번 매번 다른 도시에서 팬 감사 이벤트를 여는데 경영진이 직접 참석해 팬들과 만나고 선물도 준다. 소셜미디어 상에서 소비자와 상호작용하는 업무만 전담하는 직원도 다수다.
샤오미는 소매업체들이 가져가는 마진이 빠져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온라인 판매를 주로 한다. 경영진에 따르면 거의 원가 판매다.
레이쥔 회장의 궁극적 목표는 게임이나 앱, 비디오, 금융서비스, 광고 등 스마트폰보다 수익성이 높은 인터넷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다.
휴스턴 소재 IT 컨설팅업체 ‘렉스이노바’의 아딧야 아와스디 리서치 책임자는 “스마트폰 업계에 샤오미의 사업모델과 비교할 만한 업체는 없다”며 샤오미를 “뉴에이지 스마트폰 업체”라고 표현한다.
‘샤오미의 글로벌 야망 (2) 동남아 이어 인도 브라질 진출, 돌풍 이어갈까’
http://www.wsj.com/articles/BL-229B-19915?mobile=y기사로 이어집니다.
이 기사의 영어원문 보기
http://www.wsj.com/articles/xiaomi-chinas-new-phone-giant-takes-aim-at-world-1433731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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