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내주고 ‘살’ 취하려는 지상파, 뭘 잃는지도 모른다
미디어스 2015.06.01(월) 박장준 기자
http://m.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8619
[분석]바보 같은 지상파를 위한 유료방송 가이드라인
지상파라는 ‘플랫폼’은 사실상 사라진지 오래다. 시청자의 90% 이상은 케이블과 IPTV 같은 유료방송을 통해 지상파 실시간 방송을 본다. 실시간 방송을 위협하고 있는 VOD(Video on Demand)도 마찬가지다. 지상파만의 OTT(Over The Top)서비스 ‘푹(pooq)’이 있지만 시청자 대부분은 디지털케이블, IPTV, 모바일IPTV 같은 경로로 VOD를 본다.
이젠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얘기지만, ‘케이블’ 프로그램 <삼시세끼>와 지상파 드라마 <프로듀사>가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하는 모습은 지상파의 시대가 저물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상파의 방송광고 점유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지상파가 인기VOD 가격을 10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리고, 모바일IPTV에 ‘푹’을 제공하면서 사전에 계약한 금액의 2배 가까운 금액을 요구한 일은 지상파가 이미 ‘위기’에 대한 상황 인식을 끝냈다는 걸 분명히 보여준다.
지상파, 유료방송에서 자발적으로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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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시장은 ‘후리다매’, 사업자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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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같은 지상파를 위한 유료방송 가이드라인
하지만 지상파의 유료방송 정책은 지상파 플랫폼의 장기적 생존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VOD 수익은 방송광고에 비하면 세발의 피 수준이다. 당장 호주머니가 쪼그라든다고 시청자와 유료방송 가입자에게 푼돈을 받아 채워 넣는 방식으로는 지상파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 헤게모니 싸움의 결과는 언제나 요금인상과 수익배분율 조정뿐일 수밖에 없고, 이는 '직접 수신'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지상파에게 장기적으로 불리한 결과가 될 수 밖에 없다.
시청률 하락이 ‘거역할 수 없는 추세’라면 지상파의 전략은 지금과 달라야 한다. 이대로가면 유료방송 플랫폼의 하위 파트너가 될 게 빤하다. 지상파가 취해야 할 전략은 유료방송 요금을 내려 VOD를 박리다매 상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 지상파DMB와 다채널서비스로 OTT와 VOD 수요를 일부 흡수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유료 방송에 얹혀 돈을 나눠 갖으며 생존하는 방식이 아닌 유료 방송과 다른 진지를 구축해 가치를 높여야 한다.
지상파는 여전히 과신하고 있을지 모른다. 협상력이 높으니 당장엔 힘이 세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협상력이 높은들 의존도를 낮추지는 못한다. 지상파는 점점 더 단단히 유료방송에 종속되고 있다. DMB와 MMS를 활용해 방송광고 점유율을 유지하는 게 무료보편 플랫폼사업자이자 공영방송에게 올바른 생존방식이고 적합한 생존방식이지만 지상파는 그 생존의 룰을 스스로 깨고 자꾸 시장의 정글로 진입하고 있다.
시청률의 위기는 공공성의 위기와 구분된다. 지상파의 위기는 시청률 하락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상파라고 하는 플랫폼의 공공성이 상실되는 상황 그 자체에 있다. 그리고 지상파가 스스로 그 살싱의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늦지 않았다. 지상파 위기를 극복할 방법은 지상파의 공적 역할을 넓히는 데서 찾아야 한다. 지상파가 시장의 불량배도 아닐텐데, 자꾸 배 째라 드러눕는 천덕꾸러기여서는 곤란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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