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내 롤모델은 포레스트 검프… 상상력의 원천은 金庸의 무협지"
조선일보 2015.05.22(금) 강신영 기자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5/22/2015052200370.html?outlink=facebook
[ALC 참석차 한국 온 알리바바 마윈 회장 인터뷰] [下]
- 마윈의 두 영웅
포레스트 검프는 단순하고 신념있고 자신의 일 좋아해
김용은 나에겐 셰익스피어, 예명도 소설속 인물로 정해
- 남을 강하게 만들어라
스스로 강해지는 사람보다 남 돕는 사람이 이기는 시대
창업 초기에 돈 못 벌 때도 고객들이 고맙다며 밥값 내
- 20년 뒤엔 잊혀지길…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전기처럼 당연한 것이 돼야
계속 화제되면 성공 못한 것… 모두가 영원히 사는 건 재앙
중국 알리바바그룹 마윈(馬雲·51) 회장이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위해 뉴욕을 찾았을 때 한 기자가 "당신의 롤모델은 누구인가"라고 물었다. 마 회장은 "포레스트 검프(미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주인공)"라고 답했다. 스티브 잡스(애플 창업자) 같은 기업인을 기대했던 기자들은 크게 웃었지만 마 회장은 진지했다. "포레스트 검프는 단순하고, 신념이 있고,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을 이끄는 마 회장에겐 두 명의 영웅이 있다. 포레스트 검프, 그리고 중국 무협소설의 대가인 작가 진융(金庸)이다. 그는 지금도 피곤하거나 지루해질 때 진융의 소설을 꺼내 읽고, 최근엔 무협소설 집필까지 시작했다. 알리바바그룹의 개인 간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열사인 타오바오(淘宝网)에선 직원 모두 무협소설에 나오는 이름을 하나씩 선택해 직장 내 예명으로 사용해야 한다. 마 회장은 진융의 소설 '소오강호(笑傲江湖)'에 등장하는 펑칭양(風淸揚)을 예명으로 정했다. 펑칭양은 주인공 링후충(令狐沖)에게 무술을 전수하는 선생님이다.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기조연설을 위해 한국을 찾은 마 회장은 지난 19일 인터뷰에서 "진융은 나에게 셰익스피어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기조연설을 위해 한국을 찾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은 19일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기가 매우 힘겹다. 이 흐름을 따라가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당신이 좋아하는 세상을 상상하고 이를 직접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리바바그룹이 서민과 중소기업의 성공을 돕는 회사라고 하면서 자신의 회사를 ‘양쯔강의 악어’라고 표현했다. /성형주 기자
―왜 진융에 열광하나.
"진융은 나의 상상력을 넓히게 해주는 원천이다.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영웅은 어려움을 겪다가 좋은 스승을 만나고, 그다음엔 자신을 스스로 단련해 성장한다. 당신이 스스로 '영웅의 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상상력이 부족해 문제라고 느낀다면 무협소설을 읽기를 권한다. 단, 중국 무협소설에 관해 한 가지 불만이 있다. 영웅이 꼭 죽는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는 처음엔 바보 같아 보이던 주인공이 영웅이 되고 마지막까지 반드시 살아남는, 할리우드 영화가 마음에 든다."
―왜 주인공이 아니라 펑칭양을 선택했나.
"펑칭양은 굉장히 강한데도 자신이 나서서 세상을 지배하지 않는다. 제자를 길러서 그가 최고가 되게 만든다. 그 점을 존경한다. 21세기엔 스스로 강해지는 사람보다는 남을 강하게 만들 줄 아는 사람이 이길 것이다. 나도 펑칭양 같은 능력을 갖추고 싶은데…. 역량이 부족한 듯하다."
―젊었을 때 영어 교사로 일했으니, 그와 닮은 점도 있는 것 아닌가.(마 회장은 대학에 세 번 떨어진 끝에 항저우사범대에 입학했다. 졸업 후 첫 직업은 영어 선생님이었다.)
<중략>
―좋은 직원을 많이 길러내고 싶단 뜻인가.
<중략>
―창업 초기에 버티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중략>
―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정보기술 지식이 거의 없는 당신은 어떻게 이 변화를 따라가나.
"사실 지금의 변화를 따라가기가 너무나 힘겹다. 세계는 아주 다채롭고, 빨리 변하고, 굉장히 훌륭한 사람들이 아주 훌륭한 것들을 끝없이 만들어낸다. 이 무서운 흐름을 따라가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당신이 좋아하는 세상을 상상하고 이를 직접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 방법이 변화를 뒤에서 따라가기보다 더 쉽다."
―세상을 바꾸고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를 따르라'고 한다는 뜻인가.
<중략>
―아직도 알리바바가 양쯔강의 악어라고 생각하나. 상어에 가까워 보인다.
<중략>
―알리바바가 실패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나.
"내가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미래의 모습은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같은 단어가 전혀 화제가 되지 않는 사회다. 알리바바가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지금의 전기(電氣)와 같이 거의 모든 곳에 존재해서 사람들이 인식조차 못 하고 이를 쓰는 세상 말이다. 만약 15년, 20년이 지났는데 우리가 지금처럼 화제가 되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면 그다지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듯하다."
―당신은 알리바바그룹이 102년(1년+100년+1년으로 '3세기'를 상징) 동안 지속되기 원한다고 이야기한다. 왜 '영원히'라고 말하지 않나.
"불가능하니까. 아무것도 영원할 수는 없다. 모든 사람이 영원히 살기 원하지만 정말 그렇게 되면 재앙 아닌가. 기업도 인간과 같아서 영원할 수 없다. 우리가 운이 좋다면 102년 혹은 그보다 몇 년 더 살아남을 수 있겠지만 나는 우리 회사보다는 우리의 정신이 살아남기를 바란다."
'시사정보 큐레이션 > 국내외 사회변동外(1)' 카테고리의 다른 글
[386의 세대효과] 한국, 세대전쟁의 진짜서막 : '장기 386시대'가 다가온다 (0) | 2015.05.23 |
---|---|
구글의 프레드릭 G 페르트, "문샷싱킹 하고 싶다면 리더가 롤모델 돼야죠" (0) | 2015.05.23 |
OECD "회원국 빈부격차 사상 최대"...한국 노인 빈곤율 1위 (0) | 2015.05.22 |
2025년이 되면 수술은 모두 로봇이 한다...사라지는 인간 의사의 수술실 (0) | 2015.05.21 |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일의 미래, 일자리 전쟁 시대 개인의 생존 전략 (0) | 2015.0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