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머슴형 인재 양산하는 글로벌 비전
주간경향 2015.05 05(화) 김국현 IT 칼럼니스트
http://m.weekly.khan.co.kr/view.html?med_id=weekly&artid=201505051418441&code=116
글로벌 인재라고 하면 흔히들 유창한 영어에 외국 경험을 지닌 이들을 떠올린다. 이해가 간다. 그동안 국제 감각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하여 얼마나 많은 기회를 우리는 잃어버렸나. 하지만 부족한 것이 커보인다고 온 사회가 합창하고 있는 글로벌 인재란 외국의 바이어를 상대하는 오퍼상형 인재, 혹은 외국의 상전을 위해 현지 시장을 개척하는 머슴형 인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도성장기의 개발도상국에서는 이와 같은 역할이 필요하고, 또 그래서 좋은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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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이 아무리 좋아도 이 니즈와 맞지 않거나 쉽게 대체 가능하다면 글로벌에서 통할 수 없다. 하지만 한국의 교육시스템에 지친 청춘들은 자폐적인 스펙을 수집하느라 사회적 니즈를 발견하는 후각마저 잃어가고 있다. 가장 본질에 충실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것이 음악이든 미술이든 코딩이든 용접이든 미용이든 존재하지 않았던 가치를 발견하게 해준다면 훌륭한 인재라는 이야기를 기성세대는 하지 않는다.
그래도 그런 가치의 발견이 있는 앱을 만들어 보자. 전 세계인은 자신이 정말 필요한 것을 발견하면 자신들이 무료로(!) 번역해 주겠다며 독지가가 되어 준다. 그런 발견이 있는 공산품을 만들어 보자. 알리바바(사진), 의 알리익스프레스는 그러한 업자들로 문전성시다. 중국의 지방 소도시에서도 글로벌의 꿈은 자라고 있다. 그런 발견이 있는 가게를 만들어 보자. 유커가 자신들의 O2O 앱을 들고 찾아올지도 모른다.
가끔 이 사회의 비전은 지나치게 추상적인 상징이 되어 실체 없이 사람들을 괴롭힐 때가 있다. 글로벌이라는 비전도 마찬가지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청년들이 중남미로, 중동으로 진출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글로벌한 가치를 만들 수 있는 글로벌한 인재라면, 영어 따위 좀 잘못해도, 굳이 파견 따위 가지 않아도 된다. 앱스토어와 알리바바의 소상공인을 떠올려 보자.
하지만 우리 사회는 그 본질을 찾아갈 용기를 잃게 하는 교육과 찾아나갈 기회를 뺏는 사회구조 속에서 오퍼상형 인재, 머슴형 인재를 억지로 양산하고 이 ‘스펙’에서 도태된 이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그렇게 양산된 이들을 받아줄 여유도 없으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 여유조차도 머지않은 장래에 옆나라의 글로벌 인재, 그리고 기계에 대체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도 눈감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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