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ICT·녹색·BT·NT外

[바흐 음악·아이폰] 기교없이 단순함으로 승부…보편적 정서 `與民樂`에 호소

배셰태 2015. 4. 13. 15:47

[Trend] 바흐·아이폰…우리좀 닮았네

매일경제 2015.04.10(금) 천영준 연세대학교 미래융합연구원 기술경영연구센터 책임연구원

http://m.mk.co.kr/news/headline/2015/341102

 

기교없이 단순함으로 승부…보편적 정서 `與民樂`에 호소

 

 

요즘 스마트 생태계의 경쟁 구도를 들여다보면 저만치 앞서가 있는 애플의 건재함과 2등이 되지 않기 위해 갖은 시도를 마다 않는 삼성의 눈물겨움이 발견된다. 두 기업 모두 매우 훌륭한 조직이다. 그런데 대중은 애플의 아이폰에 대해서는 `예쁘다` `부드럽다` `살아 있다`는 감성적인 표현을 마다 않으면서 삼성의 갤럭시에 대해서는 별 다른 수식어를 붙이지 않는다. 기껏해야 `편리하다` `유용하다` 정도다. 기능과 구성 면에서 갤럭시는 정말 훌륭한 폰이지만 고객의 집단 기억이라는 측면에서는 과거 공산품이 갖고 있는 이미지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위상인 것이다.

 

삼성 휴대폰 디자인에 대해 오랫동안 자문한 지인이 뉴욕대 교수에게 직접 물었다고 한다. 왜 사람들은 `애플` 하면 죽고 못 살면서 삼성 폰에 대해서는 깊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그의 답변이 기가 막히다. `애플은 이제 럭셔리 제품이다. 더 이상 전자제품의 기능과 효용이 아니라 고유의 스토리, 문화로 승부하는 신적(Iconic) 경지에 들어섰다.` 누군가는 열심히 노력하면서도 평균이 조금 넘는 평가를 받는 반면 누군가는 서비스나 기능 면에서 크게 나을 것이 없으면서 극찬을 받는, 불평등한 세계가 IT 산업이다.

 

왜 그토록 수많은 이가 애플의 상상력에 경의를 표하는 것일까. 그 정신적 원류는 무엇일까. 답은 `예술`과 `음악`이다.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바흐의 기독교 음악 작품인 `수난곡(Passion)`이 음악 리스트에서 발견됐다는 후문이 있다. 잡스는 단순성과 체계성으로 아로새겨진 바흐의 음악을 사랑했다고 한다. 바흐 음악의 최고봉은 가사와 선율의 교묘한 병치를 통해 듣는 사람의 황홀경을 의도한 합창이다.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서 중요한 사용자경험(User Experience)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던 경험주의 철학자 존 듀이도 바흐 음악을 극찬했다.

 

<중략>

 

맹자는 군중이 가장 자연스럽게 느끼고 즐거워하는 감정과 같이 가는 지도자만큼 강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바로 `여민락(與民樂)`의 정신 이다. 마찬가지로 바흐를 사랑한 잡스도 바흐처럼 보편적 인간의 `경험`이라는 본질적 요소를 건드렸기 때문에 성공한 것은 아닐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놀랍게도 300년 전의 바흐는 본질적 감각을 기억하는 소비자들이 어떻게 하면 자신의 콘텐츠를 찾을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애플은 지금 그 가능성을 모방하고 재현하려 한다. 우리 기업들이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다.

 

..이하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