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 MBA] 아끼다 썩는 게 모바일 첨단기술…차라리 다 내줘라
매일경제 2015.04.10(금) 손재권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http://m.mk.co.kr/news/headline/2015/341106
산업 새로 만들고 바꾸고…`게임체인저` 사물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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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전략(Platform Strategy).` 관련 그룹을 장(場·Field)에 모아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하고 새로운 사업의 `생태계(Ecosystem)`를 구축하는 전략을 말한다. 플랫폼은 말 그대로 기차역 승강장의 발판을 뜻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기차를 만들고 어떤 기업은 철로를 만드는 일을 하겠지만 `플랫폼 전략`을 고민한다면 기차와 승강장뿐만 아니라 기차역, 구내 매점 까지 설계하고 기차역 앞 광장을 꾸며 사람들이 더 많이 모일 수 있게끔 종합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모여야 진정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 기차역을 멋지게 설계했는데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다면 흉물이 된다. 사람을 모으기 위해 공짜 점심을 주기도 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기반 기술을 공개하기도 한다.
애플이 iOS, OS X 등 운영체제(OS)를 무료로 업그레이드 해주는 것이나 구글이 모바일 OS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공개해 많은 하드웨어업체들이 안드로이드폰 제조에 뛰어들게 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애플과 구글이 모바일 시대를 장악하게 된 것은 이처럼 플랫폼 전략을 정확히 이해하고 바로 실행에 옮겼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플랫폼 전략은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정보기술(ICT) 분야뿐만 아니라 자동차, 패션, 농업 등 전 산업분야에 확산되고 있다. 테슬라는 자체 개발한 전기차 기술을 확산하기 위해 특허 약 250건을 공개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도요타도 미래 자동차 경쟁에 뒤지지 않기 위해 30년 넘게 보유해온 수소연료전지차(FCV) 특허 5680개를 오는 2020년까지 한시적으로 무상 제공하겠다는 선언을 했다. 막대한 연구·개발(R&D) 자금을 들여 개발한 기술을 `무료`로 공개하겠다는 것은 지금까지 경제경영 이론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것이다. 하지만 `플랫폼 전략`의 힘이 증명됐기 때문에 이 같은 승부수를 던지는 것이 가능해졌다.
영국의 반도체 회사 ARM도 `플랫폼 전략`의 힘으로 모바일 시대 PC 칩의 절대 강자였던 인텔(Intel)을 누르고 승리를 할 수 있었다. 인텔이 원천기술부터 제조까지 완성형 체제를 갖춘 데 비해 ARM은 `모바일 칩 설계`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모두 협력해 새로운 모바일 생태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ARM의 `플랫폼 전략`은 반도체 설계의 지적재산권(IP)공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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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는 최근 방한한 사이먼 시거스 ARM 최고경영자(CEO)를 단독으로 만나 ARM이 스마트폰 이후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과 `웨어러블` 관련 전략을 들어봤다. 역시 플랫폼 전략이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시대에도 적용될 것임을 시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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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네트워킹`에 대해 언급을 했는데 좀 더 자세히 설명한다면.
▷앞으로 네트워킹 분야가 매우 흥미로울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는 5세대 이동통신(5G) 때문이고 두 번째는 IoT 때문이다. 특히 IoT가 널리 퍼짐에 따라 모든 정보는 네트워크를 통해 클라우드로 옮겨가게 될 것이다. 네트워크는 중요한 플랫폼이 되고 있다. 5G도 현재 시점에서 기술 변화를 이끄는 주요 동력이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래스(MWC)에서도 5G에 대한 담론이 많이 이루어졌고 한국 통신사들이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2018년 동계올림픽에 맞추어 5G가 본격 도입될 것이라는 점도 기대된다.
―5G는 이동통신사들이 만든 전문용어 아닐까? 이통사들은 여전히 속도 경쟁에 머물러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IoT 시대에는 수백만 개의 디바이스가 연결될 것이고 4G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 각기 다른 성질을 가진 IoT 디바이스들이 협력하고 연결되는 것이 5G의 핵심 포인트다.
―5G를 어떻게 정의하는지가 중요하다. 5G가 삶의 변화 동력(Life-changer)이 될 수 있을까?
▷IoT가 5G에 많이 의존하게 될 것이다. 서울 같은 거대 도시에서 사람들이 이동하며 사는 것을 생각해 보면 된다. 너무 많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고 중산층의 성장에 따라 많은 에너지와 식량이 소비되고 있다. 헬스케어 역시 중요해진다. 이런 상황 속에서 모든 것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필수다. 앞으로 몇십 년 동안의 효율성 측면을 IoT가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텔, 삼성, 퀄컴 등 많은 회사들이 IoT가 산업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라고 말한다.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의 대체재가 IoT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당신의 개인적인 IoT에 대한 의견이 궁금하다.
▷사실 IoT는 이미 많이 우리의 일상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길거리의 조명 같은 경우도 이미 많은 센서들을 통해 연결돼 있다. 기기를 관리하는 데 있어서도 IoT가 적용되며 효율성이 높아져 비용이 절감된다. 쓰레기 처리, 물 공급 같은 서비스에도 앞으로 몇 년간 점차 IoT를 통해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 이런 것들은 소비자에게도 이득으로 돌아간다.
IoT는 그 자체로도 큰 의미지만 다른 분야를 돕는 역할을 한다. 새로운 산업들이 IoT 때문에 생기기도 하고, 기존의 산업(교통·헬스케어 등)이 IoT로 인해 변하기도 한다. 지난 1월 CES 2015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스마트홈, 스마트카, 스마트시티 같은 것들이 회자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IoT로부터 파생된 것이다. 이제 IoT가 정말로 도입되기 시작함을 증명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기존 기업들은 IoT가 미래기술이라는 것은 잘 알면서도 이를 맞이할 준비가 잘 안 돼 있다. 기존 시스템(legacy system)을 바꾸는 데 있어 얼마만큼의 비용이 소용될지도 모른다.
▷IoT를 도입하는 것은 매우 복잡한 문제가 맞다. 어떤 칩, 어떤 센서를 사용할지, 어떤 네트워킹을 활용할지, 보안, 분석 등 IoT 도입에 있어 이런 각기 다른 역할을 정하는 것도 어렵다. ARM은 최근 IBM과의 파트너십으로 빠른 프로토타입 제조 시스템(Rapid prototyping system)을 만들어냈다. 20분 만에 IBM의 분석 플랫폼을 활용해 디바이스가 연결될 수 있게 했다. 우리는 이런 노력들을 통해 `IoT를 쉽게 도입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디바이스를 서버에 연결시키는 소프트웨어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 부분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아이오타이즈(IoTize·연결되지 않은 제품을 연결되게 만들고 새 기기는 모두 연결된 제품이 되는 개념)가 IoT 자체보다 더 큰 의미라고 생각한다.
▷맞다. ARM 기반은 아두이노(저가형 하드웨어 제작 도구)는 물론이고 엠베드(mbed) 보드(NXP·프리스케일 등 5~6개 파트너사들과 함께 각기 다른 디바이스에 들어가는 ARM 칩 설계 가능)를 가지고 웹 브라우저에서 코드를 써서 연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IoT 디바이스 설계를 가능케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도 이런 것을 실행하는 데 있어서 도움을 주고 있다. 킥스타터(kickstarter·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통해 사람들이 프로젝트도 쉽게 시작하고 있다. IoT 제품을 만들고 도입하는 데 있어서 가격의 벽이 많이 낮아졌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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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간 소통을 강조한 ARM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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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미래에 대해 숫자를 활용해 예측해 본다면.
▷고성능 프로세싱, 센서, 앱 개발자들의 혁신 등이 함께 다 합쳐져야 스마트폰이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숫자로 표현하기 어렵다.
―웨어러블의 미래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시계를 보여주며) 현재 차고 있는 것은 모토롤라360이다. 이게 내가 사용하고 있는 5번째 스마트워치다. 스마트워치가 삶에 있어서 많은 것들을 알려주고 있고 편리하다. 헬스케어 시장에 웨어러블이 매우 광범위하게 쓰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료진이 이미 오랜 시간 축적해온 데이터를 웨어러블을 통해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며 정확성과 탐지력 등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스포츠계에서도 웨어러블이 흥미롭게 활용될 것으로 생각한다. 운동선수의 트레이닝에 있어 흥미롭게 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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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 is…
사이먼 시거스(Simon Anthony Segars·48)는 2013년 7월부터 ARM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ARM의 16번째 직원, 개발자로 입사해 엔지니어링, 글로벌 세일즈, 비즈니스 개발 부사장 등을 역임하고 사장(President)에 이어 CEO 및 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이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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