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살까 갈등하는 당신, '게임규칙'부터 알아라
오마이뉴스 2015.03.11(수) 강세진 기자
http://m.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2088423
[분석] '폭탄 돌리기' 국면에 들어간 부동산시장... 안정화엔 관심없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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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하나가 놓여 있다. 5명이 이 상자를 노린다. 상자를 놓아둔 사람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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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속 부의 정의
우리 사회의 경험에 따르면 이 게임에 5명 모두 참여하게 하는 조건은 뜻밖에 단순하다. 게임에 이긴 소수에게 큰 보상이 돌아가고 게임에 진 나머지 사람에게는 막대한 손해가 있는 것처럼 꾸미되, 단기적인 위험(비용)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처럼 보이게 맞춰주면 된다. 위 게임의 규칙을 들으면서 혹자는 얼마 전 방영된 TV쇼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그 쇼의 규칙도 위와 같았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이윤이 창출되는 과정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위 게임과 동일한 규칙을 따르고 있다. 가장 효율적으로 자원이 배분된다는 자본주의의 논리는 창출되는 이윤이 다른 사람의 부담이나 손실에서 기인한다는 근본 속성을 바꾸지는 못한다. 당연한 것처럼 누리고 있는 소수의 막대한 부는 수많은 사람이 소비를 통해 마련한 것이다. 즉, 부는 소비자들의 부담의 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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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대신 폭탄 돌리는 부동산 정책, 누가 부추기나
부동산 업계에는 '폭탄 돌리기'라는 말이 있다. 실제 가치 이상으로 폭등한 부동산 가격이 한계에 봉착해 하락하기 시작하면 마지막에 그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모든 손실을 감당해야 하는데 이런 부동산 거래 모습이 마치 폭탄이 돌아다니는 것처럼 위태해 보인다는 의미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아파트 가격이다.
TV쇼에서 상자가 열릴 때마다 보상금이 늘어났듯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아파트가 거래될 때마다 적지 않은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가격이 높아져만 갔다. 이런 추세가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다소 주춤해지면서 '이제 마지막 상자를 열면 모든 보상이 사라진다'고 엄포를 놓는 사람들도 나왔다. 건설 업계나 정부에서는 '아직 상자가 많이 남아 있을지도 모르니 걱정하지 말라'고 게임을 부추기기도 한다.
어느 쪽이 진실인지는 마지막 상자를 열어봐야 알겠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처럼 어마어마하게 치솟은 주택 가격이 형성되기까지 손해를 분담해온 것은 빚을 얻어 주택을 구매한 사람들, 비싼 임대료를 감내하고 있는 사람들, 싼 집이 헐리고 비싼 집이 들어섬에 따라 외곽으로 이주해야만 했던 서민이라는 점이다. 지금과 같은 게임의 규칙이 바뀌지 않는 한 경제가 성장할수록 누군가(결국은 서민)의 손실은 계속 누적될 것이다.
이에 대처할 현명한 행동은 무엇일까? 애당초 말도 안 되는 게임에 참여하지 말고 좀 더 나은 규칙을 설계했어야 한다. 이미 게임이 진행되고 있다면 상자가 하나라도 더 열리기 전에 게임 종료에 합의하는 것이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어렵겠지만, 보상금을 얻은 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손실을 분담하겠다는 결정을 내려준다면 합의가 좀 더 수월할지도 모른다.
TV쇼에서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은 몇 개의 상자가 들어 있는지 알지 못했다. 쇼를 연출한 사람들은 출연자들이 서로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미소 지으며 지켜봤을 것이다. 우리 현실에서도 그런 연출자와 같은 존재들이 있다면? 그들의 의도대로 게임에 빠져 무력하게 허우적대는 것은 억울한 일일 것이다.
최근 정부의 정책을 살펴보면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거나 전세 가격 안정과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대신 기업형 임대 주택 활성화와 같은 새로운 정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마지막 상자에 거의 도달해 주택 분양 시장이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울 것 같으니 다른 게임으로 전환하려는 것은 아닐까? 어떤 규칙이 깔린 것인지, 어떤 자들이 그 규칙을 꾸미고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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