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는 것이 덫…'미생'의 눈으로 보라"
조선일보 2015.02.11(수)전병근 기자
http://m.biz.chosun.com/svc/article.html?contid=2015021002569
↑TED에서 강연하는 리즈 와이즈먼 와이즈먼그룹 회장
“어떤 리더는 조직의 지혜와 창의력을 고갈시킨다. 이른바 ‘감퇴자(Diminisher)’다. 반면 조직의 역량을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리더도 있다. ‘멀티플라이어(Multiplier)’다. 후자의 경우 전자보다 조직의 생산성을 2배 이상 끌어올린다.”
이른바 ‘멀티플라이어’ 효과다. 같은 제목의 베스트셀러로 2012년 국내에도 이름을 알린 저자 리즈 와이즈먼(Liz Wiseman)이 새 책을 냈다. 제목이 ‘루키 스마트(Rookie Smarts)’다. 이번엔 ‘신입생’ ‘신인’ ‘신참’을 뜻하는 ‘루키’의 정신과 덕목을 예찬하고 설명했다.
이 책에서 그는 또한번 관성적인 사고에 금을 낸다. “경험과 지식을 믿지 마라. 급변하는 세상에서 그것은 저주가 될 수 있다.” 그는 “오히려 미숙함, 순진함, 무지와 같은 초심자의 특성이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역설한다.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리더십 연구·계발회사인 와이즈먼 그룹 대표로 활동 중인 그녀와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중략>
-‘루키 스마트’란 게 뭔가?
우리가 무언가를 처음으로 접했을 때 흔히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이다. 보통 보잘 것 없는 처지이거나 다급하게 내몰린 상황에서 보이는 사고나 행동 방식이다. 그럴 때는 누군가의 지침과 피드백을 찾고, 모든 사람과 주변의 모든 것에서 배우려 든다. 그리고 아주 빠르게 움직이고, 영리하게 일을 하려 든다.
-책의 핵심 내용을 간략히 설명한다면?
우리가 흔히 핸디캡으로 생각하는 ‘경험 부족’이 오히려 이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다뤘다. 특히 지금처럼 빠른 속도로 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그럴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가 연구해 본 결과, 25세부터 65세까지 어떤 나이를 막론하고 뭔가를 처음 접할 때는 학습자의 이점이 발휘된다. 의아해 하고, 묻고, 발견해 가는 과정 속에서 최선의 사고를 한다. 그럼으로써 종종 경험이 있는 사람들보다 더 나은 성과를 보이곤 한다.
오늘날 비즈니스 사이클은 너무나 빨리 돌아간다. 그러다 보니 많은 리더들은 똑같은 문제를 두 번 마주하는 일이 없다. 이런 환경 속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스킬은 당신 자신이 무엇을 아느냐가 아니다. 어떻게 하면 신속하게 배우고, 나아가 다른 사람이 아는 것을 잘 활용하느냐는 것이 된다.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모드 속에 머물러 있는 조직보다는 끊임없는 학습 모드로 굴러가는 조직이 더 나은 성과를 보인다. 기업들은 이런 ‘루키 재능’을 활용하고 육성하는 리더십과 재능 관리경영을 도입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전 조직이 계속해서 최첨단에서 활력을 얻고 업무를 해나가는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이보다 앞에 출간한 베스트셀러 ‘멀티플라이어’는 리더의 자질에 관한 책이었다. 이번에는 ‘신참’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중략>
-당신의 메시지는 공교롭게도 우리나라에서 자주 하는 말인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말과 유사하다. 이 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른 데서 영감을 얻은 것이 있나?
‘루키 스마트’에 깔린 아이디어들은 나 자신이 지난 수년 동안 골몰해온 생각과 질문들이다. 나는 언제나 창업자의 사고방식에 대한 아시아의 개념을 통해 자극받아왔다. 그런 다이나믹의 어느 정도까지가 사고방식의 문제이고, 어디까지가 환경의 문제인지 궁금했다.
미국 사회철학자 에릭 호퍼(Eric Hoffer)가 쓴 ‘인간 조건에 대한 고찰’(Reflections on the Human Condition·1973)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급격한 변화의 시기에 미래를 물려받는 것은 학습자이다. 박식한 사람이란 대개 더 이상은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 살도록 맞춰진 사람이다.” 지식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통찰이다. 또한 “늘 주려 있으라. 우직해라(Stay hungry. Stay foolish)”라고 한 스티브 잡스의 유명한 조언에도 자극을 받았다.
<중략>
-당신은 책에서 “오늘날처럼 급변하는 세계에서는 경험이 오히려 저주가 될 수 있다; 새로운 순진한 심지어 순진무구함이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썼다. 왜 그런가?
우리는 경험을 쌓으면서 확신과 신뢰와 지식을 얻는다. 하지만 일정한 패턴을 알게 되면, 그래서 모든 것이 이전에 한번 본 것들이 되면, 새로운 가능성을 보는 것을 멈춰버릴 수 있다. 왜 그런지에 대해 질문하는 것을 중단하고 그냥 관성적으로 처리한다.
우리는 경험을 쌓는 중에 상처를 입으면서 두려움도 함께 배운다. 점점 지켜야 할 평판이 쌓인 결과 실패를 용납할 수 없게 된다. 나는 이것을 일련의 ‘성년-진입 학습 장애(adult-onset learning disabilities)’라고 부르고 싶다. 우리가 배우기를 중단하면, 즐거움도 성취도 끝난다.
반면, 우리가 생전 처음으로 뭔가를 할 때는, 그러니까 완전 초짜일 때는 왜라고 이유를 묻고 남에게 도움을 청한다. 불가능하다는 것을 모른다. 그래서 순진하게 도전해 본다. 또 빠르게 움직인다. 숙련돼 있어서가 아니다. 그만큼 필사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굶주림과 겸허의 모드 속에서 빨리 배우고 재빨리 해낸다. 그리고 종종 경험이 있는 사람보다 더 나은 성과를 보인다. 안정적인 업무의 환경(혹은 고도의 육체적인 업무)에 있어서는 경험과 숙달이 최고의 성과를 낳는 첩경이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새로운 지식 경제에서는 배우려는 사람의 자세여야 진정한 마스터가 될 수 있다.
-책에서 오늘날 리더들이 처한 조건으로 ‘VUCA’ 개념을 들었다. 무슨 뜻인가?
뷰카(VUCA)는 군사 용어다. 변동성(V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으로 가득한 환경을 뜻하는 약어다. 이런 류의 환경에서는 높은 경각심과 상황 대응 태세가 필요하다.
조건들이 급변하고, 그러다 보면 실수를 하기 쉬우며, 어느 구석에 깜짝 돌발 상황이 숨어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VUCA 개념은 오늘날 대부분은 아니더라도 많은 리더들이 접하는 현실과 비슷하다. 경력을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훨씬 복잡하다.
<중략>
-당신이 말하는 내용은 디지털 사회에서 지식의 본성이 변했다는 점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이제 일이라는 것은 우리가 가야 하는 장소가 아니다. 아침에 어떤 건물 안에 들어가서 출석 확인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장소의 개념이라기보다, 우리가 기여하는 지평(landscape)이 돼가고 있다. 이런 새로운 ‘업무지평(workscape)’에는 처리해야 할 정보가 엄청나게 많고, 업무 사이클은 빠르게 돌아가고, 지식과 스킬은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쓸모없는 것으로 변한다.
예컨데, 어떤 사람이 과학이나 기술 산업에서 일하고 있다면, 5년 후에는 그 사람이 지금 아는 것의 15% 정도만 쓸모 있을 것이다. 콘텐츠의 양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 알아야 할 것이 너무 많을 경우에는 데이터를 마스터한다는 것이 부질없어지게 된다.
지금처럼 하이퍼 지식 경제에서는 새로운 업무 방식과 다른 유형의 지능이 필요하다. 모든 것을 구글링으로 찾을 수 있는 지금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우리는 우리가 갖고 있는 모바일 기기처럼 작동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모바일 기기를 보라. 데이터 저장 능력이 아니라 처리 능력이 중요하지 않나.
-‘루키’의 마음가짐(mindset)을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해서 설명했는데?
우리 연구팀과 나는 400가지 시나리오를 연구했다. 특정 업무에 대한 접근 방식을 놓고 경험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들(연령 무관)을 비교했다. 데이터를 업무수행 수준에 따라 분석해서, 고참과 신참의 업무 접근 방식의 핵심적인 차이는 무엇인지, 어떤 상황에서 어느 쪽이 더 뛰어난지 찾아봤다.
그 결과 우리가 루키 상황에서 흔히 생각하고 행동하기 쉬운 방식을 특징짓는 네 가지 뚜렷한 모드를 발견했다. ‘배낭여행자(backpacker)’ ‘수렵채집자(Hunter-Gatherer)’ ‘불위를 걷는 자(Firewalker)’ ‘개척자(Pioneer)’ 유형으로 나눴다.
배낭여행자 모드는 크게 부담이 되는 것도 없고 잃을 것도 없다. 따라서 모든 가능성에 열려 있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도 있으며, 전심전력으로 행동할 수 있다.
수렵채집자 모드는 구심점이 없고 노하우를 결여한 경우다. 뭔가 의미를 찾아내도록 내몰리기 때문에 주변 환경에 주의를 기울이고, 다른 사람에게도 방향 조언을 구하게 된다.
불 위를 걷는 자 모드의 경우, 상황에 대한 확신이 없다. 따라서 신중하게 움직인다. 하지만 지식이나 수행 격차를 메우기 위해 작은 보폭이지만 빠른 걸음을 내디딘다.
개척자 모드의 경우, 미개척지나 종종 불편한 영역을 가로지른다. 기본적인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임기응변을 발휘하면서 부단히 노력한다.
-네 가지 중에서도 수렵채집형이 가장 성공적인 루키라고 했다. 왜 그런가?
<중략>
-당신이 말하는 루키 이론에서,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가 설 자리는 어딘가?
<중략>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현재 고령화 문제를 앓고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연장자들의 경험을 소중한 자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당신은 어떤 생각인가?
<중략>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는 연장자를 예우하는 문화가 있다. 이 때문에 신참이나 연소자들은 함부로 나서거나 자기 목소리를 내면 안 된다는 불문율이 작용하기도 한다. 어떻게 행동하는 게 좋을까?
<중략>
-결국에는 경험자와 신참 간의 조화가 관건이 될텐데, 조언이라면?
<중략>
-루키의 마음가짐을 유지하기 위한 좋은 습관을 추천한다면?
베테랑 전문가가 루키의 마음가짐을 날카롭게 유지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으로는 이런 것을 들 수 있다.
1.기존의 사고방식을 훌훌 털어보라.
<중략>
2.새로운 전문가들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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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중하게 하지만 민첩하게 움직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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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즈 와이즈먼(Liz Wiseman) 와이즈먼그룹 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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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소프트웨어업체 오라클에서 17년 동안 일하며 인적자원을 개발하는 업무를 맡았다. 오라클에서는 글로벌 인적자원 개발 담당 부사장, 사내 대학인 오라클 유니버시티 부총장을 지냈다.
이후 실리콘밸리에 리더십 컨설팅회사 와이즈먼그룹을 설립했다. 전세계 경영인을 대상으로 리더십을 가르친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나이키, 갭 등 글로벌 브랜드의 컨설팅을 도맡았다. 예일대학교, 와튼스쿨의 교육 환경을 바꾸는 일도 진두지휘했다. 2010년 오라클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낸 저서 ‘멀티플라이어’로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세계 유수 언론의 호평을 받았으며, 2013년에는 ‘멀티플라이어 이펙트’를 냈다(한국 번역서는 각각 2012년, 2014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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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스마트
- 끊임없이 성과를 내는 리더의 성공법
리즈 와이즈먼 지음 |한국경제신문사 펴냄 | 2015.01.26 출간
'시사정보 큐레이션 > 국내외 사회변동外(1)'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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