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정보시대 일자리

배셰태 2010. 8. 18. 19:04

[매경춘추] 정보시대 일자리

매일경제 칼럼 2010.08.15 (일)

 

독일에서 근무할 때의 일이다. 10학년에 다니는 아이의 경제과목 숙제를 보고 놀랐다. `독일에서 60년대에 유명했던 A라는 가수와 마이클 잭슨의 수입원을 비교하라`는 것이었다.

A는 당시에 유명했던 극장식 가수였고, 잘 알다시피 마이클 잭슨은 비디오 등 미디어를 통해서 전 세계 팬을 열광시킨 정보화시대의 가수다. 가수 A는 한정된 지역시장에서 극장 관객과 LP판 판매로 높은 수익을 올린 반면 잭슨은 전 세계를 상대로 CD, MP3, CATV 등을 통해 박리다매형으로 저인망식 수익을 올렸다.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정보의 유통량과 확장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지고 있다. 책상머리에 있던 인터넷을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정보화시대가 속보정보 시대로 옮아가고 있다. 이처럼 정보화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는 잭슨식 수익모델도 계속 유지되기 힘들 것이다.

지식량이 2배로 증가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850년에는 150년, 1950년에는 50년, 1985년에는 5년이던 것이 최근에는 2~3년으로 짧아지고 있다고 한다. 신기술 정보가 2년마다 2배로 증가한다면 대학 1학년 때 배운 지식이 3학년에 이르면 구식이 된다는 얘기다. 그러니 단순히 `아는 것이 힘`이라고 주장하는 시대는 지났다.
속도정보 시대 대학교육은 어떠해야 할까.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평균수명은 10년3개월 정도다. 10년 후에는 S&P 500대 기업 중에서 10% 정도만 살아 남는다는 전망도 있다. 앞으로는 조기 퇴직보다도 직장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더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평생직장이 불가능하다면 평생직업 능력을 키우는 창의교육이 절실하다. 대학은 지식을 전달하는 곳이 아니라 창의력을 촉진하는 곳이 돼야 한다.

다양화된 선진사회에서는 취업보다 창업이 유리할 수 있다. 선진국 사례를 살펴보더라도 1인당 GDP가 3만달러를 넘어서면 창업이 늘어났으며, 주로 서비스업에서 창업이 이뤄졌다. 지금처럼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는 2만달러대부터 창업이 늘지 않을까 생각된다.

현실이 이렇다면 우리 2세들의 일자리를 위해서는 창의교육을 강화하고 서비스업을 선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말할 나위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