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자기계발·동기부여外

자신의 능력과 장점을 과대평가하여 교만해지지 않도록 하라

배세태 2014. 12. 20. 10:09

 

"(···)시경에 ‘백 리를 가는 사람은 90리를 절반으로 여긴다(行百里者, 半於九十)’고 했습니다. 이것은 마지막 마무리가 어렵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전한시대 경학가인 유향(劉向)이 지은 전국책(戰局策) 중 진책(秦策)에 기록된 내용입니다.

 

이러한 고사(故事)에서 반구십리(半九十里)라는 사자성어가 만들어졌습니다. 백리를 가려는 사람은 구십 리를 가고서 이제 절반 왔다고 여기라는 뜻입니다. 그만큼 마지막 10%를 잘 마무리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성공을 거두면 교만해지는데 이 교만이 몰락의 단초가 됩니다.《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한 짐 콜린스는 책이 출간된 지 10년도 안 돼 위대한 기업으로 지목되었던 기업들이 처참히 무너지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고, 왜 강하고 위대한 기업들이 몰락하는지를 연구하여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라는 저서를 출간하였습니다. 짐 콜린스와 연구팀은 6000년에 걸친 기업의 역사를 조사하여 기업이 몰락하는 5단계를 도출해냈습니다.

 

짐 콜린스에 따르면 기업이 몰락하는 첫 단계는 ‘성공으로부터 자만심이 생겨나는 단계’입니다. 성공을 당연한 것으로 간주해 거만해지고 진정한 성공의 근본요인을 잊어버릴 때 몰락이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성공의 요인을 살펴보면 운과 기회, 함께 일한 사람 등 환경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경우가 많은데 그 사실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자신의 능력과 장점을 과대평가하면서 교만해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환경변화에 둔감해지고 정신상태가 해이해집니다. 긴장이 풀어지고 모든 문제를 아전인수 식으로 해석하며 남의 의견을 잘 듣지 않고 독선에 빠집니다. 이런 상태에서도 그때까지 축적한 탄력 덕분에 한 동안은 앞으로 계속 나갈 수 있습니다. 이걸 근거로 자신이 계속 잘하고 있다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그 탄력이 떨어지면 어느 날 갑자기 위기에 직면합니다. 그러나 이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위기가 아니라 안으로 곪을 대로 곪은 종기가 터지는 것에 불과합니다. 이 단계에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겸손해지지 않으면 몰락의 길로 달려갑니다.

 

영국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그의 저서《역사의 연구》에서 역사발전의 원동력은 도전과 응전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토인비는 강연이나 저술에서 청어와 물메기 이야기를 자주 인용했다고 합니다. 바로 이 사례가 도전과 응전의 논리를 잘 설명해주기 때문입니다. 청어는 영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고급어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청어는 북해나 베링해 등 먼 바다에서 잡히기 때문에 싣고 오는 도중 대부분이 죽어버려 싱싱한 청어를 먹기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에 따라 살아 있는 청어의 값이 냉동청어에 비해 2배 정도 비쌌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부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런던까지 청어를 싱싱하게 산 채로 운반하려 했으나 도무지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한 어부의 청어만은 런던에 도착할 때까지 싱싱하게 살아 있었습니다. 그 비밀을 알고 보니 청어를 넣은 수조에 청어를 잡아먹고 사는 물메기를 함께 넣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물메기는 청어를 한두 마리 잡아먹지만 나머지 수백 마리는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정신없이 도망 다니느라 런던에 도착할 때까지 살아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적당한 스트레스(도전)가 청어를 살아남게 한 원동력이 된 것입니다. 이와 같이 생명체는 한 없이 편안한 경우에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도전이 있을 때 살아남는다는 것을 ‘청어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이제 청마의 해인 갑오년도 10일 남짓 남았습니다. 백 리를 달리는데 구십 리를 조금 더 온 것입니다. 마지막까지 물메기와 함께 수조에 있는 것처럼 긴장을 풀지 말고 한 해를 잘 마무리하세요. 사실 우리가 사는 환경은 도처에 물메기가 득시글거리는 수조와 같습니다. 끊임없는 도전이 밀려오는 환경인 것입니다. 허리띠 풀지 말고 응전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다가오는 을미년(乙未年)을 희망차게 맞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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