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올 한 해 우리 사회의 분노
매일경제 2014.12.18(목)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http://m.mk.co.kr/news/opinion/2014/1538459
해마다 여러 사건 사고가 있게 마련이다. 올해 우리 사회에는 유난히 분노를 자아내는 사건이 많았다. 승객 470명을 태운 세월호가 어처구니없이 바다 한가운데서 침몰했다. 희생자 대부분이 어린 고등학교 학생이었다. 무책임한 선장과 승무원들, 늑장 발표에 서로 간 책임전가까지 보여 준 공무원들. 국민은 분노했다.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청춘을 집단 구타로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윤일병 사건, 지라시 수준의 소문에 불과하다는 주장과 중대한 국정 문제라는 갑론을박이 난무하는 청와대 문건 사건 또한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고 분노하게 하는 사건들이다. 땅콩 리턴 사건으로 온 세계의 조롱거리가 되어 버린 국적기 운영 항공사 오너의 그야말로 ‘갑질’ 행위는 또 어떤가. 측은하기까지 하다.
그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 전반적으로 깔린 불신은 이제 분노로 연결되고 어느덧 분노는 한국인의 ‘국민감정’이 되어버린 것 같다. 분노를 촉발하는 역치가 이제는 아주 낮아져서 우리 사회는 언제든 작은 단서로도 자극되고 분노를 터뜨리고 때로는 서로를 괴롭히고 있다.
일반적으로 분노는 공격적인 감정과 행동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노가 항상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분노는 오히려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줌으로써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이루도록 노력하게 한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2007년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조지 부시 대통령에 의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아나폴리스 정상회담이 성사되었다. 이 정상회담 직전에 이스라엘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행되었던 연구가 있다.
<중략>
분노는 무조건 부정적인 정서가 아니다. 분노는 때때로 사람들로 하여금 목표를 이루고자 더 노력하게 하는 힘을 주고, 상대방과 타협하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중요한 것은 증오가 배제된 분노라야 이러한 순기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오히려 대치 상태의 상대방과 타협하고 갈등을 없애도록 노력하게 하는 힘이 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분노를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쪽으로 방향을 틀게 하기 위해서는 상대에게 증오심이 있는지를 우선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증오가 배제된 분노는 타협과 소통을 가져온다. 증오가 있는 리더는 진정한 소통을 하기 어렵다. 진정한 소통을 원한다면 증오는 없애고 분노만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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