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상호이익으로 성공한 기업] MS를 보라! 지적재산권 푸니 더 큰 기회 생겼다

배셰태 2014. 11. 28. 16:25

[매경 MBA] 노하우·기술 남과 나눌수록 돌아오는 이득은 더 커진다

매일경제 2014.11.27(목) 김제림 기자

 

전략 컨설팅 회사 이노베이션 포트폴리오 파트너스 칼 론 대표

MS를 보라! 지적재산권 푸니 더 큰 기회 생겼다

 

<중략>

 

강렬한 18분짜리 강연으로 인기 높은 TED. 직접 참가하기 위해선 800만원 정도를 내야 하는 비싼 지식 콘서트다. 이 정도 비싼 강연이라면 이름값을 높이기 위해 자기 브랜드를 함부러 쓰는 걸 금할 텐데 TED 측은 누구나 TED식 강연을 할 수 있게 했다. 이른바 TEDx다. TED는 이름을 빌려 줄 뿐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는다.

 

그렇지만 ‘퍼트리고 싶은 아이디어(idea worth spreading)이 있을 때마다 각 지역이나 대학에서 자생적으로 우후죽순 만들어진 TEDx는 TED 유명세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TED 웹사이트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는 늘어나고 TEDx에서 인기가 검증된 사람을 다시 오리지널 TED로 초청해 오리지널 TED 수준도 올렸다.

 

TEDx를 활용한 TED 성공사례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상대방과 나눌 때 자기에게 더 큰 이득이 돌아오는 것을 입증한 예다. 기업들은 수많은 인적·물적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 지금 당장 활용하지 않는 자원도 계속 붙들고 있으려 한다.

 

그러나 활용되지 않는 자원과 기득권은 다른 기업들과 공유할 때 서로 시너지가 생기게 마련이다. 자기 브랜드를 나눠서 TED 이름을 단 수많은 콘퍼런스를 만든 것처럼 기업들이 자원을 나눠 주면서 쌓는 파트너십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된다.

 

전략 컨설팅 회사 이노베이션 포트폴리오 파트너스의 칼 론 대표는 이런 파트너십을 통해 기업은 상호이익(reciprocity advantage)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상호이익는 파트너십을 통해서 창출되는 새로운 형태의 비교우위다.

 

칼 론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 MBA팀과 인터뷰하면서 “일반적으로 우위라고 한다면 기업이 독자적으로 가지고 있는 자원을 얘기했지만 이제는 공유하고 있는 자원으로도 비교우위를 형성할 수 있다. 상호성을 바탕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에선 자원을 공유하면 남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실험을 해 더 많은 것을 돌려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칼 론 대표와 일문일답한 내용.

 

- 자원을 나눠 주는 파트너십을 통해 상호이익(reciprocity advantage)이 생겨난다고 주장했다. 내 자원을 나눠 주는 것이 왜 스스로에게 이득이 되나.

 

▶나눠 받은 자원으로 남들이 새로운 사업 가능성을 실험해 주는 기능을 맡기 때문이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자원으로 신사업을 시도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어 쉽게 시도하기 어렵다. 크고 역사가 오래된 조직이라면 더 그렇다. 엘리트나 오피니언들을 위한 콘퍼런스를 지향하는 TED가 TEDx를 통하지 않고 자기 이름 아래 스스로 격의 없고 신인 위주의 강연을 시도해 보기는 부담이 클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당장 필요하지 않은 자원 일부를 남들에게 줘서 실험하게 하면 리스크가 줄어든다. TEDx로 소규모 실험과 혁신을 수없이 만들어낸 것처럼 말이다.

 

- 상호이익이 계약이나 제휴, 아웃소싱 같은 파트너십과는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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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자원을 넘겨주면서 통제권은 놓아버리라고 했다. 자기 자원을 쓰는 건데 최소한의 통제 권한은 그대로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질 관리가 제대로 안 돼 회사 평판을 해칠 수 있다.

 

▶상호이익은 최적의 파트너와 파괴적 혁신을 포용하는 것이니 통제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TED는 TEDx를 통제하지 않는다. TED는 TED를 사랑하는 사람들(TEDster)를 포용해 그들에게 콘퍼런스를 성공적으로 조직하는 매뉴얼을 나눠 준다. TED의 기득권이지만 나눠 줘도 되는 자원이다. TED는 수백 개 TEDx 이벤트를 조율하는 일만 한다. TEDx 내용이 좋으면 널리 퍼져 나가지만 안 좋으면 그냥 아무런 반응을 끌어내지 못하는 것에서 끝이다.

 

혹자는 TEDx에서 이상한 내용의 강의가 뜨면 고급 지식 콘퍼런스로서 TED 명성에 흠이 갈 것이라 염려한다. 그렇지만 TED는 TEDx와 확실히 내용 차별화를 했다. 엘리트를 위한 내용은 TED에서 나오고, 보다 격식 없고 실험적인 내용은 TEDx에서 나오는 식으로 말이다. 통제권을 놓지 않고 파트너십을 맺으려 한다면 자유로운 실험은 불가능하고 비슷비슷한 결과물만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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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가 가진 자원을 나눠서 성공한 기업은 어디에 있나.

 

▶IBM은 개방성과 지적재산권 서비스를 아주 잘 조합해서 상호우위를 만들어내는 기업이었다. IBM의 빅데이터 사업인 ‘스마터 플래닛(Smarter Planet)’은 주변의 도움 없이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때론 고객들이나 경쟁자들이 파트너가 되기도 했다.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모으던 이스탄불에선 주정부가 IBM의 파트너가 되었다. IBM은 빅데이터 분석 기술과 인력을 제공하고 이스탄불은 데이터를 제공했다. 그결과 혼잡구간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대중교통 체계가 만들어졌다.

 

- IBM의 경우를 보면 상호이익이 중요한 걸 알 수 있다. 그러나 경쟁자나 라이벌 사이에 상호이익을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괜히 자원을 공유하다가 법적 분쟁이 일어나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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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자원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이득이 파트너 사이에 동일하게 배분되는 건 아니다. 이런 비대칭성이 파트너십을 해칠 수 있지 않을까.

 

▶파트너십에서 이득이 비대칭적이라 불평하는 건 파트너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파트너와 함께 가는 건 어느 누구도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을 함께하기 위해서다. 단순히 상대방이 나보다 조금 더 많이 가진 것 같다고 해서 파트너십을 깬다면 그나마 있는 이익도 없어진다. 이익을 배분하는 건 어려운 일이며 정확히 50대50으로 나눌 필요는 없다.

 

애플은 애플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앱 매출액의 30%를 가지고 간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여기에 약간의 수수료를 더 내며 애플의 플랫폼에 진입할 권한을 얻는다. 혹자의 눈엔 애플이 돈을 거저 먹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앱스토어의 판에서 모두가 이익을 얻는 건 명확하다. 대부분의 경우 파트너십이 와해되는 이유는 비대칭적인 이익이 아니라 명확한 공동 목적의 부재다.

 

 

- 그래도 자기가 가진 자원을 포기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 대표적인 것이 지적재산권 문제다.

 

▶이제 법무팀이나 변호사들도 지재권을 어떻게 방어하느냐보다는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하느냐를 고민할 때다. MS의 동작인식 인터페이스 키넥트(Kinect)는 지적재산권을 현명하게 포기해서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사업을 키운 예다.

 

MS는 2010년 키넥트를 출시하자마자 해킹당하자 울며 겨자 먹기로 프로그램을 공짜로 풀어버렸다. 지적재산권을 포기하고 해커들 상대로 소송도 걸지 않은 것이다. 공짜로 키넥트를 쓸 수 있는 해커들과 컴퓨터 전문가들은 키넥트의 활용 영역을 확장시켰다. 이들은 닌텐도의 위(Wii)처럼 동작을 인식하는 게임 플랫폼인 키넥트가 다른 용도로도 쓸 수 있다는 걸 발견했다. 게다가 키넥트는 비용도 적게 드는 플랫폼이라 3차원 동작 감지 소프트웨어로 여러 영역에 활용될 수 있었다.

 

- 상호이익이란 큰 회사가 새로운 사업 가능성을 실험하기 위해 작은 회사와 협력해야 한다는 것처럼 들린다. 그렇다면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꿀 생각이 없으면 상호이익을 구축할 필요가 없나.

 

<중략>

 

- 작은 회사가 언젠가는 자기를 추격하는 큰 기업으로 따라올까봐 협력을 꺼리는 곳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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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손을 잡아 협력을 한다고 치자. 그들이 얻는 상호이익의 최종 단계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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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호이익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인가.

 

▶4단계가 있다. 일단 당신이 버려도 되는 기득권이 뭔지를 찾아서 파트너를 맺어라. 그리고 함께 배울 것이 있는지 실험을 하고 사업 규모를 키우면 된다. 만일 파트너를 맺는 단계까지 간다면 배움의 과정을 빨리 진행시켜 비용이 적게 들어야 한다. 그리고 상호이익은 바람직하고(누군가가 그것을 원해야 하고), 눈에 보이고(돈을 어떻게 버는지 알아야 하고), 그 비결을 소유할 수 있어야 한다(사업이 커졌을 때 우리가 왜 성공했는지 알아야 한다).

 

상호이익이 실패하는 이유는 실험 비용이 너무 비싸거나 천천히 일어나서다. 아니면 이익이 바람직하고 눈에 보이기도 전에 실험이 갑자기 확대될 때도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 기업끼리만 이익 나눈다? 도시도 가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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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구글은 캔자스시티에 초고속디지털네트워크를 실험할 ‘구글 파이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그전까지 인터넷 활용이 제대로 안 되던 캔자스시티에 1Gbps의 광대역 인터넷망이 깔린다면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는지 보려고 한 것이다. 구글은 자기가 가진 인터넷망이란 기득권을 도시 전체에 넘기기는 했지만 뚜렷한 목표나 예상치가 없었다. 그저 인터넷 인프라 장벽이 없어질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단순한 실험이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해커와 프로그램 제조업자들은 속속 캔자스시티에 모여들어 속도제한 없는 인터넷을 활용하고 플랫폼을 만들었다. 벤처 열풍이 불면서 도시가 살아났으며 여러 유용한 데이터는 쌓여갔다.

 

이를 통해 구글은 초당 기가바이트의 전송속도가 실현될 때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어느 정도의 통신 수요가 촉발되는지 알 수 있었다.

 

상호이익(Reciprocity advantage)은 두 기업 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때로는 커뮤니티나 도시 전체가 상호이익을 실험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다. 많은 사람과 기업이 참여할수록 상호이익의 판은 커지고 각 기업이 얻는 혜택은 커진다.

 

최근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 역시 캔자스시티와 같이 상호이익이 싹트는 무대가 될 수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주요 대기업과 혁신센터, 중소기업을 연계해서 지원하도록 구축한 체계다. 삼성그룹의 경우 대구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개설하고 벤처·창업 지원을 육성하게 된다.

 

칼 론 대표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성공하기 위한 관건은 대기업이 형식적인 상생에서 벗어나 자기가 가진 자원을 적극적으로 나누는 자세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일 삼성과 같은 대기업이 자기에게 당장 필요하진 않지만 벤처들에는 유용한 노하우나 경영관리 기법을 나눠 줄 수 있다면 상호이익이 커질 수 있다”며 “대기업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공유하면 중소기업들은 그 자원으로 여러 시도를 해 보는 과정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견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상호이익이 발생하기 위해선 삼성이 중소기업들의 산출물을 직접 통제하려고 하고 자율권을 주는 자세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 He is…

 

칼 론(Karl Ronn)은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컨설팅회사 이노베이션 포트폴리오 파트너스의 대표로 있다. 프록터앤드갬블(P&G)의 연구개발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최근 밥 요한슨 ITFT컨설팅 창립자와 함께 ‘상호우위(The Reciprocity Advantage: A New Way to Partner for Innovation and Growth)’란 책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