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 때문에’…고민 깊어가는 현대차
블로터닷넷 2014.11.03(월) 이성규 기자
http://www.bloter.net/archives/211734
현대자동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BMW, GM, 벤츠 등 경쟁 자동차 업체 때문만은 아니다. 애플, 구글과 같은 IT 거인들의 자동차 시장을 향한 거침없는 행보가 시름을 배가시키고 있다.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검색업체가 자동차 업체와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곤 상상하기 쉽지 않았다. 간혹 ‘미디어의 경쟁사는 나이키가 될 수 있다‘는 미래학자의 전망이 제기되곤 했지만 긴박한 현실로 인식되기엔 논리적 빈틈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당면한 고민거리가 됐다. 특히 IT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경쟁 열위 상황인 자동차 업계는 자칫 시장의 주도권을 잃어버릴 수 있을 것이라는 한숨까지 나오고 있다.
구글과 애플의 자동차 시장 진입
애플의 차량 위치 찾기 특허
국내 1위 자동차 사업자인 현대차는 구글과 애플의 자동차 진입 전략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자동차의 개념이 전통적인 운송 수단에서 스마트 기기로 전환되면서, 소프트웨어 기술을 갖춘 IT 기업들과 전면적인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그래서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스마트카의 OS 분야는 자동차 업체와 IT 기업의 격전장이다. OS는 탄탄한 소프트웨어 기술이 누적돼 있지 않으면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 현대차는 이 분야에서 일부 핵심 소프트웨어를 제외하면 구글, 애플 등에 경쟁력이 밀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애플은 차량 인포테인먼트(IVI) 소프트웨어인 ‘카플레이’를 이미 출시해 진영을 구축했고, 구글도 ‘안드로이드오토‘를 중심으로 자동차 업체 연합세력을 모았다. 현재 애플 진영과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나뉘어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 위에서 스마트카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애플은 OS 개발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카 관련 특허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13년 ‘자동차 위치를 확인하는 방법’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고, 같은 해 4월 ‘휴대용 기기를 사용해 자동차에 액세스하기”라는 특허도 신청했다. 애플은 이처럼 자동차 특허 관련 기술 특허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자동차의 소프트웨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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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거인들과 자동차 업체가 스마트카 주도권을 놓고 이어지고 있는 신경전은 일종의 헤게모니 쟁탈전 성격이 짙다. 자동차에 삽입될 소프트웨어의 주도권을 과연 누가 쥘 것이냐가 핵심이다. 스마트카 등장 이전까지 자동차 업계는 ‘텔레매틱스’(Telemetics)와 ITS라는 이름으로 IT 기술과 자동차의 접목을 꾀해 왔다. 텔레매틱스는 통신(Telecommunication)과 정보과학(Informatics)의 합성어로, 자동차와 컴퓨터·이동통신 기술의 결합을 의미한다.(참고 자료 : 텔레매틱스/ITS)
여기에 디지털 교통체계와의 연결성을 엮어 넣어 ITS라는 신교통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삼고 있었다. 자동차와 IT 기술 융합은 이러한 그림 위에서 진행돼 왔다. 대략 2000년대 중·후반까지의 흐름이다. GM의 ‘온스타’, 포드의 ‘싱크’ 등은 텔레매틱스의 경향성에 기초해 출시된 차량 제어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스마트카의 주도권은 자동차 업체로 귀속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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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새로운 징후가 등장한다. 자동차의 소프트웨어화(softwarization)’다. 자동차에서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동시에 ‘주행 제어 소프트웨어’, ‘편의 제어 소프트웨어’, ‘IVI 소프트웨어’ 등으로 분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테슬라처럼 그 역의 흐름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모든 차량 관련 소프트웨어를 하나로 통합하려는 움직임이다. 전자의 흐름에서 볼 때 주행 제어 소프트웨어는 자동차 업체가 결코 외부에 내어줄 수 없는 핵심 소프트웨어다. 반면 IVI는 구글(안드로이드 오토), 애플(카플레이) 등이 막강한 점유율을 기반으로 비교적 손쉽게 차량 내부로 뛰어들 수 있는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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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스마트카 소프트웨어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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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식 현대자동차 차량IT 선행개발팀 파트장은 지난 10월30일 서울과학기술대가 주최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애플이나 구글과 앞으로 협상해야 할지, 전체 97% 차지하고 웬만한 지역의 커버리지를 갖는 업체와 손을 안 잡을 수 없다”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IVI 소프트웨어에서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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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건 핵심 주행 제어 소프트웨어 주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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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의 무기는 사물 커뮤니케이션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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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OAA를 통해 구사하는 전략은 비교적 뚜렷해 보인다. 차량 내 모든 소프트웨어를 제어할 수 있는 궁극적인 스마트카 OS로 안드로이드오토를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이미 구글은 자체 개발한 무인자동차를 통해 주행에서부터 IVI까지 안전성과 편의성을 검증 받았다. 약간의 논란은 있지만 기술적으로는 완비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자동차 업계를 설득하는 것이다.
여기에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빠른 속도로 도래하고 있다. 자동차 외부 사물과의 연결 통로를 누가 장악하느냐가 헤게모니 쟁탈전의 마지막 장으로 남아 있다. 외부와의 연결은 무엇보다 호환성이 주가 되는 기술 영역이다. MS가 PC와 모바일의 호환성 문제로 고전하고 있는 것과 같이 자동차 업체는 외부 사물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주도권을 놓칠 가능성이 높다. 독자적인 OS를 유지할 경우 외부 사물과의 호환성은 담보하기 쉽지 않다. 이 시장에선 구글과 애플이 우위에 존재한다. 최 파트장이 “따라 갈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은 맥락이기도 하다. IoT 시대 현대차가 반드시 풀어야 할 딜레마다.
현대차와 부딪히지 않을 것만 같았던 구글과 애플. 이제 현대차는 하드웨어 생산 기업이 될 것인지 테슬라처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완벽하게 통합한 혁신적인 자동차 기업이 될 것인지 선택해야 할 시점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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