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샷 칼럼] ‘안드로이드오픈소스프로젝트=변종’이라는 데에 유감
조선일보 2014.10.29(수) 류현정 기자
http://tech.chosun.com/archives/16516
▲ 안드로이드오픈소스프로젝트 로고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小米)의 약진이 눈부십니다. 중국과 인도에 물건이 대량으로 팔리면서 창업 4년만에 글로벌 3위 스마트폰 업체로 부상했습니다. 온라인 서점업체였던 아마존도 스마트폰 ‘파이어폰’, 태블릿PC ‘킨들 파이어’ 등을 하드웨어 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제조업체들을 긴장시킵니다.
두 업체가 스마트폰 기기들을 잇따라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안드로이드오픈소스프로젝트(Android Open Source Project)’ 덕분입니다. 안드로이드는 소스코드(설계도)가 공개돼 누구나 자유롭게 운영체제를 개선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AOSP를 이용한 스마트 기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구글이 내놓은 안드로이드 버전이 말고도 AOSP를 활용한 OS의 점유율은 최근 25%까지 솟았습니다.
그런데 구글이 내놓은 안드로이드를 ‘정식 버전’이라고 하고, ‘AOSP = 변종 안드로이드’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입니다. 자유롭게 수정, 재배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이고 안드로이드가 바로 오픈 소스이기 때문입니다. 레드햇이 내놓은 리눅스를 ‘정식버전’이라고 하고 다른 리눅스를 ‘변종 리눅스’라고 부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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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구글이 주도해 ‘오픈 핸드셋 얼라이언스(OHA)’를 결성했다. 당시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오픈 소스로 배포해 모바일 생태계를 만들자고 역설했다.
후발주자였던 안드로이드가 어떻게 시장에 진입해 지배적인 OS가 될 수 있었던가요.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윈도’가 PC OS 시장을 점령하고 아이폰이 모바일 OS 시장을 개척하고 사실상 과점하고 있을 때, 구글은 누구나 자유롭게 수정, 배포할 수 있는 오픈 소스 코드의 효율성과 오픈 소프트웨어 정신을 내세워 수많은 협업자들을 끌어들였습니다. 오픈 소스가 아니었다면 안드로이드는 성공할 수 없었습니다. AOSP를 편의상 ‘변종 안드로이드’라고 부르는 것은 역사의 뿌리를 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의심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결성을 노래했던 구글에 대한 의심 말입니다. 혁신과 공유라는 비전을 들고 나온 구글이 요즘 내놓은 안드로이드 정책은 배부른 개구리가 ‘청년시절의 순수한 꿈’을 완전히 버린 모습입니다.
구글은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안드로이드 세상이 커져가는 것에 경계를 느끼고, 구글의 각종 서비스를 ‘클로즈드 소스화’하는 데 여념이 없습니다. 지메일 앱, 구글맵, 구글 드라이브, 게임, 광고, 월렛 등이 모두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배포되는 클로즈드 소스가 되었습니다. 구글은 초기에만 해도 대다수 기능들을 오픈 소스를 통해 배포되었는데, 이제 다수 기능의 소스 코드를 공개하는 것을 꺼리고 있습니다. 또 , 소스 코드를 공개하지 않는 기능을 계속 늘리고 있습니다. 비공개 기능을 쓰려면, 구글의 별도 심사를 받아야 하며 구글에 라이선스 비용을 지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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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오픈 소스인 안드로이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요. 하드웨어업체들은 하드웨어업체대로 AOSP를 이용만 하고 하드웨어에 특화한 소스 코드 공개하기 감추기에 급급합니다. 구글도 명분만 유지하고 자기 잇속 자리기에 바쁩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제 집 가축들이 풀을 뜯어먹도록만 하고 아무도 풀을 심지 않아 공유지가 결국 황무지로 변화하는 ‘공유지의 비극’이 AOSP에도 일어날 것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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