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러미 리프킨 "한국, 저성장·기후변화 대응이 과제"
연합뉴스 2014.10.13(월) 김중배 기자
제러미 리프킨 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대학원 교수 / 세계지식포럼 제공
"문화적 활기 넘치는 한국, 미래 주도할 여건 갖춰"
"한국은 문화적 활기가 넘치는 곳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경제와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의 문제는 또 다른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올해 초 '한계비용 제로사회'(The Zero Marginal Cost Society)의 담론을 제기해 반향을 일으킨 제러미 리프킨 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대학원 교수.
방한 중인 리프킨 교수는 1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공유경제와 한국사회의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간 '노동의 종말', '소유의 종말' 등 저술을 통해 자본주의 패러다임의 위기를 진단해온 그는 '협력적 공유사회'가 자본주의를 밀어내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리란 예견으로 주목받아왔다.
다음은 리프킨 교수와의 일문일답.
-- 공유경제란 어떤 개념인가.
▲ 새로운 경제시스템으로 협력적 공유경제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기존 자본주의 체제의 경쟁 중심이 아니라 협업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이미 미국인 상당수가 협력적 공유경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많은 소비자들이 프로슈머로 변해 파일공유 서비스로 음악을, 유튜브를 통해 동영상을, 위키피디아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있다. 공유경제의 기반은 한계비용, 즉 재화 한 단위를 추가로 생산할 때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환경을 배경으로 한다. 사물인터넷의 발달은 그 같은 한계비용 제로 현상의 기술적 토대가 될 것이다. 자본주의가 아버지라면 공유경제는 아들이다. 이들의 공존은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협상의 과정과도 같다.
-- 자본주의와 소유 경제는 인간의 본성이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라는데 기반하고 있다고 보여지는데, 당신은 인간의 본성을 다르게 보는가.
▲ 갓 태어나 자라는 아기를 보라. 인간은 웃는 자 앞에서 웃게 마련이다. 문제는 환경이다. 인터넷과 같은 공유경제의 기반은 나눔의 경제를 내재한다.
-- 공유경제는 효율적인가.
▲ 한계비용 제로 사회에서는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유통·재활용하는 데 필요한 정보와 에너지, 원료, 노동의 양과 물류비가 현격히 줄어든다. 공유가 늘게 되면서 새 상품의 생산은 줄고, 자원도 덜 사용하게 된다.
-- 사물인터넷과 3D인터넷의 기술 발전을 강조했는데, 걸림돌은 없나.
▲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있어 코드의 차이, 각국 사이의 규제 등이 문제다. 이러한 규제와 기술격차가 `솔기 없이'(seamless) 연결돼야만 한다.
-- 공유경제가 한국사회에 주는 함의는 무엇인가.
▲ 한국은 미래를 주도할 여건을 갖췄다. 문화적으로 활기찬 곳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전력과 정보통신기술(ICT), 운송 등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축적해왔다. 경제와 기후변화에의 대응은 도전이 될 것이다. 경제의 고도성장으로 접어들면서 저성장기조는 피할 수 없다. 이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면서 새로운 하이브리드 경제를 갖춰나가느냐가 과제다.
기후변화는 인류가 공동으로 처한 문제다. 그간 지구에서 멸종한 다수의 종과 같은 운명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인류는 더 빨리 행동해야 한다. (리프킨 교수는 인터뷰가 진행된 신라호텔 외경에 비친 유리빌딩들을 가리키며 "저 빌딩들에서 에너지가 새어나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난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에 대해 낙관적이지 않지만 비관적이지도 않으며, 희망을 갖고 있다.
-- 한국에선 최근 카카오톡 압수수색 논란이 불거졌다. 공유경제에서 국가의 역할을 어떻게 보나.
▲ 공유경제는 상업적 영역에서, 또 비상업적 영역에서 같이 발전한다.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알리바바 등 상업적 영역의 발전은 필히 공공적인 규제의 필요성을 초래한다. 누구도 배제돼선 안 되는 공공재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규제하기 위해 국가를 넘어서는 글로벌 규모의 기구가 필요해질 수 있다. 이것을 어떻게 구성해낼 것인가. 나는 국가를 말하지 않는다. 어느 시점에 가면 시민들에 의한 '디지털 권리장전'이 만들어질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 어제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나 공유경제에 대해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아는데.
▲ 박 시장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았다. 공유경제에 대한 생각과 실천이 인상적이다. 서울을 공유경제 구축의 '기함'(flagship)으로 키워야 한다. 그간 진행해온 프로그램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마스터플랜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사정보 큐레이션 > 공유·사회적 경제外'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레미 리프킨 “사물인터넷 활용 공유경제 시대 올 것” (0) | 2014.10.14 |
---|---|
[공유경제] 필요하고 가능해서 나온 '우버' 막는 게 능사 아니다 (0) | 2014.10.14 |
[공유경제]'소유 아닌 공유'로 기업가치 100억弗 만든 에어비앤비 (0) | 2014.10.12 |
윌리엄 바넷 스탠퍼드대 교수, "실컷 베껴보면 진짜 창조 나온다" (0) | 2014.10.10 |
'이윤 0' 고장난 자본주의 종말…교환경제→'비용 0' 공유경제 (0) | 2014.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