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미국 . '양적완화(돈 풀기) 종료→금리 인상' 수순

배셰태 2014. 10. 13. 08:12

미국 '양적완화' 종료..한국은 괜찮을까

세계일보 2014.10.12(일) 류순열 선임기자

http://durl.me/7jxkch

 

금리 인상 → 달러 강세 수순… 기초체력 약한 신흥국 위기

유럽·日 디플레이션 공포 분산 혜택

신흥국 투자자금 이탈 역풍 가능성

 

미국 양적완화, 즉 '돈 풀기' 종료는 세계 경제에 기회인가, 위기인가. 이를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선진국과 신흥국이 다르고, 같은 신흥국이라도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따라 그 영향이 판이할 것이기 때문이다. '양적완화 종료→금리 인상' 수순에 들어가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질 전망인데,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는 유로존과 일본에는 기회일 수 있는 반면 펀더멘털이 취약한 신흥국들은 자금 이탈로 위기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12일 "양적완화 종료 이후 금리 인상 때까지 잔 펀치가 많을 텐데 그러다 고꾸라지면 심각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력이 약한 신흥국의 경우 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다.

 

 

◆선진국엔 기회, 신흥국엔 위기?

 

양적완화 종료는 오래전 예고된 일이다. 이제 관심은 미국이 언제 금리를 인상할 것이냐인데 이 변수에 따라 글로벌 경기는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다. 이런 흐름에서 '슈퍼달러'(달러강세) 현상이 이어지면 유럽과 일본은 환율 혜택을 볼 것이란 분석이다. 양적완화 지속으로 자국 통화 가치가 약세인 터에 달러 강세까지 합세하니 수출 가격경쟁력이 더 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HSBC가 경제분석보고서에서 "달러 강세가 디플레이션 공포에 시달리는 유로존과 일본에 해독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은 이런 이유였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달러 강세는 유로존과 일본의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미국으로 분산해 평준화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신흥국엔 위기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과거 미국 금리 인상 때 신흥국 경제위기가 발생하곤 했다"며 "이번에도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고금리를 좇아 신흥국에 투자됐던 캐리트레이드(carry trade)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캐리트레이드란 이자가 싼 통화를 빌려 이자율이 높은 나라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신흥국 채권시장에 투자된 달러 캐리트레이드 자금을 2조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HSBC는 아시아 증시가 미국 금리 인상의 역풍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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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시기를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10월로 본 것이다. 이성태 전 한은 총재는 "돈 풀기는 중단하지만 거둬들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상당한 기간 저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도 늦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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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펀더멘털을 믿는 전문가들도 가계부채에 대해선 이구동성으로 걱정을 쏟아냈다. 안동현 교수는 "미국 금리는 글로벌 금리에 가깝다"며 "미국이 올리면 우리도 따라갈 가능성이 큰데 그때 가계부채발 위기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부채는 글로벌 자금과 별개로, 가처분소득 대비 비율이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부채가 부실화하기 전에 과감하게 탕감하는 등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성태 전 총재는 "가계부채는 금리 인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부동산을 부양하더라도 손쉽게 가계빚을 늘려 부양하는 방법은 가급적 피했어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