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 2014.10.07(화)
삼성, 반전을 꿈꾸다
최근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 인력 500명을 전격 재배치하는 한편,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내 소프트웨어 인증시험을 치렀다. 신규 인력에 대한 교육도 크게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입사한 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CSA) 2기를 비롯한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개발직 신입사원들을 각 사업장에 배치해 회사가 마련한 인문학교육을 받도록 했다.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에 방점을 찍으며 이처럼 조직분위기 쇄신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 갤럭시노트4 미디어 데이. 사진 제공=삼성전자 |
삼성전자, 험로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금 위기에 처해 있다. 라이벌 애플이 밴드게이트, iOS 충돌 등으로 세계시장을 평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샤오미로 대표되는 중국의 저가 스마트폰이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삼성전자가 무리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으나 기대했던 실적도 나오지 않고 있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하락하면서 무리한 마케팅이 벌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발표된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이 4조1000억 원에 그치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대목도 이와 결을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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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등의 기회는 여전히 남아있다. 타이젠 OS개발을 통한 생태계 구축, 프리미엄 라인업 그리고 중국시장 등이다.
승부수 하나, 타이젠 OS
삼성전자의 타이젠 OS를 둘러싸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 벌써 안드로이드 동맹군의 맹주 구글은 삼성전자의 생태계 독립 움직임을 경계하며 견제구를 날리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인텔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타이젠 OS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막강한 하드웨어 기술을 보유했지만, 소프트웨어 생태계 인프라가 미약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승부수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달 16~17일 서울 삼성동에서 오픈소스 콘퍼런스를 열고 타이젠 OS 생태계 구축, 혹은 부활을 위한 의미있는 한 걸음을 내디뎠다. 바다 OS의 실패를 딛고 다시 한 번 소프트웨어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뜻이다.
▲ 타이젠 이미지. 사진제공 - 삼성전자 |
잠잠했던 타이젠폰 출시 소식도 들린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각) IT전문매체 GSM아레나 등 외신은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남서아시아지사를 맡은 타룬 말릭 이사의 인터뷰를 인용해 “11월 인도에서 첫 타이젠 OS 기반 스마트폰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인도에서 출시될 타이젠폰 모델명은 ‘SM-Z130E’ 또는 ‘SM-Z130H’가 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증언도 나왔다. 해당 스마트폰에는 타이젠 2.3 운영체제가 적용된다. 또한 듀얼심을 활용할 수 있으며 후면에는 320만 화소 카메라가 장착된다. 화면 크기는 4인치로 512MB 메모리를 탑재했다.
지난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타이젠 개발자 콘퍼런스를 통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러시아에서 첫 타이젠 기반 스마트폰 ‘삼성 Z’를 공개하고 OS용 앱 장터 ‘타이젠 스토어’도 운영한다고 발표했지만 기약이 없는 상태였다. 그런 관점에서 11월 인도 타이젠폰 출시는 삼성전자의 생태계 구축 의지를 둘러싼 각종 ‘루머’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계기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강력한 ‘타이젠 OS 구축 의지’가 실제 성장동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걸림돌이 많기 때문이다. 당장 안드로이드 맹주인 구글의 견제가 심하다. 모토로라를 인수하며 하드웨어 기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구글은 자신들의 안드로이드 생태계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최근 구글은 개발이 끝난 64비트 AP지원이 가능한 ‘안드로이드 L’ 배포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갤럭시노트4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갤럭시노트4에는 64비트 모바일 AP ‘엑시노스5433’을 탑재했지만 구글의 안드로이드 OS가 64비트 AP를 지원하지 않아 32비트 지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64비트 AP는 기존의 32비트와 비교해 데이터를 최소 2배 이상 처리할 수 있는 프리미엄 기능이며 갤럭시노트4의 최대 강점 중 하나다. 강력한 하드웨어 기능이 소프트웨어 기능 지원의 한계로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에 구글은 협력사와의 관계정립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삼성전자에 대한 견제로 파악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생태계 구축을 벗어나 새로운 소프트웨어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삼성전자를 압박하는 한편, 자체 제작한 레퍼런스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위한 정책적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7월 래리 페이지 구글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타이젠 OS 기반 스마트폰 개발을 두고 불만을 토로했던 대목이 이와 결을 같이 한다.
스마트폰 제작업체 네스트 랩스를 인수하는 한편, 구글 글라스와 구글 TV 등 하드웨어 제작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는 구글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입지가 튼튼해지기 전까지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남아 자신들과 협력하는 쪽이 최선이다. 타이젠 OS를 경계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타이젠 OS가 스마트폰을 넘어 웨어러블, 기타 가전기기까지 번지는 것도 분쟁요소다. 11월 인도에서 타이젠폰이 출시되기는 하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타이젠 OS의 주 타깃은 ‘2차 스마트 기기’로 본다. 그리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팽창하고 있지만 증가율은 조금씩 낮아지는 상황에서 웨어러블과 스마트홈을 겨냥한 타이젠 OS는 미래의 중요한 자산이다. 구글의 경계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당분간 타이젠 OS 역량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저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생태계를 노린 구글의 ‘안드로이드 원’이 등장한 마당에 언제까지나 안드로이드 동맹군의 하드웨어 제작업체로만 남아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타이젠 OS의 성공, 여기에 삼성전자의 승부수가 담겼다.
승부수 둘, 다양한 서비스로 승부를 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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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노트4 미디어 데이. 사진제공 - 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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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어VR. 사진제공 - 삼성전자 |
앞으로 가상현실 시장은 기어VR이 선도하는 모바일 기반의 스마트홈, 오큘러스VR이 선도하는 PC 기반의 정통 가상현실 디스플레이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소니의 프로젝트 모피어스와 같이 게임에 특화된 ‘틈새시장 공략’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기어VR의 출시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일단 연내 출시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의 실적반등에 있어 중요한 키포인트다.
승부수 셋, 중국을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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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A. 사진제공 - 삼모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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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A. 사진제공 - 삼모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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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활로는 결국 ‘융합’이다
최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고 있는 신종균 사장의 ‘두문불출’이 눈길을 끈다. 심지어 지난달 24일 갤럭시노트4 출시 이벤트에서도 그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이를 두고 “스마트폰 사업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내부사정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게다가 신 사장은 갤럭시노트4 출시를 앞두고 해외 주재원들을 한 자리에 불러 사업 로드맵을 공유했는데, 특별히 중국 주재원들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해 중국 시장 공략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고 한다. 이제 건곤일척의 승부만 남았다는 뜻이다.
결국 삼성전자의 활로는 생태계 구축, 하드웨어 기술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 이러한 3박자가 훌륭하게 맞아 들어간다면, 삼성전자는 또 한 번 비상의 나래를 펴게 될 것이다. 여기에 반도체 사업에 방점을 찍은 전략은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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