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터닷넷 2014 09 17(수) 최호섭 기자
구글이 ‘안드로이드원’을 발표했다. 안드로이드 원은 구글이 직접 개발과정에 참여하는 스마트폰 플랫폼 브랜드다. 안드로이드의 저가 시장 공략은 이미 가속화되고 있는 이때 구글이 꺼내 놓은 100달러 안드로이드폰을 다시 정의하는 구글의 속내는 뭘까.
신흥·저가폰 시장 공략
안드로이드원은 두말할 것도 없이 구글의 저가폰을 위한 솔루션이다. 구글이 매긴 가격은 100달러다. 여기에서 어느 정도 오르락내리락할 수는 있지만 누가 봐도 100달러 정도로 느낄 수 있는 가격이 기준점이 된다. 구글은 부품 업체들과 제조사들에게 일정한 하드웨어 가이드를 주고 인증을 거친다. 안드로이드원 기기에 대해서는 구글이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직접 제공한다.
'넥서스'는 구글이 직접 개발에 참여하고 운영·판매까지 한다. 엄연히 따지자면 제조사는 구글에 제품을 공급하는 역할 정도다. 반면 안드로이드원은 구글이 가이드라인과 인증만 제공한다. 구글이 내세우는 조건은 그리 녹록지 않다. 앞뒤 카메라, 쿼드코어 프로세서, 마이크로SD카드 슬롯, 듀얼SIM 슬롯, 종일 쓸 수 있는 배터리 등이다. 올 초 계속 소문으로 돌았던 ‘안드로이드 실버’ 인증 제도가 이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선다 피차이 안드로이드 담당 수석부사장은 블로그를 통해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같은 나라 국민들이 스마트폰 구입부터 적절한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안드로이드원을 소개한 바 있다.
이미 저가 안드로이드 제품은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이나 LG, 소니 등이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지만 다른 한 축은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중국의 저가폰들이다. 이런 제품들은 대체로 미디어텍이나 락칩을 비롯한 저가 칩을 쓰고, 그 느린 칩에서 돌아갈 낡은 안드로이드를 올린다. 필요에 따라 별도 런처를 쓰기도 하지만 이건 안드로이드인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구글에도, 이용자에게도 좋을 리가 없다. 안드로이드원은 이걸 싹 정리하자고 나온 프로젝트다.
구글이 하드웨어 제조사들을 손에 넣는 방법
구글은 그 동안 고성능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 안드로이드로 아이폰과 경쟁하려면 운영체제 그 자체의 완성도 뿐 아니라 하드웨어적으로 성능이 좋아야 하고 디자인까지 고급스러워야 했다. 그러다보니 고급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업 위주의 성장을 해 왔다. 시장은 이내 성숙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애플도 중국과 인도 시장에 적극적이다.
이 시장에 뛰어드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는 애플은 잘 만든 구형 제품을 싸게 뿌리는 전략을 세웠다. 애플은 이미 단종된 '아이폰4'를 인도 시장에 싸게 풀었다. 이게 애플식 저가폰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프로세서와 디스플레이를 낮춘 저가 갤럭시 스마트폰을 판다. 갤럭시가 가진 프리미엄 브랜드의 이미지를 내세워 저가폰을 판매하는 것이다. 이건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제조사가 쓰는 방법이다. 구글이 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하드웨어 제조사들을 싹 정리하는 것이다. 표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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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에이서, 알카텔, 에이수스, HTC, 레노버, 파나소닉을 비롯한 메이저 제조사들 외에도 카본, 인텍스, 라바 등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저가 제품 제조사들에 표준을 내놓았다. 그리고 퀄컴과 미디어텍을 파트너로 삼았다. 이들이 힘을 합쳐서 만드는 인도 시장용 저가 스마트폰에는 구글이 직접적으로 개발을 지원해 준다.
사실상 이 제조사들이 모두 구글의 저가 시장 공략 프로젝트에 올라탔고, 그 진두지휘를 구글이 맡는 것이다. 직접 부품 단가를 조정하고,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해결하고, 특허를 정리하는 등 노력을 쏟지 않아도 구글이 제시한 표준대로만 만들면 쉽게 안정적인 품질의 안드로이드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저가폰 100달러에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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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시장을 장악할 필요가 있다. 구글이 노리는 시장은 인도를 비롯해 올해 말까지 인도네시아, 필리핀, 방글라데시, 네팔,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이다. 인도만 해도 12억명이 넘는다. 필리핀은 1억명, 방글라데시는 1억6천만이다. 아직은 소득이 낮고 통신 시설도 좋지 않지만 성장의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구글로서는 이 시장에 스마트폰을 파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 인구들이 첫 인터넷을 접하는 통로가 구글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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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방법은 개인용 단말기를 보급하는 것이다. 그 안에서 광고 수익을 낼 수도 있고, 콘텐츠를 판매할 수도 있다. 그러려면 그 내부가 제각각인 저가폰보다는 아예 구글이 직접 나서서 구글 스스로가 원하는 이용 방법이 제시돼야 한다. 그 시기를 놓친 중국에는 껍데기만 안드로이드일 뿐 알맹이는 제각각인 안드로이드가 넘쳐난다. 구글을 거부하는 중국은 어쩔 수 없지만 새 시장에는 구글의 서비스를 뿌리 내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물론 그러려면 비용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광고 수익을 나누거나 제조에 지원을 할 수도 있다.
구글이 그런 비용을 쓸까? 구글은 이미 아프리카를 비롯한 저소득 국가에 인터넷 망을 까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관계가 없어보이지만 망을 까는 사업과 안드로이드원 모두 바라보는 목표는 다르지 않다. 이용자를 늘리는 투자는 충분히 할 수 있다. 그게 구글이고, 신흥 국가들은 구글에 가장 매력적인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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