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 언어 OS, 독자적 앱스토어 900만 '미펀'은 아이디어 창고
중앙일보 2014.09.06(토) 손해용 기자, 베이징=최준호 기자
중국 스마트폰 '샤오미' 돌풍
애플처럼 전 제작 과정 아웃소싱
시설 투자비 적고 물량 조절 쉬워
지난달 말 베이징 중관춘(中關村)에 있는 샤오미(小米·좁쌀) 본사의 체험관은 중국 곳곳에서 찾아온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최신 전략폰인 ‘Mi4’, 태블릿인 ‘Mi패드’는 물론 헤드폰·외장하드·스피커 등 다양한 샤오미 제품을 살펴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스스로 ‘미펀(米粉·샤오미의 팬이라는 뜻)’을 자처한 왕펑(24)은 “샤오미는 언젠가 삼성·애플을 뛰어넘는 중국의 자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사 1층 로비에 마련된 대형 TV에서는 샤오미를 응원하는 각양각색의 메시지가 영상으로 흘러나왔다. 세계 곳곳의 미펀이 보내 온 영상들을 편집한 것이다. 샤오미 측은 “이런 미펀이 900만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미펀은 한국에도 있다. 팬택의 ‘베가 넘버6’를 사용하는 김모(29)씨는 기본 탑재됐던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아닌 샤오미의 MIUI를 운영체제(OS)로 사용한다. 샤오미가 안드로이드를 독자적으로 개량한 OS다. 중국 OS이지만 한글화 작업으로 메뉴는 한글로 표시되고, 카카오톡 같은 국내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는 데 별문제가 없다.
MIUI는 26개 언어 버전이 나와 있으며 전 세계 이용자가 7000만 명이 넘는다. 실제 MIUI 웹사이트 포럼에는 MIUI를 이용하는 전 세계 이용자의 피드백이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샤오미는 이들의 의견을 취합해 일주일에 한 번씩 OS 업데이트를 실시한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회사 샤오미의 질주가 무섭다. 첫 스마트폰을 내놓은 지 3년여 만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 세계 스마트폰 시장 5위에 올랐다. 중국 3대 정보기술(IT) 기업을 지칭하던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에 샤오미가 더해져 4대 IT 기업을 뜻하는 ‘TABX’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스마트폰 제조사인 것 같지만 샤오미는 스스로 ‘모바일인터넷 회사’라고 소개할 정도로 태생부터가 SW 기업이다. 첫 제품도 스마트폰이 아닌 OS인 MIUI였다. 최고경영자(CEO)인 레이쥔과 빈린 모두 SW 전문가다. 주요 경영진 9명 중 7명이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일했다.
유진투자증권 윤혁진 연구원은 “샤오미의 진짜 경쟁력은 바로 SW”라며 “부품 종류에 따라 유연하게 SW를 설계하고 최적화한 덕분에 상대적으로 저사양 하드웨어에서도 성능·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샤오미의 SW 파워가 집약된 것이 바로 MIUI다. 안드로이드 폰에 애플스러운 환경(사용자경험·UX)을 만들었다. 자체 OS를 갖게 됨으로써 샤오미는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이 아닌 자체 앱스토어를 구축, 독자적인 생태계를 확보했다. 삼성전자도 하지 못한 난제를 해결한 셈이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플러리에 따르면 샤오미 이용자는 아이폰 이용자에 비해 7% 더 많은 시간 앱을 이용한다. 삼성전자 이용자는 되레 14%가 적다.
윤 연구원은 “단말기 판매를 통해 수익을 내는 기존 스마트폰업체와 달리 샤오미는 스마트폰을 자사 콘텐트를 판매하는 채널로 보고 있다”며 “저가의 스마트폰으로 사용자기반을 넓힌 뒤 SW·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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