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섭의 세상 속으로] 연봉 301억 원과 '마술컵'
- 부산일보 2014.04.02(수)
"컵에 물이 다 차면 물이 밖으로 흘러내려야 한다. 하지만 물이 다 차는 그 순간 마술처럼 컵이 더 커지고 있다."
'빈자들의 교황'으로 추앙받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경제학 이론 가운데 하나인 낙수 효과를 비판하며 예로 든 '마술컵'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낙수 효과는 대기업 및 부유층의 소득이 늘어나면 더 많은 투자·소비가 이뤄져 경기가 살아나고, 저소득층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는 이론이다. 분배보다는 성장에 초점에 둔 이 이론은 그동안 우리나라는 물론 자본주의 종주국인 미국에서도 신줏단지처럼 받들어 모셔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낙수 효과가 작동하려면 잔이 가득 차면 넘쳐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며 이는 '순진한 믿음'이라고 비판한다. 교황이 비유로 든 마술컵은 부가 결코 저소득층에게 저절로 흘러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을 세계인들에게 일깨워 줬다.
자본주의 체제 최대 위협은 빈부 격차
최저임금 인상, 부자증세 등 해법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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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의 화두는 빈부 격차와 양극화에 모여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67쪽의 보고서를 통해 "임금 격차 등으로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극이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며 이는 결국 세계 경제성장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이른바 다보스포럼에서도 앞으로 세계경제에 위협이 될 최대 요인으로 빈부 격차를 지목했다.
해법도 다양하게 모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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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가. 취업자 2천500만 명 가운데 월소득이 100만 원도 안되는 사람이 600만 명을 넘는다. 정부는 고용률 70% 목표를 맞추기 위해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이어 하루에 한 두시간씩만 일하는 '초단기 근로제'까지 도입을 검토 중이다.
다시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이다. "고액 연봉과 보너스는 탐욕과 불균형에 바탕을 둔 경제의 상징물이다." 교황은 오는 8월 아시아 청년대회 참석과 124위 시복식 주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교황에게 최인호의 소설 '상도'에 나오는 70%만 채우면 부은 술이 흘러 버리는 또 다른 마술컵 계영배 얘기를 들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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