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대체할 ‘웨어러블 디바이스’
사생활 침해 논란과 헬스케어 분야의 의료법이 쟁점
과거 PC는 사무실이나 집에서만 사용해야 하는 기기였다. 이동하면서 컴퓨터 작업을 한다는 것은 상상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었다. 이후 개발된 랩탑의 경우, 이동하면서 PC 작업을 가능하게 만들었지만 편리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배터리 충전을 지속적으로 해주어야 하며, 이동하는 데도 불편했기 때문이다.
이동하면서 사용하는 컴퓨터, 더 나아가 옷처럼 입는 컴퓨터에 대한 동경은 계속되어 왔다. 그리고 그 동경은 몇십 년이 지난 지금,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웨어러블 컴퓨터의 개념은 컴퓨터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으로 입거나 의복에 착용이 가능한 작고 가벼운 컴퓨터를 말한다.
이미 군대에서 수십 년 전부터 개발되었으며, 최근에는 그 활용범위가 넓어져 옷이나 시계, 안경 등 사람이 자주 쓰는 도구에 사용되거나 컴퓨터 등을 결합하여 상용화하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웨어러블 컴퓨터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서 그 개념이 넓어졌다. 바로 ‘웨어러블 디바이스’이다.
▲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모바일 기술로 급부상하고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은 향후 6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일반적으로 PC에서 디바이스는 마우스, 키보드, 디스플레이 모니터 등 다른 하드웨어 유닛에 대해 두루 사용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크기가 작은 컴퓨터에서는 함께 물리적으로 좀 더 많이 통합된 장치를 가리킨다.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는 말 그대로 입을 수 있는 어떤 주변 장치를 말한다.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모바일 기술
이러한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대한 연구가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고, 이것이 상용화로 이어지면서 3년 후에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의 규모가 60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초점: 웨어러블 디바이스 동향과 시사점’을 통해 발표한 내용이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모바일 기술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입을 수 있는 스마트 기기에서 벗어나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해주고, 스마트폰마저 번거롭다고 생각할 만큼 익숙하게 된다는 뜻이다.
특히 웨어러블 디바이스 중 헬스케어와 피트니스 분야의 시장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며, 그 시장 규모만 해도 2016년까지 50억 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CT 분야 기술 선도 기업은 물론이고 스포츠용품업체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각 기업에서 독자적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술을 개발할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하드웨어의 기술력이 좋은 기업과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좋은 두 기업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협력관계를 맺어 윈-윈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마케팅은 주로 그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존에 나와 있는 몇몇 기기들만 봐도 기기를 사용함으로써 ‘생활의 어떤 편리함을 가져다 주는가’보다는 기기 자체의 객관적 스펙을 다루는 내용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대다수가 비전문가인 소비자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기능보다는 라이프 스타일 제시가 중요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능을 제시하기보다는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기기 자체의 스펙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생활하는 데 있어 큰 불편함이 없다면, 소비자의 관심은 기기 사용으로 인한 삶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마케팅을 두고 가장 성공적인 평가를 받는 것은 한 스포츠업체의 건강관리 손목밴드이다. 이 손목밴드는 사용자의 운동 정보를 수집하는데, 이는 소비자의 일상을 기록하는 이른바 ‘라이프 트래커’(life tracker) 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이 시장에 진입한 기업들은 수도 없이 많았다. 하지만 기존의 기업은 측정의 정확성, 방수 여부 등 기능적인 면을 강조했고 그 결과 소비자들을 끌어모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기업은 ‘역동적인 삶을 살기 위해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하는 삶’이라는 모토를 가지고 모든 요소를 결합하였다.
이 기업은 ‘인생은 스포츠다. 의미있게 만들자’(life is a sport, make it count)라는 구호로, 삶은 스포츠처럼 역동적이어야 한다고 표현하였다. 이는 삶을 측정(count)함으로써 의미 있게(count) 만들자는 이중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소하지만 사람들의 심리를 잘 이용한 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떻게 사생활 침해를 막을 것인가
이렇게 승승장구 하고 있고,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에도 과제는 존재한다. 바로 사생활 보호 관련 이슈이다. 사용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사생활 침해 논란과 헬스케어 분야의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관련된 의료법이 그 쟁점이다.
먼저, 사생활 침해 논란은 가장 중요시하게 검토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타인뿐만 아니라 사용자 본인에게도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마트 안경은 단말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보는 장면들이 촬영됨과 동시에 공유된다. 이는 타인에 대한 사생활 침해가 될 수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만약 생활패턴이나 민감한 개인 기록들이 저장되어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해킹 당하거나 잃어버렸을 경우에는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아직까지 이를 예방할 법이 제정되어 있거나,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 것은 아니다.
헬스케어 분야의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관련된 의료법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미국에서는 합법이지만, 국내에서는 원격진료가 의료인 간 교류에만 허용되고 있다. (의료법 34조 1항 참고)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헬스케어 분야의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확산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을 둘러싼 다양한 쟁점들이 오가고 있다. 분명한 것은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들이 계속해서 시장에 나오고 있다는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시장상황을 모니터 함으로써 사회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는 분야라는 것이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은 단순히 좋은 하드웨어에 무수한 기능을 넣어 스마트폰과 연동성을 강화하는 것에서 벗어나, 어디에 초점을 맞출 것이냐가 관건이 되고 있다.
이슬기 객원기자 | justice0527@daum.net
저작권자 2013.11.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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