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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가 평등하다는 착각을 버려-이종대 트리움 이사

배셰태 2013. 10. 31. 09:45

SNS가 평등하다는 착각을 버려

시사INLive 2013.10.31(목) 이종대 트리움 이사

 

토머스 프리드먼의 책 < 세계는 평평하다(The World is Flat) > 는 매우 논쟁적인 주장을 담았다. 199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된 세계화와 정보화로 인해 낙후되어 있던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되었고, 인도가 IT 강국으로 급부상하는 등 국력이 약한 나라들이 강대국에 비해 좀 더 분명한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서 전 세계가 '평평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소셜 공간이 얼마나 민주적이고 평등한지, 그 덕분에 얼마나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지 열렬히 설파했다. 세계 반대편에서 일어났던 아랍 혁명을 이야기했고, 제주 강정과 희망버스, 그리고 정권교체를 이야기했다. 그들이 바라본 소셜 공간은 토머스 프리드먼이 바라본 세계만큼이나 평평한 곳이었다. 하지만 필자가 최근 몇 년간 국내외 유수 기업과 여러 기관의 의뢰로 진행한 다양한 소셜 미디어 분석 컨설팅 결과들을 뜯어보면, 소셜 미디어가 반드시 평평하다고만 할 수 없다

 

<중략>

 

소셜 공간의 이슈 형성 및 확산은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첫째가 '봉건형 확산(feudal diffusion)'이다. <중략>
둘째는 '유유상종형(homophily)'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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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스타일'이 세계적으로 확산된 비결

'강남 스타일'의 세계적인 히트는 전반부의 '봉건형'과 후반부의 '유유상종형' 이슈 소비가 결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초반에는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위계화된 케이팝 팬덤이 '봉건형'으로 이슈를 소비하는 동시에 매스미디어 보도 등을 통해 세계 각지의 유명인들을 끌어들이며 확산의 폭을 넓혀갔다. 후반부에는 '강남 스타일' 콘텐츠에 공감하는 일반인들이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유유상종형' 확산 패러디물을 만들어내면서 전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봉건형' 확산과 '유유상종형' 확산이 주를 이루는 소셜 공간은 평평하지 않은 공간이다. '봉건형'은 물론이고, '유유상종형' 확산을 이뤄낼 만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기술과 센스가 불균등하게 분배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유유상종형' 확산을 통해 팬을 확보한 일반인은 결과적으로 또 다른 '봉건형' 확산 과정의 주역이 된다.

이처럼 소셜 공간은 끊임없이 '권위'가 재창출되면서 위계적인 본질을 유지한다. 그래서 기업이나 기관, 개인은 '평평한' 소셜을 가정하고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면 안 된다. 그 대신 유력자와 이들을 정점으로 구성된 소셜 역학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들을 동조자로 포섭하기 위한 메시지 전략을 면밀히 수립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대중이 '유유상종형'으로 소비하는 뜨거운 이슈가 무엇인지 주목하고 이에 기민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