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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가 없으면 창조경제는 없다

배셰태 2013. 8. 31. 14:44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에 대한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둘 다 정확한 해석이나 대안제시는 불명확합니다. 특히 경제민주화는 대기업이나 경제단체들이 기업의 경제활동을 옥죄기 위한 편향된 정책으로 폄하하며 쉽게 입에 올리기 어려운 단어가 되었습니다.

 

반면 창조경제는 정부의 투자나 재정 지원이 선행되어야 하고 중소기업, 대기업을 불문하고 기업에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호응도는 높지만 경제민주화와 마찬가지로 개념정의도 불분명하고 대안제시가 부실해 기대감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과학기술과 ICT를 활용해 창조경제를 살리겠다고 하지만 기업은 그것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막연하게 기업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희망만은 아직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가 창조경제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는 과학기술과 ICT가 무엇인지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또한 현재 정부의 출연 연구소나 대학 연구소들이 기업에 도움이 되는 과학기술과 ICT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조차 의문스럽습니다. 그동안 정부가 과학기술과 ICT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았거나, 개발된 기술을 활용하지 않아 경제가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왜 정부가 새삼스럽게 과학기술과 ICT를 들고 나왔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전문가도 많습니다. 창조경제도 경제민주화와 마찬가지 취급을 받는 이유입니다.

 

성급한 사람들은 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가 어차피 모호한 용어에 불과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반대하는 경제민주화는 버리고 모두가 환영하는 창조경제만이라도 우선적으로 개념정의도 하고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정부의 주요 정책인 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가 대립되는 용어이거나 선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조화를 이뤄야 상생할 수 있다는 점을 먼저 인식해야 합니다.

 

경제민주화는 창조경제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중요합니다. 경제민주화가 되지 않으면 창조경제는 정부의 구호에 그치고 말 것입니다. 경제민주화가 선행되지 않으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창업은 활성화될 가능성이 낮습니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창업을 하라고 아무리 요구해도 망할 것이 뻔하고, 죽도록 노력한 결과를 대기업에게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면 아무도 창업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 경제의 불합리한 구조와 약탈적 거래관행이 청장년층의 창업의지를 꺾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한국의 경제구조를 전환할 수 있는 정책이 창조경제이고, 이를 살리고 경제민주화를 버릴 것이 아니라 먼저 시작해야 합니다. 정부가 경제민주화로 불공정한 거래와 변칙이 난무한 경제상황을 일소하지 않는다면 창조경제는 출발도 하지 못합니다. 현재 정부가 창조경제라는 말을 아무리 해도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고 귀담아 듣지 않는 이유입니다 경제민주화가 없으면 창조경제는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경제민주화는 창조경제를 방해하지 않고, 창조경제도 경제민주화의 걸림돌이 아닙니다. 경제민주화를 창조경제의 생태계 관점에서 제대로 이해해 활성화하지 못한다면 창조경제는 없다고 봅니다. 경제민주화에 관련된 정부의지가 한국경제의 미래를 결정할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가 한국의 창고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면 과연 그들이 성공하여 버젓한 기업이라도 하나 만들어 놓을 수 있었을까요? 한국인의 평균 지능지수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민족입니다. 하지만 사회 시스템과 구조는 기업을 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곳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휴대전화 대리점을 운영하다가 월세에 밀려 쫓겨났을 것" 이라는 대답이 네티즌의 가장 많은 공감을 받았다는 내용이 생각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구글, 페이스북 등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아이디어들이 모두 창업자의 대학 시절에 나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생태계 구축이 시급합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