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신문 2013.08.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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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가 지난 주말 3일 동안 관객 159만9778명을 동원해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1일 기준 누적관객은 644만5399명을 기록,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 ‘설국열차’는 프랑스 만화 ‘설국열차’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배우 송강호, 고아성, 크리스 에반스, 틸다 스윈트 등이 출연해 새로운 빙하기 인류 마지막 생존지역인 열차 안에서 발생한 갈등을 담은 영화다.
영화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지구 온난화 현상이 심각해지자, 인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화학물질인 ‘CW-7’을 대기 중에 뿌렸지만 지구 온난화 현상이 해결되기보다는 오히려 지구 전체를 얼어붙게 만든 빙하시대를 맞게 된다. 월포드는 이같은 현상을 예견하고 설국열차를 개발했다. 이 열차를 타는 것만이 빙하기를 맞은 지구에서 유일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 된 것이다.
권력과 재력이 있는 사람들은 선택을 받아 앞칸에 있었으며, 생존하기 위해 무임승차해 선택받지 못했던 사람들은 뒤칸에서 살았다. 빈부의 격차를 넘어 권력과 힘을 가진 사람들은 호의호식하면서 갖지 못한 사람들을 짐승 취급했다. 억압받았던 뒤칸 사람들은 자신들의 존엄성을 되찾기 위해 앞칸 사람들의 권력에 대항해 앞칸으로 나아가기로 결심하고 반란을 일으키게 된다. 결국은 엔진칸이 폭발하면서 눈사태가 발생해 마지막 생존지역이었던 설국열차가 파괴돼 파국을 맞았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산업화 이후 고도성장을 해왔다. 그 결과 절대 빈곤층이 줄어들면서 중산층이 형성됐다. 그러나 1997년 IMF 외환 위기를 맞으면서 기업 구조조정과 대규모 해고가 발생했다. 여기에 사회복지제도가 미흡해 실업과 고용 불안이 만연하게 됐다. 특히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노동시장 양극화는 이른바 ‘88만원 세대’를 비롯한 근로 빈민층을 양산하고 있다.
또 국유지를 제외한 전 국토의 절반을 전체 인구의 상위 1%가 소유하고 있는 등 재산 소유 불균형 현상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한편 산업·기업 간 양극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 산업으로 업종 전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생산성 격차도 확대되고 있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수익성, 투자액의 차이, 수출산업과 내수 산업 간의 성장률의 차이가 심화되고 있다. 이런 산업·기업 간 양극화현상은 한국의 ‘재벌’체제에 의해서 강화되고 있다.
또 새롭게 늘어나는 서비스업의 일자리도 대부분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자로 채워지게 돼 자산 소득자와 임금 근로자 간의 경제적 불평등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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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법과 제도를 만들고 정비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기업이 실생활과 기업현장에서 과거의 잘못된 일들이 줄어들거나 사라져서 더 좋아졌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경제민주화를 이뤄 계층 간에 소통하고 공생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확산시켜야 할 것이다. 설국열차가 보여줬듯이 특정계층의 희생만 강요하거나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부의 분배를 시도했다가는 공멸을 자초할 수밖에 없다. 이해 당사자 간의 대화, 소통, 타협을 통해 공생의 길을 찾는 것이 박근혜정부, 그리고 모든 대한민국 국민들의 역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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