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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스마트폰 경제'에 울려대는 경고음

배세태 2013. 7. 5. 08:31
'삼성 錯視(착시)'에… 경고음 못 듣는 한국경제
조선일보 2013.05.29 (수)
 
세계경제 위기 속에서도 한국 기업들은 꾸준한 실적을 올린 것 같지만 실상은 '삼성 착시(錯視)'였을 뿐이다. 매년 실적 최고치를 경신해온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를 제외하곤 철강·조선·중공업 등 한국의 나머지 주력 산업은 최근 수년간 반 토막에 가까운 이익 감소를 겪고 있다. 특정 기업 호황에 따른 통계에 가려 한국 경제에 비상(非常)이 걸린 줄 모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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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한국 경제를 버텨 온 휴대폰과 자동차 업종마저도 힘에 부치는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기아차는 엔저(円低)와 국내 강성 노조 문제로 성장을 이끌기 힘든 상황을 맞고 있다. 현대차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37%나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부서가 전체 이익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편중돼 있어 '스마트폰 붐'이 끝날 경우 어떻게 될지 모른다.


 
전경련 배상근 경제본부장은 "비상벨이 울린 지 한참 됐는데 그 경고음을 듣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양재찬칼럼]'스마트폰 경제'에 울려대는 경고음

아시아경제 2013.06.24 (월) 양재찬 논설실장

 

어디를 가도 장사가 안돼 힘들다고 한다. 큰 기업이든 작은 기업이든, 대형 마트든 전통시장이든 마찬가지다. 그도 그럴 것이 전기 대비 경제성장률이 8분기째 0%대인데, 그나마 갤럭시로 대표되는 스마트폰이 이끄니 다른 업종과 기업에선 실감이 나지 않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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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산업, 특정 기업에 치우친 나라 경제의 성장은 쏠림의 정도만큼 리스크도 크다. 삼성전자 없는 한국 경제가 앙꼬 없는 찐빵이듯 스마트폰 사업이 빠진 삼성전자는 바람 빠진 자전거다. 스마트폰의 원조인 아이폰의 애플을 누르며 난공불락의 성을 쌓는 듯했던 삼성전자가 수요 둔화와 단가 하락의 복병을 만났다. 스마트폰 의존도가 지나치게 빨리 크게 높아질 때부터 예견돼 온 리스크 부메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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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TEㆍ화웨이ㆍ레노버 등 중국 3대 전자 메이커의 추격도 무섭다. 특히 화웨이는 지난주 애플 및 삼성전자보다 얇은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15년 동안 세계 1위 휴대폰 업체로 군림해 온 핀란드 노키아를 인수할 뜻을 밝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여기저기서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을 향해 울려 대는 경고음은 곧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불길한 사이렌이다.

 


 
특정 산업, 특정 기업에 한국 경제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 방법은 스마트폰 이외 여러 분야에서 갤럭시만 한 제품을 만들고 삼성을 능가하는 기업을 키우는 것이다. 하지만 곳곳에서 정치와 관치(官治)가 발목을 잡는다. 새 정치를 외쳐 대던 정치권은 국정원 선거 개입과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 등 지난해 대선 정국으로 되돌아간 모습이다. 재무관료 출신 '모피아'의 금융계 점령은 과거 정권을 뺨치고, 불량 부품을 눈감아 준 '원전 마피아'의 담합으로 수출품을 만들어야 할 공장설비 가동이 위태롭다.

 

박근혜 정부가 내세우는 '창조경제', 그릇된 정치와 관치를 추방해 민간의 창의력과 혁신 능력을 살리는 데서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