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 어디에 뿌리느냐가 도달고객수 100배 차를 만든다
동아비즈니스리뷰 122 호 (2013.02.20) / 이동현, 정명호, 임일, 유시진, 이창민
http://www.seri.org/ic/icDBRV.html?pubkey=ic20130220001
Based on “An Empirical Study of Word-of-Mouth Generation and Consumption” by Sha Yang, Mantian Hu, Russell S. Winer, Henry Assael, and Xiaohong Chen (2012, Marketing Science 31 (6) pp. 952-963)
왜 연구했나?
최근 구전(입소문)만큼 마케터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주제가 있을까? 1940년대부터 이뤄져 온 다양한 구전 관련 연구들에 따르면 구전이 다른 마케팅 소통 수단(예: 광고)보다 적어도 두 배 이상의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많은 고객들이 온라인상에서 연결되고 있는 SNS 세상에서는 구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한 컨설턴트는 ‘해당 기업이나 제품을 친구나 친지에게 얼마나 추천할 의향이 있는가’를 기업의 장기적 성과를 파악할 수 있는 ‘궁극적인 질문’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Net Promoter Score(NPS)라는 형태의 지표로 소개했다.
그런데 기업 입장에서 구전을 통한 마케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첫 번째는 구전의 생성 즉, 얼마나 소비자들이 남들에게 추천하고 소개하는 구전을 일으키는가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구전의 소비 즉, 제품이나 서비스의 구매 의사결정에 있어 얼마나 다른 소비자들의 의견을 참조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동안 많은 구전 관련 연구들이 있었지만 이러한 구전의 생성과 소비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 두 가지 구전 관련 활동 사이에는 긍정적인 보완 관계를 통한 시너지가 있을 수도 있고 부정적인 대체 관계가 존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남가주대(USC)의 샤 양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구전의 생성과 소비 간의 관련성을 밝힐 수 있는 계량적 모형을 개발하고 이를 실증해 봄으로써 마케터들에게 구전에 대한 좀 더 심층적인 이해를 제공하고자 했다.
무엇을 연구했나?
이 연구에서 연구자들이 던졌던 핵심 질문은 간단하지만 매우 본질적인 것들이었다.
● 구전의 생성과 소비에는 과연 연관성이 존재하는가? 즉, 구전을 많이 일으키는 것이 구전을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행위와 관련돼 있는가?
● 만약 그렇다면 그러한 연관성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가? 즉, 구전의 생성과 소비 사이의 연관성은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긍정적이라면 구전을 많이 일으키는 소비자가 구전도 많이 참조한다는 의미일 것이고 부정적이라면 구전을 일으키는 소비자들과 구전을 활용하는 소비자들은 따로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 소비자들의 제품 사용 경험이나 미디어에 대한 노출은 이러한 구전의 생성과 소비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 위에 열거한 모든 관련성에 있어 고객들 간의 차이는 존재하는가? 존재한다면 이것을 어떻게 구전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가?
어떻게 연구했나?
저자들은 마케팅 학술연구에서 소비자들의 선택 행동을 설명하는 데 많이 사용되는 계량적 분석법인 이산선택 모형(discrete-choice model)을 활용해 소비자들이 구전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선택이 가능하다고 상정하고 이 선택들 간의 관련성 정도를 측정하고자 했다.
저자들은 이 모형을 영국 자동차 산업에서 취합된 자료에 적용해 실증했다. 이 자료는 2007년 이후 1년 이내에 자동차를 구입한 4544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자료이며 각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구매할 때 타인의 구전을 활용했는지(구전의 소비),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구전 활동을 했는지를(구전의 생성) 측정했다. 이 두 가지 핵심변수 이외에도 최초 구매 여부, 연간 운행거리, 해당 구매 이전 보유 자동차 수 등의 제품 사용과 관련된 변수와 신문, 인터넷, TV 등에 대한 미디어 노출 관련 변수, 수입, 성별, 나이 등의 기본적인 인구통계학적 변수들이 측정됐다.
무엇을 발견했나?
본 연구에서 저자들은 다음과 같은 연구결과들을 도출했다.
● 소비자들은 구전을 생성하기도 하고 소비하기도 하지만 그 성향에 있어서는 차이점을 보인다. 즉, 어떤 소비자들은 적극적으로 구전을 생성하는 데 비해 어떤 소비자들은 다른 사람의 추천이나 의견을 자신의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구전 소비 활동에 더 적극적이었다.
● 구전의 생성과 소비 활동 사이에는 강한 연관성이 존재한다. 많은 소비자들에게는 두 가지 활동 사이에는 보완적 관계, 즉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는 데 비해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대체적 관계로 나타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는 남성, 젊은 고객, 교육 수준이 높은 고객, 수입이 높은 고객, 자동차 사용 경험이나 인터넷에 대한 노출 경험이 더 많은 고객들은 주로 보완적 관계를 보였고, 그렇지 않은 고객들은 주로 대체적 관계를 보였다. 대체적 관계를 보인다는 것은 구전을 생성할수록 남의 구전을 자신의 의사결정에 반영할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 소비자들의 제품 사용 경험이나 미디어에 대한 노출 정도는 구전의 생성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지만 구전의 소비와는 일정한 관계를 나타내지 않는다. 즉, 더 많은 운전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이 더 많은 구전을 생성하고 최초 구매자들은 구전 생성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또한, 더 많은 미디어에 노출되는 소비자들이 더 많은 구전을 생성한다. 그러나 구매경험이 적을수록 더 많이 타인의 추천이나 의견에 의존하며 (음의 상관관계) 인터넷에 더 많이 노출된 소비자일수록 더 구전에 많이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의 상관관계)
● 제품의 사용 경험과 구전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는 소비자 간 이질성이 존재한다. 이는 구전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초기 타깃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들의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구전 마케팅의 씨앗(seed)을 어떤 소비자 그룹에게 뿌리느냐에 따라 두 단계 정도의 구전을 거치면 총 도달 고객 수에서 3배에서 100배까지 차이가 난다.
연구결과의 교훈은?
이 논문은 구전을 일으키는 생성 프로세스와 타인의 구전을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소비 프로세스 사이의 상호작용을 최초로 실증적으로 연구한 데 그 의의가 있다. 또 이 연구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텍스트마이닝(text mining) 등의 활용을 통해 구전 내용을 질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보완된다면 종합적인 구전 활동에 대한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유시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shijinyoo@korea.ac.kr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미국 UCLA대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싱가포르 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에서 조교수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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