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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종이책의 동생, 전자책의 성장 일기 `전자책의 충격`

배셰태 2012. 1. 16. 16:22
 


 

 

“종이책은 죽었다.”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매사추세스공대 교수의 말입니다. 네그로폰테 교수는 종이신문도 5년 안에 곧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종이책은 도서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으며, 소장과 휴대를 위해 필요로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향후 펼쳐질 미래에 대해 고민을 안겨주었습니다. <전자책의 충격>은 바로 그 고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출판업계가 밟아 온 역사를 되짚어보면서 ‘책’이라는 매체와 ‘읽기’라는 방법의 변화를 조명해볼까요? 책의 서론은 킨들과 아이패드를 시작으로 전자책의 탄생을 이야기합니다.


아이팟의 성공사례를 예로 들며 음악시장처럼 종이책이 주류를 이루었던 독서 환경에 이제는 전자기기가 주류로 들어서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혹자는 전자책을 보고 종이의 질감을 찾을 수 없고, 액정화면이라는 이질감에 먼저 거부를 해 버리기도 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바리스타의 커피에서 자판기 커피의 달짝지근한 맛을 찾아볼 수 없고, 자판기 커피에서 바리스타의 은은한 커피 향을 찾아 볼 수 없듯이 전자기기에서 맨질맨질한 종이의 질감을 찾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대신에 평면과 터치의 편리함이 있지요.

종이책과 전자책은 ‘책기계’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종이책은 아톰(물질)의 세계이고 전자책은 비트(전기신호)의 세계라는 점에서 책기계가 작동하는 양상이 근본적으로 다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변화를 수용하는 사회에서 언제까지나 보수주의적 사고를 유지할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전자책은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독자에게 새로운 독서 습관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요? 그저 종이책의 향기를 간직하고 싶어 전자책을 멀리한다면 전자책이 가져 올 충격보다 종이책의 일방향적 전달에 느낄 충격이 더 커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서점이 온라인 스토어로 옮겨질 것을 예상하면 몇 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기도 합니다. 서점의 강점 중 하나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책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살펴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만화책과 잡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서적들이 모든 독자층에게 열린 독서 환경을 제공하고 있지요.

하지만 이것이 스토어로 옮겨지게 된다면 책의 전면을 오픈할 수가 없게 됩니다. 그렇게 된다면 독자들이 미리보기로만 책을 볼 뿐, 굳이 책을 사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결국 저자가 우려한 베스트셀러만의 수요만 높아질 위험이 있습니다.


 

저자는 여기에 소셜 미디어가 만드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를 적용해보고자 합니다. 블로그나 트위터 등의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는 개개인이 바로 정보통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취향과 맞는 정보를 제공해 주는 사람은 기억을 하고 두고두고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직은 다방면의 정보를 다루는 소셜 미디어가 많지만 만약 이 방법이 활성화된다면 책 리뷰나 추천 전문 블로거들이 탄생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현재 많은 여성들이 뷰티를 비롯한 화장품, 패션 계통의 전문 블로거들로 성장하고 있는 것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책은 물론이고 타 컨텐츠들을 다룬다 하더라도 과연 자발적인 소셜 미디어 활동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의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여기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자면 전자책의 ‘미리보기’에 대한 체계적인 정리가 어떨까 합니다.


검색엔진을 구체적으로 강화하는 방법이 건전하고 현실성 있는 대안일 수 있습니다.


 

현재 온라인 상에 있는 책들은 모두 소박한 형태나 통과의례적인 미리보기, 또는 소개 정도만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미리보기만으로 독자가 자신이 찾고자 하는 책에 적합한 것인지 판단하는 것이 다소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 점에서는 책을 모두 살펴볼 수 있는 오프라인 서점이 매우 강세합니다. 때문에 스토어에서는 ‘미리보기’라는 정보제공만으로도 충분히 책을 파악할 수 있도록 섬세한 소개글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는 저자가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오라이도 서점처럼 ‘맥락장’의 방법도 일부 적용할 수 있습니다. 맥락장이란, 책의 장르별로 ‘플로어 책임자’를 두고 책임자들이 각각의 컨텐츠를 관리하고 경쟁하고 추천하면서 책을 판매하는 시스템입니다. 단순히 분야별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책을 분리하고 편집한다고 했을 때 맥락장만큼 매력적인 방법이 있을까 싶습니다.


또한 서점과 스토어의 성격을 아예 달리하여 서점의 존재를 더욱 굳건히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즉 서점에서는 양보다는 질로 승부하는 방법, 오라이도 서점과 같은 맥락장을 오프라인 서점에서 이용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서점은 크고 작은 텍스트들로 이루어져 있어 생산적인 독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반대로 스토어에서는 단지 책을 ‘사고 읽는’ 형태의 Book Mart 개념이 도입된다면 ‘책’이라는 동일 컨텐츠를 다루되 방향을 달리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차별화를 둘 수 있게 됩니다.

 

그 다음으로 살펴볼 출판업계의 속성과 전자기기의 속성 비교가 흥미롭습니다.  모든 것이 ‘쿨’해지는 세상에서 출판 콘텐츠는 예외적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뜨겁습니다. 쿨한 속성과 뜨거운 속성을 대비시켜 보면 출판 미디어의 성격이 쉽게 드러납니다. 빠르고, 쉽고, 가볍고, 간편하고, 밀도가 성기고, 참여가 쉬운 성질은 쿨한 것입니다.

반면 느리고, 어렵고, 무겁고, 복잡하고, 밀도가 촘촘하고, 참여가 어려운 성질은 뜨거운 것입니다. 이처럼 ‘뜨거운 속성’을 가지고 있는 출판이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는 이유는 콘텐츠 자체가 가지고 있는 속성이 달라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판이 가야 할 길은 명확합니다. 책은 지금보다 쿨해져야 하지만, 그것은 콘텐츠의 밀도를 성기게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책 고유의 밀도는 높은 수준에서 유지한 상태에서 네트워크 속에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독자 대중의 참여도를 높이는 방식이 되어야 합니다.


 

또다시 이 수단으로는 맥락장이 적용될 수도 있다고 보는데요. 그리고 이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오히려 지금의 시기는 위기가 아니라 출판업계를 전문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는, 전화위복의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기술의 시대에 주인은 콘텐츠가 아니라 기술력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자가 출판시대를 예언하며 그것이 작가의 저작권과 가치가 높아지는 더 유리한 환경이라고 했는데 과연 작가의 홀로서기는 저자가 예언한만큼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책임지고, 스스로 뚫어야 하는 무한경쟁 속에서 작가는 스스로 나아갈 길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리고 그게 이 책 저자의 말처럼 과연 평평하기만 한 환경일 지는 확언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전자책 리더를 사게 된다면 어떤 것을 사고 싶으세요? 저라면, 아이패드처럼 전력 소모가 많고 컬러풀하며 다양한 기능이 있는 것보다는 킨들처럼 전자잉크를 사용하는, ‘책’을 온전히 ‘기계’로 옮겨 온 기기를 살 것입니다.
하지만 예상하건대 한국에서는 아이패드 형태의 리더가 훨씬 호응을 받을 것 같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독서량이 적고, 경제성과 효율성을 따지기 때문에 단순히 책만 볼 수 있는 기기를 사기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책은 물론이고 컬러 잡지도 볼 수 있고, 동영상도 볼 수 있는 다기능을 갖추어 내장이 화려한 기기를 선호할 것입니다. 한국인들의 독서량이 적은 것이 원인이라면, 그들이 책을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조성이 해결책으로 선행되었을 때 책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마샬 매클루언이 정의 한 현대는 다수와 다수의 간섭과 공유였습니다. 순차적이며 일방향적인 과거의 미디어들은 전달자와 수혜자의 위치가 정확했습니다. 그러나 의견과 의견의 사이가 가까워지고 전달에서 전달의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사람들은 서로에게 간섭과 공유가 가능해졌으며 그때의 공감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제는 정보의 격차가 매우 미미해지고 누구나 비슷한 수준의 정보를 지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야흐로 뉴미디어의 시대가 찾아온 것입니다.


콘텐츠는 이용자의 기호와 취향에 맞게 자유롭게 변형이 가능하며 새로운 창조 역시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마샬 매클루언의 말을 다시 곱씹어보면, 정보의 이용과 가치는 개인적이나 서로의 가치와 생각에 자유롭게 간섭과 공유가 가능해진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합니다.


훌륭한 환경을 조성할때 콘텐츠의 세계는 평등해질 수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 창조자들의 구분 역시 모호해지며 평등해집니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을 둘러싼 또 다른 개인들의 공유와 간섭에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자책의 충격>이 선사하것은 충격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은 앞으로 등장할 미래의 뉴미디어에 대한 밝은 비전과 행복한 설레임도 선사하고 있었습니다.

 


   

 

 

                                                                                          두루누리 기자 - 한혜진 

                                                                                             sghgkr@hanmail.net

 

 

 

 

          


 

 

 

 

 

 

출처 : 두루누리의 행복한 상상
글쓴이 : 방송통신위원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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