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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티스타텔레콤 등과 대형마트까지 가세… 통신료 반값시대 열린다

배셰태 2012. 1. 6. 07:16

대형마트까지 가세… 통신료 반값시대 열린다

조선일보 IT/과학 B2면 TOP 2012.01.05 (목)

 

374개 매장 보유 홈플러스, 저가통신 진출 선언
홈플러스의 모회사 英테스코 통신망 빌려서 저가 서비스, 가입자 270만명 달해
CJ헬로비전 등 19개업체 가입자 35만여명 확보… 통신3사의 독과점 위협

 

새해 들어 저가(低價) 통신사(일명 MVNO)들이 잇따라 등장해 기존 통신 3사의 독과점 구조를 흔들고 있다. 대형마트·홈쇼핑·케이블TV 업체 등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반값 통신'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휴대폰 '반값 요금' 시대 열린다

대형마트 홈플러스는 4일 저가통신 사업에 진입하기 위해 시기와 방법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전국에 대형마트 125개와 기업형 수퍼마켓(SSM) 249개를 보유한 대형 유통업체다.

영국의 대형 유통업체 테스코의 할인매장 앞에 저가 통신사‘테스코 모바일’의 광고물이 잔뜩 붙여져 있다. 테스코는 영국에서 270만 명의 휴대폰 가입자를 확보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저가통신사로 자리매김했다. /블룸버그 뉴스

홈플러스는 막대한 투자비용이 드는 통신망을 직접 구축하지 않고 KT·SK텔레콤 등 기존 통신업체의 망(網)을 빌려쓰며 저가로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홈플러스의 모(母)회사인 영국의 대형 유통업체 테스코는 이 같은 사업으로 성공을 거뒀다. 테스코는 애플 아이폰, 삼성 갤럭시 등 인기 스마트폰을 대량으로 확보해 소비자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예를 들어 월 20파운드(3만6000원) 요금제에 가입하면 아이폰 3GS와 음성통화 250분, 문자메시지 5000건, 데이터 1기가바이트, 무선랜(와이파이) 무제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일정한 요금을 미리 내고 그 한도에서 사용하는 선불요금제, 유심 카드(가입자 식별칩)만 사서 사용하는 방식 등 다양한 요금제를 내놓았다. 대체적으로 보다폰 같은 기존 통신사보다 30~50%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테스코 이동통신 가입자는 270만명에 달한다. 2010년에는 시장조사기관 JD파워의 이동통신 소비자만족도 조사에서 1위(선불요금 분야)에 올랐다. 홈플러스 현경일 상무는 "테스코의 성공 모델을 국내에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대형마트에 모여드는 소비자에게 합리적 통신 상품을 팔면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 3사 독과점 깨질 듯

저가 통신사업은 현재 아이즈비전·KCT·한국정보통신·에넥스텔레콤·에버그린모바일·몬티스타텔레콤 등 19개 업체가 뛰어들어 가입자 35만여명을 확보했다. 예컨대 에버그린모바일의 '제로 100' 요금제는 월 1만원에 음성통화 100분을 제공한다. 기존 통신사 요금(2만1800원)보다 55% 저렴하다. 저가통신 업체의 한 임원은 "기존 통신사가 연간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우리는 통신 요금을 대폭 낮춰도 5% 정도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CJ그룹 계열 CJ헬로비전은 올 1월 1일부터 저가 통신 상품인 '헬로 모바일'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 1일 CJ오쇼핑을 통한 첫 판매에선 1만2000명 이상이 예약 가입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잡화점 CJ올리브영의 140여개 매장에서도 가입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국내 소비자들은 단순히 요금이 낮은 것보다 최신 스마트폰과 브랜드를 더욱 선호하기 때문에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저가통신 진입에 따른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저가통신사(MVNO)

가상 이동통신망 사업자(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의 영문 약자. 자체 통신망이 없기 때문에 가상(假想·Virtual)이란 이름이 붙었다. 기존 통신사보다 요금이 훨씬 싼 것이 특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