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FTA와 글로벌 IP 서밋] 1등 지식국민이 되자-이상희 대한변리사회 회장

배셰태 2011. 12. 9. 10:38

[기고] 1등 지식국민이 되자

부산일보 칼럼 2011.12.08 (목) 오전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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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9일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전 세계의 지식재산(IP) 단체 대표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제 2차 '글로벌 IP 서밋'개최되었다. 2010년 오바마 대통령의 전폭적 지원으로 미국이 시작한 글로벌 IP 서밋은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을 비롯한 14개 지식강국들이 참여해 대표적인 국제 지식재산 전문가 회의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회의 초기부터 10인 운영위원회 회원국으로 선출되는 등 대한민국의 활발한 활동은 새삼 지식재산권 분야의 변방국이 아닌 중요국의 위치에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줬다.

 

여기에 더 반가운 소식은 대한민국이 로마회의에서 회원국 만장일치로 차기년도 회의 개최국으로 확정돼 2012년 10월 서울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지식재산 올림픽이 펼쳐진다는 사실이다. 지식재산 분야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국제 특허출원 건수에서 우리보다 한 수 위인 일본과 중국을 제치고, 세계 지식재산 전문가 대표단이 서울로 모이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미국과는 달리 국가의 관심과 지원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민간 외교력으로 이루어 낸 소중한 성과이다.

 

필자가 글로벌 IP 서밋의 대한민국 개최를 귀중하게 여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 1900년도를 전후한 산업혁명 시기에 일본은 역사의 흐름을 재빨리 받아들여 아시아를 제패하는 경제 강국이 되었다. 하지만 쇄국을 고집하며 안방의 싸움에 치중하면서 역사의 흐름을 외면했던 우리는 일본의 지배를 받는 아픈 역사를 경험했다.

 

그로부터 100여 년 후의 오늘, 드디어 지식혁명의 시대이다. 이제 새로운 시대의 패권을 누가 잡을 것이냐에 따라 국가 운명이 좌우되는 기로에 서 있다. 산업혁명 때는 우리 경제가 '초가삼간 수준'이기에 붕괴되더라도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의 '값비싸고 복잡한 고층빌딩' 모양의 경제상황에서는 단 한 번의 붕괴만으로도 참혹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이러한 국가적 불행을 피해 가는 길은 오직 하나, 그 것은 바로 지식혁명인 것이다.

 

왜 미국은 글로벌 IP 서밋을 앞장서서 주최했을까? 무한한 경제적 부가가치를 탄생시키는 지식재산이야말로 새 시대의 핵심자원이기에, 산업국가에서 지식국가로 국가 개혁 방향을 확정했던 것이다. 때문에 미국은 세계 지식경제의 주도권을 잡고, 위기의 미국경제를 다시 한 번 끌어올리기 위해 국가 지식혁명을 채택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글로벌 IP 서밋을 민간조직 중심으로 전면에서 이끌게 하고, 정부는 후면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요동치는 지식재산 혁명의 역사적 물결 속에 안방 싸움만 하다 보면 다시 과거 산업혁명 시의 불행을 되풀이하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도 절호의 기회가 있다. 세계에서 세 번째, 아시아에서 첫 번째로 개최될 이번 회의를 국민적 IP 공감대를 '2012 글로벌 IP 서밋' 이라는  높이는 'IP 올림픽'으로 만들어 보자. 국민적 관심으로 산업사회의 국가위상을 높였던 88 올림픽이 그랬던 것처럼 소위 IP 올림픽을 통해 지식사회의 국가위상을 드높이는 개혁의 기회로 활용하면 어떨까.

 

최근 한미 FTA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이때에, 우리는 국가 지식경쟁력을 끌어올려 FTA가 세계 시장을 우리 시장으로 만드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마지못해 내어 주었던 구한말의 굴욕적 개항이 아니라 지식사회의 핵심인 특허분야는 이제 우리가 능동적으로 주도할 수준이 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산업국가에서 지식강국으로 탈바꿈하면 FTA가 세계 지식재산 영토를 우리의 경제 영토로 만드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차제에 우리 국민이 절실히 공감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