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트럼프의 다음 전략이란 다음은 북한인가?

배셰태 2026. 6. 16. 10:31

□트럼프의 다음 전략이란 다음은 북한인가?

엊그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별다른 설명 없이 2018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과 함께 걷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국제사회의 시선이 다시 평양으로 향하고 있다. 마침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및 핵 문제 합의가 가시화되는 시점이어서 "이란 다음은 북한인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사진을 단순한 추억 회상 정도로 해석하지만, 트럼프의 정치 스타일과 전략적 사고를 고려하면 그렇게 가볍게 볼 사안은 아니다. 트럼프는 언제나 상징과 이미지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정치인이다. 따라서 사진 자체가 아니라 그 사진 뒤에 숨어 있는 전략적 의도를 읽는 일이다.

●이란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미국의 대이란 군사행동은 단순히 중동 문제 해결에 그 목적이 있지 않았다. 트럼프는 집권 이후 지속적으로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를 강조해 왔다. 그의 전략은 상대방과 협상하기 전에 먼저 군사적 우위를 입증하는 것이다. 이는 그의 저서 “불구가 된 미국: 어떻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인가?라는 책에서 밝힌 내용이고 그가 재등장한 이후 행동해 온 패턴을 보면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이번 이란 사태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은 이란 핵시설에 상당한 피해를 입혔고, 혁명수비대 핵심 인사들을 제거했으며, 핵무장 일정 자체를 지연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설령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미국이 여전히 압도적인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과시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저물었니 패했니하는 정신나간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란이 아니라 그 다음 단계다.

워싱턴의 전략가들은 오래전부터 북한을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적성 핵보유국으로 간주해 왔다. 중국과 러시아는 상호확증파괴(MAD)가 성립된 강대국이지만 북한은 예측 불가능한 체제라는 점에서 미국 안보전략가들에게 훨씬 큰 불안 요소로 인식된다.

이러한 사실은 김정은이 북핵을 체제유지의 수단이라고 떠벌리고 타협의 대상이 아니며 핵을 사용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과 상황을 명문화한데 기인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트럼프가 김정은 사진을 공개한 것은 "나는 여전히 북한 문제를 해결할 카드가 있다"는 정치적·전략적 메시지일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는 북핵을 인정할 것인가

일부에서는 트럼프가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부분적인 군축 협상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한다. 실제로 트럼프는 과거 북한을 "핵 세력(nuclear power)"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으며, 이는 기존 미국행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냉전 이후 미국의 실제 행동을 보면 "북핵 완전 제거"보다 "북핵 관리(management)"에 가까웠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클린튼 정부의 제네바 합의, 부시 정부의 6자회담,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바이든 정부의 억제전략은 모두 "즉각적 제거"가 아니라 "위험 관리"에 가까웠다. 그러나 트럼프가 북한 핵을 완전히 인정할 가능성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북한 핵을 공식 인정하는 순간 미국의 핵 비확산정책은 근본부터 흔들리게 된다. 그렇게 되면 한국과 일본의 자체 핵무장 논의가 급속히 확산될 수 있으며, 이는 미국이 수십 년 동안 유지해 온 동아시아 안보 질서를 뒤흔드는 결과를 가져온다.

더욱이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면 이란도 같은 지위를 요구할 것이고,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 등 중동 국가들도 핵무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트럼프가 추구할 목표는 "핵보유국 인정"보다는 "핵 동결과 감축"일 가능성이 높다.

즉 핵탄두 일부 폐기, 장거리 미사일 제한, 핵실험 중단 등을 통해 실질적인 위협을 감소시키고 이를 외교적 성과로 포장하려 할 수 있다. 진짜 목표는 중국이다. 트럼프 전략을 이해하려면 북한만 보아서는 안 된다.

트럼프 외교의 최종 목표는 언제나 중국이었다. 북한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중국 견제를 위한 전략적 변수에 가깝다. 미국의 주 타겟은 대 중국 우위 유지이다.

현재 미국이 우려하는 것은 중국의 군사적 팽창과 대만해협 위기다. 만약 북한 문제가 일정 수준 관리된다면 미국은 더 많은 군사력과 외교적 역량을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집중할 수 있다. 이 사실이 한미동맹 현대화에서 요구하는 핵심이다.

따라서 향후 트럼프의 대북 전략은 다음 단계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첫째, 북한과의 직접 접촉 재개.
둘째, 장거리 핵미사일 문제를 중심으로 한 제한적 협상.
셋째, 한반도 긴장 완화를 명분으로 중국 압박에 전략적 역량 집중.
넷째, 이를 미국 유권자들에게 "전쟁 없이 핵위협을 줄인 대통령"이라는 성과로 홍보.

결국 북핵을 관리함에 있어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김정은과의 우정이 아니다. 노벨상은 이란 공격으로 물건너갔다. 그러나 북핵관련 미국 유권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시적 성과와 중국과의 전략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한국이 준비와 대응전략

문제는 한국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다시 마주 앉는다면 그 결과가 성공이든 실패든 한국 안보 환경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가장 위험한 상황은 한국이 협상 과정에서 주변화되는 것이다. 과거 싱가포르와 하노이 회담에서도 우리는 협상 당사자가 아니라 결과를 통보 받는 위치에 가까웠다.

따라서 한국은 트럼프가 북한을 공격할 것인지, 거래할 것인지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어떤 경우에도 우리의 안보 이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북핵은 여전히 존재하고, 중국의 군사적 압박은 강화되고 있으며,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도 심화되고 있다.

트럼프가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가는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 어떤 선택이 이루어지더라도 대한민국이 흔들리지 않을 전략적 준비를 갖추는 것이다.

트럼프의 사진이 암시하듯 이제 관심은 평양을 향하고 있다. 문제는 트럼프의 다음 수가 무엇인가가 아니라, 그 수가 현실이 되었을 때 대한민국이 어떤 수를 둘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 있다. 전략은 미국이익을 추구하고, 모략은 개인 야심을 채우는 면에서 구분된다. 트럼프가 전략가일지 모략가일지는 다음 수순을 보면 안다.

출처: 주은식 페이스북 202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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