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국제 질서와 국가 이익 그리고 번영

배셰태 2026. 5. 9. 17:13

□트럼프의 신국제질서와 국가이익 그리고 번영

◈ 글로벌리즘의 균열과 트럼프의 ‘질서 재조정’

오늘날 국제질서는 단순한 정권교체나 외교노선 변화의 수준을 넘어 구조적 전환기에 들어섰다. 특히 Donald Trump 미 대통령이 제기하는 새로운 국제질서 구상은 단순한 미국 우선주의가 아니라, 냉전 이후 유지되어 온 글로벌리즘 체제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냉전 종식 이후 글로벌리즘은 자유무역, 초국적 자본, 다문화주의, 공급망 통합, 국경 약화, 국제기구 중심의 질서 운영을 지향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미국 내부에서는 제조업 공동화, 중산층 붕괴, 불법 이민 문제, 안보비용 과부담, 동맹국의 무임승차 논란이 심화되었다. 미국은 세계질서를 유지했지만, 정작 미국 국민은 희생만 감당했다는 불만이 누적된 것이다.

트럼프는 바로 이 틈새를 파고들었다. 그는 글로벌리즘이 사실상 미국의 힘을 분산시키고 국가 정체성을 해체하는 방향으로 작동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트럼프의 전략은 단순한 “고립주의”가 아니라 왜곡된 국제질서를 미국 중심으로 재조정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가 기존 질서를 해체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해체주의”적 접근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기존 글로벌 엘리트들이 국가·전통·정체성을 해체했다면, 트럼프는 반대로 그 글로벌 체제를 해체하여 미국의 국가성과 전략적 중심성을 복원하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핵심 개념이 바로 “공동 부담 질서”이다. 미국 혼자 세계를 지키는 체제가 아니라 동맹이 역할과 비용을 함께 부담하는 구조로 질서를 재편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방위비 분담 문제 역시 단순한 돈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동맹의 책임성과 전략적 역할 재배치 및 조정 문제이다.

한국 정치권은 대부분 이를 단순한 거래적 접근으로 오해한다. 그러나 트럼프의 구상은 패권 포기가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통한 패권 유지 전략에 가깝다. 미국은 유럽과 중동의 부담을 줄이고 핵심 전략 축인 인도·태평양으로 중심을 이동시키고 있다.

◈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경쟁: 트럼프식 전략 환경의 본질

현재 진행 중인 러·우 전쟁 역시 이러한 전략 전환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해야 한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지만 동시에 유럽 국가들의 군사적 책임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폴란드와 리투아니아가 미군 주둔 확대를 적극 희망하는 모습은 동유럽이 오히려 안보 역할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트럼프 진영은 동유럽 방어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유럽 스스로 더 많은 부담을 지도록 만드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그렇게 확보한 전략적 여유를 궁극적으로 인도·태평양에 집중하려는 것이다. 미국의 진짜 전략 중심은 이제 동아시아이며, 특히 중국 견제와 패권 도전 저지가 핵심이다.

시진핑 체제 아래 중국은 군사력 증강과 해양 팽창, 기술 패권, 공급망 장악을 통해 미국 중심 질서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역시 부동산 붕괴, 지방 정부 부채, 인구 감소, 청년실업, 자본 유출 등 구조적 위기를 동시에 안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중국의 취약성을 장기 압박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트럼프식 접근은 여기서 더욱 공세적 성격을 띤다.

중동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단순 충돌이 아니라 전략적 혼란 조성 과정이다. 상대를 헷갈리게 만들고 압박과 협상을 병행하는 ‘호르무즈 해역 역봉쇄’ 접근을 통해 핵포기를 유도하고 협상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것이다. 강경 압박과 예측 불가능성을 동시에 사용하는 트럼프식 협상 전략은 결국 핵확산 방지라는 미국의 최종 목표를 향하고 있다.

이처럼 트럼프의 국제전략은 단순한 감정적 민족주의가 아니다. 그것은 미국의 국력을 낭비시키는 구조를 해체하고, 핵심 전략지역에 힘을 집중하는 재배치 전략이다. 따라서 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유연성”, “실용”, “국익”만 반복하는 것은 공허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

◈ 전략 없는 유연성은 국가를 표류시킨다

문제는 한국이다. 지금 한국 사회의 가장 위험한 요소는 군사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전략적 감각의 마비이다. 국가 생존 문제조차 정파적 프레임으로 소비하는 정치 문화 속에서 전략국가로서의 사고가 실종되고 있다.

특히 북한핵 문제에 대한 인식이 심각하다. 김정은은 핵을 단순 억제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핵을 심리적 강압 정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즉 “전쟁을 감당할 것이냐”는 공포를 통해 한국 사회 내부의 저항의지와 국가의지를 약화시키려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북한의 헌법 개정 이후에도 이를 단순한 관리 가능한 마찰 수준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통일 개념 자체를 수정하며 적대적 국가관계를 제도화하고 있다. 이는 장기적 충돌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내재화한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 정치권은 국가전략보다 정치 선전과 프로파간다에 몰두하고 있다. “유연한 외교”, “실용외교”, “국익 중심”이라는 말을 반복하지만 정작 국가의 방향성과 역할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전략 없는 유연성은 우유부단일 뿐이며, 비전 없는 국익론은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

지금 한국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첫째, 북한 핵에 대한 실질적 억제전력을 구축해야 한다. 둘째, AI·드론·우주·사이버 중심의 미래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셋째, 방위산업을 단순 수출산업이 아니라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넷째, 한미동맹을 비용 분담 논쟁이 아니라 역할 분담 동맹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다섯째, 가장 중요한 것으로 국민 내부의 국가의지와 전략 문화를 회복해야 한다.

국제질서는 지금 재편되고 있다. 그 재편의 중심에는 트럼프가 제기하는 신국제질서 논리가 존재한다. 이를 단순한 트럼프 개인의 스타일 정도로 치부한다면 한국은 전략적 방향을 잃게 된다. 세계는 이미 국가 중심 질서, 전략 경쟁 질서, 역할 분담 질서로 이동하고 있다. 결국 국가번영은 선언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국익 역시 감성적 구호로 확보되지 않는다. 국제질서의 변화를 읽고, 그 속에서 자국의 역할과 위치를 설계할 수 있을 때만 국가의 생존과 번영은 가능하다. 지금 한국에 필요한 것은 막연한 낙관도, 이념적 선동도 아니다. 냉혹한 현실 인식 위에 국가전략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출처: 주은식 페이스북 2026.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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