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미중 패권전쟁 ] 중국 해외 ‘권력망’ 붕괴 도미노… 미국, ‘초한전’ 역공 본격화

배셰태 2026. 3. 6. 18:20

[분석] 中 해외 ‘권력망’ 붕괴 도미노…美 ‘초한전’ 역공 본격화
에포크타임스 2026.03.05 이경찬 객원 논설위원
https://www.epochtimes.kr/2026/03/740595.html

미·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장면. 최근 중동·남미·중미에서 이어진 권력 변화는 중국 공산당이 구축해온 해외 영향망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분석된다.| AP/연합뉴스

●미국은 중국의 글로벌 체계를 빠르게 해체시키고 있다

최근 두 달 사이 국제 정치의 흐름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중동에서는 이란 정권 핵심이 미·이스라엘 공습으로 큰 타격을 입었고, 남미에서는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이 붕괴했다. 베네수엘라 석유에 의존하던 쿠바는 곧바로 에너지 위기에 몰렸고, 파나마에서는 운하의 항만 운영권이 재편되며 중국과 연결된 물류 거점이 사실상 무너졌다.

각 사건은 서로 다른 지역에서 발생했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에서 보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중국 공산당(중공)이 수십 년 동안 구축해온 해외 권력망이 연쇄적인 압박 속에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변화가 4월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워싱턴은 정면 충돌에 나서기보다 중공이 구축해 온 외곽 영향권을 흔드는 방식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다시 말해 주변의 연결망과 기반을 하나씩 무력화한 뒤, 마지막에 핵심을 겨냥해 결정적 타격을 가하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면 충돌 대신 ‘우회 압박’ 전략

중공의 장기 전략을 이해하려면 1999년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 두 명이 공동 집필한 ‘초한전(超限戰·Unrestricted Warfare)’을 빼놓기 어렵다. 이 책은 중국이 미국과의 전통적인 군사 충돌에서는 승리하기 어렵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대신 경제·무역·금융·인프라·정보전 등 비군사 영역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국의 힘을 분산시키고 약화시켜야 한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전쟁의 범위를 군사력에 한정하지 않고, 경제와 기술, 공급망과 국제 금융까지 포괄하는 ‘확장된 경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구조에서 중요한 것은 네트워크다. 러시아·이란·북한 같은 핵심 파트너가 중심 축을 이루고, 그 주변에 미국과 갈등 관계에 있는 국가들이 연결된다. 서반구에서는 베네수엘라와 쿠바가 그 연결선 역할을 해왔고, 중동에서는 이란이 중요한 전략 거점이었다.

또 하나의 축은 인프라다. 일대일로(一帶一路)를 통해 항만·철도·에너지·통신망을 구축하면서 중국 자본과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왔다. 특히 글로벌 항만 네트워크는 단순한 상업 자산을 넘어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해상 교통의 요충지 인근 항만 운영권은 물류 흐름과 정보 접근, 그리고 위기 시 압박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네트워크는 평시에는 강력해 보이지만 위기 상황에서 파트너를 실제로 지켜줄 능력이 부족하면 빠르게 흔들릴 수 있다. 최근의 사건들은 바로 그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 시작된 구조 변화

서반구 충격의 출발점은 베네수엘라였다. 올해 1월 초 미국 특수부대가 수도 카라카스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거처를 급습해 그를 체포하는 작전을 단행했고, 마두로는 이후 미국으로 이송돼 마약 테러 혐의로 기소됐다. 이 작전으로 베네수엘라 정권은 사실상 붕괴 수순에 들어갔다.

이후 미국은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의 운영 구조 재편에 착수했다. 미국 에너지 기업들과 새로운 운영 체계를 논의하며 석유 수익 흐름을 미국 감독 아래 재구성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등 베네수엘라의 에너지 질서 자체가 빠르게 재편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중공이 이 사건에서 잃은 것은 단순한 투자 자산만이 아니다. 베네수엘라는 중공이 서반구에서 확보해 온 핵심 에너지 거점이었다. 오랜 기간 대규모 금융 지원이 이어졌고, 그 대가로 중국은 안정적인 원유 공급과 함께 정치적 영향력까지 확보해 왔다.

그러나 정권이 무너지면 이런 구조는 쉽게 유지되지 않는다. 새로운 권력 구도와 새로운 국제 관계 속에서 기존 계약과 금융 구조가 재검토되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의 변화는 중공의 해외 자원 확보 전략에 구조적 위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 하나의 파장은 군사 장비 신뢰도 문제다. 베네수엘라가 보유한 방공·레이더 체계가 미국의 투입을 막지 못했다는 평가가 확산되면서 중국 장비의 실전 성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중공의 방산 수출과 안보 파트너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쿠바·파나마로 이어지는 도미노 압박

베네수엘라 정권 붕괴의 여파는 곧바로 쿠바로 이어졌다. 쿠바는 베네수엘라 석유에 크게 의존해 전력 생산을 유지해 왔기 때문에 공급이 흔들리자 경제 전반이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여기에 미국의 제재 압박이 더해지면서 연료 공급선이 위축됐다.

결과적으로 쿠바는 전력 배급과 근무 시간 축소 같은 긴축 조치를 확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런 상황에서 베이징이나 모스크바가 대규모 연료 지원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정치적 지지와 실제 구조 지원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파나마에서 일어난 변화 역시 중공 전략에 영향을 미쳤다. 운하의 항만 운영권이 재편되면서 중국과 연결된 운영 주체가 핵심 해상 통로에서 후퇴하게 됐다. 파나마 운하는 미국 물류와 해상 교통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중공은 해외에서 민간 기업과 인프라 투자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그러나 주권 국가의 법적 판단이나 정치적 결정이 개입할 경우 이런 구조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파나마 사례는 인프라를 통한 영향력 역시 결코 영구적인 기반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란 사태가 드러낸 중공 영향력의 한계

중동에서는 더 큰 충격이 발생했다. 미·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정권의 핵심이 타격을 입으면서 최고 지도부를 포함한 40여 명 이상의 고위 인사가 사라졌고, 군사 인프라와 지휘 체계가 동시에 흔들렸다. 이란은 중공에 중요한 전략 파트너였다. 에너지 공급과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중공이 동맹국을 실제로 보호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낳았다. 이란이 구축해 온 방공망에는 중국이 제공한 레이더와 방공 장비가 포함돼 있었지만, 미·이스라엘 공습 과정에서 이 체계는 사실상 아무 역할도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자전과 정밀 타격이 결합된 공격 앞에서 주요 레이더와 감시 체계가 무력화되면서, 중국이 ‘서방 무기에 맞설 대안’이라며 판매해 온 방공 시스템의 실전 성능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첨단 장비로 홍보됐던 중국 방공 체계가 실제 전장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혹평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서 드러난 또 다른 문제는 동맹 구조의 한계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역량이 제한돼 있고, 북한의 핵무기는 동맹 방어보다는 체제 방어 수단의 성격이 강하다. 결국 중공이 구축해 온 대외 협력 구조는 핵심 국가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주변 협력국을 지켜낼 집단 방어 체계로는 작동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됐다.

여기에 시진핑 체제의 군부 숙청도 변수로 거론된다. 숙청은 정치 통제를 강화하지만 동시에 군 조직의 전문성과 판단 속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 위기 대응에서 필요한 것은 빠른 결정과 책임 있는 행동인데, 숙청 공포가 조직을 지배하면 이런 능력이 약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이어진 일련의 사건들이 단순한 지역 위기가 아니라, 중공이 수십 년 동안 구축해 온 대외 전략 구도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한다.

베네수엘라 정권 붕괴로 서반구 에너지 거점이 무너졌고, 쿠바는 연료 부족으로 전력 위기에 직면했다. 파나마에서는 운하 항만 운영권이 재편되며 중국의 물류 영향력이 약화됐고, 중동에서는 이란 정권 핵심이 큰 타격을 입었다.

국제 전략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중공의 해외 동맹국 네트워크가 동시에 균열을 드러내기 시작한 징후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안보 전문가들은 “지금 벌어지는 변화는 베이징 체제가 맞이한 가장 큰 지정학적 위기”라며, 중공 전략이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워싱턴이 겨냥하는 것은 단일 사건이 아니라 이런 ‘연쇄 효과’다. 하나의 기반이 무너지면 다음 기반이 압박을 받고, 네트워크 전체의 균형이 흔들린다. 이런 변화는 협상 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가오는 미·중 정상회담은 단순한 외교 일정이 아니라, 이미 변화한 전략 환경 속에서 양측의 현실적인 힘이 드러나는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흐름 속에서 중공은 외교적·전략적 차원에서 적지 않은 굴욕을 마주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찬 논설위원은 정치 PR 전문가로, 한국커뮤니케이션에서 정치·선거 전략과 홍보를 담당하며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축적했습니다. 이후 한국정치사회연구소 연구위원과 정치 보좌관으로 활동하며 정책과 정치 현장에 대한 이해를 넓혔고, 에포크타임스 기자로 오랜 기간 활동하며 언론 현장의 최전선을 경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