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View] 윤석열과 트럼프의 合
스카일데일리 2025.01.22 임명신 국제문화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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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명신 국제·문화부장
윤석열 대통령(윤통) 체포·구속에 성공했음에도 더불어민주당 측 표정이 영 안 좋다. ‘12.3 계엄’ 발동의 취지와 배경을 이해하게 된 사람들이 늘면서 50%를 넘어선 대통령 지지율이 국민의힘 지지율을 견인하며 앞으로도 오를 추세이기 때문일 것이다. 조급해진 민주당은 ‘카톡 계엄’ 등 패착을 거듭하고 있으며 당대표의 얼굴엔 난감·착잡한 표정도 역력하다. 윤통 인기의 중심에 20·30 남성들이 있다.
‘꼰대’인 586세대 부모나 상사로부터 ‘게임에 빠진 무기력한 세대’ 취급을 받았고 자의식 과잉의 동년배 ‘페미’ 여성들에겐 적대시당하며 위축됐던 이들이 롤모델 아이콘을 발견한 듯 열광하고 있다. 마치 기다리던 영웅서사를 만난 것 같다. 악에 맞서 핍박받지만 끝내 굴하지 않는 대하드라마의 주인공, 이게 현재 20·30에 각인된 윤통의 이미지다. 이들은 아예 ‘윤석열 서사’의 일부가 돼 있으며 또한 서사의 결말을 잘 알고 있다. 아무리 절망적인 고난에 처해도 주인공이 결코 죽을 리 없다는 것을.
요즘 현 시국을 풍자하고 윤통을 띄운 ‘밈’(이미지와 토막영상)과 K팝 풍의 노래들이 넘쳐난다. 윤통을 칭송·응원하며 시국 혼란의 원인 제공자로 민주당 및 그와 보조를 맞춘 공권력을 지목한 가사를 담은 자작곡들인데 상당한 음악적 완성도를 보여준다. 이들 20·30에게 윤통은 애칭 ‘윤카’(윤석열 각하의 준말) ‘윤프’(윤 프레지던트의 준말·윤 대통령이란 뜻)로 불린다.
이런 현실의 연장에 서부지법 사태가 발생했다.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일이지만, 다짜고짜 ‘폭도’로 단정하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 법치를 유린한 공권력에 분노한 것임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 법치란 ‘법의 지배’(rule of law)이지 ‘법에 의한 지배’(rule by law)가 아니다. 여기서 ‘법’이란 보편타당한 자연법을 말하며 다수 의석의 힘으로 밀어붙인 법률과 다른 차원의 개념이다. 비상계엄 이후 국가기관과 공권력의 행보에 의문을 가지게 돼 스스로 찾아보고 판단한 사람들이 윤통을 지지하게 됐다. 오죽하면 ‘계엄령’을 ‘계몽령’이라 하겠나.
서부지법 사건이 미 1.6사건과 그 구도가 흡사해 새삼 한·미 자유우파 시민들의 공통 체험이 늘어난 느낌이다. 미 1.6사건 자체가 부정선거 문제로 발생한 것이다. 관련자들을 폭도로 규정한 것은 민주당 측만이 아니었다. 지난 4년간 도널드 트럼프 중심의 공화당으로 재건되면서 점차 퇴출된 이들 비(非)트럼프 세력은 우리나라 국민의힘 의원·지지자 일부가 대통령 탄핵과 서부지법 사태를 바라보듯 1.6을 비판했다.
당시 폭력을 조장한 불순분자들, 의사당 문을 열어 준 의회 경찰 등의 문제점이 보수 시민들 사이에선 널리 공유돼 왔다. 1500명 기소·1200명 유죄, 실형 645명 중 일부가 20년형에 처해져 복역 중인데, 트럼프는 ‘취임 즉시 대규모 사면’을 예고해 왔다. 20일 정오 경(현지시간) 공식 임기를 시작한 트럼프가 취임식 직후 이동 중에 취임사보다 더 긴 즉흥 연설을 했는데 주제가 ‘부정선거’였다. 2020 대선 결과를 아예 ‘조작’으로 칭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일관된 화두인 ‘공정한 국경·선거·언론’이란 현 대한민국 상황과도 딱 들어맞으며 윤통과의 공통점 또한 뚜렷하다. 선거공정성 훼손을 통해 사실상 국권 침탈 수준으로 우리 사회에 대한 지배력을 높인 중국의 위험을 일깨운 게 12.3 계엄이었으며, 적대적 언론 환경 역시 트럼프가 약 10년간 겪어 온 일이다. 조기 대선을 주장하는 반윤·비윤 세력은 윤통이야말로 트럼프 세계 전략의 최고 파트너라는 점, 조기 대선이 아니라 조기 총선을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서구의 사회주의 내지 사회민주주의(사민주의)적 가치를 내걸고 문화 마르크스시즘을 추구해 온 영국이나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하나 같이 반(反)트럼프다. 트럼프가 중국 견제의 핵심 고리인 대한민국에서 ‘변방의 중국몽’을 꿈꾸는 민주당이나 ‘미군=점령군’ 발언에 대북송금 관련자이기도 한 당대표와 함께 갈 리 만무하다. 트럼프와 함께 개인과 자유의 가치가 보장되고 서민·중산층을 위한 사회를 건설할 인물이 윤통 말고는 없다. 그는 자유민주주의 투사로 우뚝섰으며 중국 봉쇄가 최대 과제인 트럼프 대통령이 놓쳐선 안 될 존재다.
12.15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출두 직전 긴급담화와 그 직후 공개된 4쪽짜리 ‘국민께 드리는 글’을 통해 윤통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신념, 부정선거 문제란 민의 왜곡 정도가 아니라 국권 및 국민주권 침탈 차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인식을 보여줌으로써 더 완벽한 정치적 정당성을 얻었다. 적당히 타협해 조만간 전직 대통령 예우 받으며 사는 대신 직(職)과 목숨을 걸고 현실을 일깨운 용기와 배포, 하자 투성이 체포영장을 무시한 채 버틸 수 있었음에도 유혈사태를 막고자 굴욕적 체포에 응하는 모습으로 이제 윤통에겐 도덕적 우위까지 확보됐다.
“끝까지 싸울 것”을 천명한 윤통에 20·30이 뜨겁게 호응하고 있다. 고도 산업사회일수록 세대차가 심각한 법인데 최근 윤통 지지 집회에서 이들과 노년층이 서로를 재발견한 모습은 세계적 사건이라 할 만하다. 물론 대한민국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로 여기는 사람들에겐 윤통이 여전히 용서 못 할 ‘문 정권의 황태자 시해범’, 반대한민국 본진인 민주노총의 돈줄을 말린 ‘원수’일 것이다.
1990년대 탈냉전 한 세대를 마무리하는 세계적 현상이 트럼프주의 확산이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사임을 필두로 주요국의 정권 교체 전망이 높다. 트뤼도가 트럼프를 비꼬며 집권 9년간 성평등·탄소세 등 정치적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주의 가치에 매달려 있는 동안 캐나다는 ‘선망의 이민국가’에서 먹고살기 힘든 나라로 전락했다. 다음 차례는 누구일까. 불신임으로 2월 조기총선을 앞둔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 망국적 재정 상태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외치는 영국의 키아 스타머 총리와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앞날도 암울하다. 오스트리아에선 극우 취급 받던 자유당에서 총리가 나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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