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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 “북핵 ‘중간단계(핵동결/핵군축/핵인정)’ 고려할 용의 있어”… 미한 엇박자?

배세태 2024. 5. 1. 11:38

미국 백악관 “북핵 ‘중간단계’ 고려할 용의 있어”… 미한 엇박자?
VOA 뉴스 2024.05.01 안준호 기자
https://www.voakorea.com/a/7592416.html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 건물

미국 백악관은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중간 단계’를 고려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앞서 한국 대통령실은 “중간 단계는 없다는 미국 측 입장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30일 북핵과 관련해 “미국은 중간 조치를 고려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NSC 대변인은 “미국 고위층으로부터 ‘중간 단계’라는 것은 없다고 여러 번 확인했다”는 장호진 한국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의 발언과 관련한 미국 측의 입장을 묻는 VOA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대변인은 “미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충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기를 진심으로 열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이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런 대화에는 전제조건이 없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간 조치를 고려할 용의가 있다고 말함으로써 북한과의 신뢰 구축과 비핵화를 향한 진전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장호진 한국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앞서 장호진 한국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7일 한국의 공영방송 ‘KBS 1TV’의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이 핵동결과 제재 완화를 맞바꾸려는 협상안을 검토 중인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그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상당히 미국의 상당한 고위층을 포함해서 여러 차례 그럴 계획은 전혀 없다, 중간 단계라는 것은 그런 것은 없다고 여러 번 확인을 했다”면서 “그 문제에 대해서는 그렇게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장 실장은 “혹시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를 덮어두고 북한한테 핵 동결하는 대신에 제재 완화하는 정도 수준에서 어느 정도 미봉책으로 끝나거나, 또는 북한에 핵을 일부 인정해 주고 그냥 핵 군축으로 가자, 이런 식의 타협책을 내비칠 가능성에 대한 우려라고 이해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15일 미국평화연구소가 주최한 ‘인도태평양 전략 발표 2주년’ 토론회에 미라 랩 후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국장(오른쪽 두 번째)과 카밀 도슨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왼쪽 두 번째) 등이 참석했다. (사진=미국평화연구소)

앞서 미라 랩 후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오세아니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지난 3월 초 한국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당국자로선 처음 ‘중간 단계’를 언급했습니다.

랩 후퍼 선임보좌관은 ‘북한이 핵 보유국인 만큼 비핵화 대신 위협 감소, 군축 등을 시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다’는 질문에 “미국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면서도 “그러나 만약 전 세계 지역을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면 비핵화를 향한 중간 단계도 고려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후 정 박 미 국무부 대북 고위관리도 한 세미나에서 “궁극적인 비핵화로 향하는 과정에 중간 단계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건 당연하다”고 언급해 한국 내에선 바이든 행정부의 북한 비핵화 접근법의 변화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NSC 대변인은 그러나 ‘중간 단계의 의미’와 ‘미국과 한국이 중간 단계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는 이유가 무엇인가’란 질문엔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사진 = Brandeis University.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완전한 비핵화는 당장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미국이 북한과 맺은 모든 합의나 다른 모든 협상은 항상 완전한 비핵화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한 중간 단계를 포함한다”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아마 장 실장이 말한 것은 미국이 부분적인 (비핵화) 조치나 중간 조치로 멈추지 않을 것이며, 어떤 중간 조치도 비핵화를 향한 추가 조치의 기초로 볼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청와대와 외교부의 많은 한국 정부 관계자들을 상대해 본 결과, 비핵화에는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 다시 말해 북한이 한번에 완전히 무장해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항상 이해하고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미국과 한국의 입장이 미묘하게 다를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로렌스 코브 전 미국 국방부 차관보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는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중간 단계’에 관한 미한 양국 고위 관리의 발언이 다른 것과 관련해 “조율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중동 문제에 너무 집중해 북핵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거나 기본적으로 (한국과 비핵화 문제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분명한 건 공개적인 자리에 나서기 전에 이런 이견을 조율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코브 전 차관보는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미한 양국의 의견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면서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와 함께 사는 것이 행복하지는 않지만, 함께 사는 법을 배웠다”면서 “반면 한국은 북한과 (지리적으로) 매우 가깝고,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분명히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분명한 건 공개적인 자리에 나서기 전에 이런 이견을 조율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코브 전 차관보는 “한반도 비핵화가 미국의 궁극적인 목표일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거기까지 어떻게 갈 수 있을지, 다른 모든 문제를 고려할 때 어떤 대가를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통과된 국방 예산을 보면 주로 타이완을 위한 예산은 편성돼 있지만, 북한을 위한 예산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 사진 = Brookings Institution.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중간 단계라는 것은 새로운 얘기가 아니어서 (장 실장의 발언은) 조금 놀랍다”면서 “중간 단계 접근 방식의 의미에 대한 의사소통상의 오류인지, 아니면 윤석열 정부가 (북한과) 외교나 협상을 하기 전에 북한의 비핵화 선언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국과 한국이 북한 비핵화에 접근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에서 큰 차이나 간극이 있는 것 같다”면서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어떤 종류의 차이가 있는지 정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여 석좌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이전과는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변한 것은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올 11월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거나 다른 방안들을 시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를 원치 않는다”며 “그래서 중간 단계라는 수사를 강조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여 석좌는 “전반적으로 미한 동맹은 굳건한 상태”라면서도 “앞으로 북한에 대한 접근 방식에 대해서는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여 석좌는 ‘장 실장 발언과 NSC 대변인의 발언이 다른 것이 양국 간 북한 비핵화에 대한 불협화음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발언을 보면 그런 것 같지만, 제가 아는 바로는 상당히 잘 조율돼 온 것 같다”면서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전반적으로 양국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꽤 잘 조율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 석좌는 이어 “미국 NSC와 한국 국가안보실 간의 논의나 해명이 있어야 할 것 같다”면서 “(북한 문제에 관한) 외교적 관여와 관련해선 양국 고위급에서 좀 더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할 것 같다”고 제언했습니다.

VOA는 ‘중간 단계’에 관한 양국의 입장 차이에 대해 한국 정부의 입장을 묻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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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voakorea.com/a/758911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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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미국의 북핵 정책에서 미봉책이나 타협책에 그치는 ‘중간 단계’가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북한이 핵 협상에 전혀 관심이 없어 ‘초기 단계’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1일 북핵 ‘중간 단계’ 유무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안보실장의 관련 언급은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를 덮어두고 핵 동결과 제재 완화 교환 수준의 미봉책에 그친다거나 또는 북한 핵을 일부 인정해 주고 핵 군축으로 나아간다는 타협책과 같은 의미의 중간단계는 없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https://www.voakorea.com/a/759414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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