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2024년 11윌 미국 대선] 도널드 트럼프 “한국은 부국, 왜 우리가 지키나”...주한미군 철수 재차 시사

배세태 2024. 5. 1. 11:05

트럼프 “한국은 부국, 왜 우리가 지키나”...미군 철수 재차 시사
조선일보 2024.05.01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us/2024/05/01/KVDNW6NPOZDABFLCWGBMZVTLXU/

타임지 인터뷰
“우리가 무상으로 군대 지원, 미국이 왜 방어하냐”
“한국 결국 돈 내기로 해” 협상력 과시

오는 11월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0일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방위비를 더 분담하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고 재차 시사했다. 앞서 트럼프는 1기 때에도 수차례 주한미군을 철수하려고 했다는 주장이 그의 참모들의 증언을 통해 나왔었다.

최근 한국 정부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와의 방위비 협상 준비에 착수했다. 과도한 분담금 증액을 요구했던 트럼프가 재선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선제적 조치다. 그러나 일각에선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이전 합의까지 갈아치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었다. 그런데 실제로 트럼프가 재차 방위비 분담금 이슈를 꺼내면서 한국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가 재선할 경우 이 같은 우려는 현실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0일 뉴욕 맨해튼 법원에서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트럼프는 이날 공개된 타임지 인터뷰에서 “우리는 불안정한 위치(precarious position)에 4만명(실제는 2만8500명)의 군인이 (한국에) 있다”며 “이것은 말이 안 된다. 왜 우리가 다른 사람을 방어하느냐. 우리는 지금 아주 부유한 나라(한국)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했다. ‘불안정한 위치’ 등의 단어를 쓴 것을 두고 타임은 트럼프가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음을 시사(suggest)했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는 “우리는 사실상 그들(한국)의 군대 대부분을 무상으로 지원했다”며 “그리고 그들은 (나의 압박으로)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동의했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제가 떠난 지금 (한국은 분담금을) 아마 거의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 한미 양국은 정기적으로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체결해 주한미군 주둔비용과 관련해 한국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정하고 있다. 트럼프는 첫 임기 때인 2019년에 방위비 분담금으로 전년도 분담금의 6배에 가까운 액수를 요구하며 증액을 압박했었다. 결국 협상은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에야 타결됐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합의된 방위비 분담금도 첫해인 2019년엔 13.9% 증액한 뒤 2025년까지 매년 국방비 증가율에 맞춰 인상하기로 합의했었다.

트럼프는 “그들(한국)은 아주 적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며 “제가 듣기로는 그들은 조 바이든 행정부와 재협상을 통해 그 숫자를 거의 아무것도 없었던 이전 수준으로 훨씬 더 낮출 수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말이 안된다”고도 했다. 자신이 퇴임한 이후 바이든과의 재협상을 통해 분담금을 대폭 낮췄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트럼프는 “사실 그들(한국)은 상대하기가 즐거웠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결국에는 거래가 즐거워졌다”며 “그리고 그들은 우리 군대가 그곳에 있는 것에 대해 미국에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동의했다. (한국이 내기로 한 돈이) 수십억 달러”라고도 했다. 자신의 협상력으로 한국이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는 뜻이다.

미국 의회는 2019년 국방수권법에서 현재 주한미군 규모를 2만8500명으로 대통령이 임의로 줄이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해 통과시켰다. 향후 트럼프 등이 주한미군을 감축하려는 것을 제도적으로 막았다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는 ‘주한미군 철수’ 여부를 묻는 질문엔 즉답을 피하고 “우리는 매우 부유한 나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은 매우 부유한 나라인데 왜 돈을 내고 싶지 않을까”라고 했다.

트럼프는 북한 김정은에 대해선 “나와 매우 잘 지냈다”며 “비전을 가진 사람”이라고 했다.